[★FULL인터뷰] 장항준 감독 "'기억의 밤' 호불호 갈릴 수 있다"

영화 '기억의 밤'의 장항준 감독 인터뷰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7.11.28 17:56 / 조회 : 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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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준 감독/사진제공=메가박스㈜플러스엠


9년 만에 스크린 복귀하는 장항준(48) 감독. 이번엔 특유의 '웃는' 영화가 아닌, 스릴러물로 돌아왔다.


장항준 감독의 복귀작은 강하늘, 김무열 주연의 '기억의 밤'이다. 오는 29일 개봉을 앞둔 이번 작품은 어느 날 납치된 후 돌아온 형 유석(김무열 분)이 달라졌다고 의심하는 동생 진석(강하늘 분)이 형의 흔적을 쫓다 엇갈린 기억 속 살인사건의 진실을 알게 되는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다.

'기억의 밤'으로 돌아온 장 감독은 인터뷰에 앞서 "스포일러로 인해 세세한 부분까지 다 말씀 드릴 수 없어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렇다. 영화는 감독이 조심스러울 정도로 반전이 담겼다. 스릴러 장르로 돌아온 장항준 감독에게 '기억의 밤'에 대한 시작과 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9년 만에 스크린 복귀가 부담스럽지는 않았는가.

▶ 9년 동안 아무것도 안 한 것은 아니다. 마치 아무것도 안 한 것처럼 복귀라고 하니 좀 머쓱하다. 드라마, 연극을 했다. 연출, 대본, 크리에이터로 3편이나 했다. 그런데도 주위에서는 '너무 논 것 아니야?'라고 한다. 그런 시선은 좀 아쉽다. 영화를 안 했을 뿐, 활동을 했다. 스크린 복귀는 부담보다는 정말 좋았다. 저한테 영화 현장만큼이나 좋은 건 없다. 현장에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하다. 물론 작업을 하면서 힘들고, 외로울 때도 있지만 영화를 하는 게 좋다. 사람들도 만나고,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 낸다. 9년 만에 돌아와보니 표준계약서도 생겨 휴식도 보장되니까 좋다.


-'기억의 밤'은 어떤 작품이라고 생각하는가. '장항준식 스릴러'는 얼마나 많은 관객을 모을 것으로 예상하는가.

▶ 이 영화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그래서 관객 수를 예측하기가 힘들다. 이 영화는 뒷부분에 감정적인 게 있다. 여운이 있어서 장르적인 배신감이 들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왜 여기서 이랬을까'라고 생각하는 관객들도 있을 것 같다. 그것은 아무래도 이야기의 태생적 한계라서 그럴 것 같다. 사실대로 말하면, 시나리오를 쓰면서도 대박이 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저희(제작진)가 만족할 때까지 편집했다. 관객들이 그렇게 싫어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개봉 전이라 스포일러에 대해 조심스러워 하는데, 관객들이 관람 전 알아도 괜찮을 관전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미스터리가 풀리는 과정에서 '아, 이것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했구나'가 있다는 것은 알아두셨으면 한다. 무엇보다 동생 관점에서 형의 관점으로 시점이 바꾸기도 하는데, 이런 부분은 기존 스릴러와 조금 다르지 않을까 싶다. 그런 부분을 염두하시고 영화를 보신다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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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준 감독/사진제공=메가박스㈜플러스엠


-앞서 제작보고회에서 아내이자 스릴러 장르로 능력을 인정 받은 김은희 작가가 '기억의 밤' 시나리오가 재미있다는 비하인드를 전했는데, 어떤 부분에서 그런 말을 했던 것인가.

▶ 극 전개에서 생각할 시간을 안 줘서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재미있다. 잘 될 것 같다'고 했다. 단, 관객 수는 말하지 않았다.

-영화가 초반 빠른 전개, 후반부 등장할 반전에 대한 일명 떡밥이 대거 등장한다. 일부 장면은 눈치 빠른 관객이라면 충분히 인물 간의 관계, 뒤에 올 전개에 대해 예측이 가능하다. 눈치 채길 바란 것인가.

▶ 블라인드 시사를 할 때도 몇몇 스태프는 눈치를 챘었다. 물론 어느 정도 예측은 할 수 있지만, 후반부에 모든 것이 공개된다. 감독 입장에서 관객들이 이야기가 나오기 전에 알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이야기는 인물, 시점에 따라 관객들이 생각하는 반전 지점은 다를 것이다. 일단은 영화를 고민하면서 보기보다는 즐겼으면 좋겠다.

-'이것만큼은 눈치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부분도 있는가.

▶ 있다. 그런데 뭔가를 말하는 것 자체가 지금은 스포일러가 된다. 감독이 스포일러를 할 수 없다. 대신 영화에 등장하는 소품이 있는데, 그 배경에 대해서는 몰랐으면 한다. 그게 하나의 장치였다.

-극중 강하늘이 형이 차량에 납치되는 장면을 목격하고 쫓고, 누군가에게 쫓기는 상황은 '청년경찰'에서 죽어라 뛰는 강하늘의 모습이 오버랩 됐다. 의도된 장면인가.

▶ 연상될 수는 있는데 그런 것은 아니다. 공교롭게 이 작품 하기 전에 하늘이가 '청년경찰'에서 엄청 뛰었다고 했다. 또 뛰어야 하니까 진짜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뛰어야 했다.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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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준 감독/사진제공=메가박스㈜플러스엠


-뛰는 연기에 대한 감독의 집착인가. 지난해 MBC '무한도전'의 프로젝트 '무한상사'에서도 유재석이 많이 뛰었다.

▶ 어느 순간부터 배우들이 뛰는 게 좋았다. 유재석이 쫓기는 장면도 그랬다. 그냥 좀 뛰는 게 좋아졌다. 집착은 아니다. 유재석이 이틀 동안 뛰는 장면을 찍었는데, 당사자한테는 조금 미안하긴 한데 그래도 덕분에 친해졌다.

-'기억의 밤' 주인공 강하늘, 김무열의 캐스팅은 순조로웠는지 궁금하다.

▶ 순조로웠는데, 저도 사실 좀 의외였다. 하늘이한테 시나리오를 전해주고 났을 때 얼마 안 있어서 출연을 한다고 답이 왔다. 나중에 전해 들은 얘기인데, 자신한테 출연 제안이 왔던 게 맞는지 매니저한테 물어봤다고 했다. 제가 스릴러 장르를 한다고 해서 의외였다고 했다. 김무열은 야누스적인 면이 있을 것 같았다. '은교' 때 김무열을 생각하면 모범생인데 아닌 것 같고 바른 사람인데 불만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함께 하게 됐다. 두 배우 모두 캐스팅에 있어서는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다행이었다.

-강하늘이 영화 개봉 전인 지난 9월 입대를 했다. 배우가 주연한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없게 됐는데, 최근에 어떤 말을 하지는 않았는가.

▶ 최근에 전화가 와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는 정말 보고 싶은데, 아직 나올 때가 아니라고 했다. 극장에서 자신이 주연한 영화를 못 보게 되어 아쉬워 했다. 이 작품에 많이 애착을 가졌었는데 안타깝다.

- 최근 언론시사회에서 김무열을 두고 '야누스'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의 활약에 얼마나 만족을 해서 그런 말까지 한 것인가.

▶ 김무열은 야누스적 얼굴을 가졌다. 강하늘이 집을 바라보는 장면이 있고, 이를 김무열이 보는 장면이 있다. 카메라가 김무열을 쭉 따라가는데,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제가 원하는 눈빛이었다. 엄친아의 훈훈한 분위기에서 순간 매섭게 바뀌는 눈빛은 마음에 들었다. '캐스팅 잘 했다'는 생각과 함께 되게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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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준 감독/사진제공=메가박스㈜플러스엠


-모처럼 영화계로 돌아왔는데, 이후 작품은 어떤 것을 준비 중인가.

▶ 차기작 아이템이 있다. 어느 것을 할지 고민 중에 있다. 예전에 써 놓은 코믹 잔혹극도 있고, 군대 내무반에서 벌어지는 스릴러 같은 게 있다. 둘 중 하나를 하게 될 것 같다.

-스릴러. 이제 스릴러로 장르를 전환하는 것인가.

▶ 앞서 코믹을 주로 했을 뿐이다. 스릴러 장르도 굉장히 좋아한다. 다만 스릴러보다 코믹이 더 좋았었을 뿐이다.

-개봉 후 혹시 모를 관객들의 혹평도 생각하는가.

▶ 혹평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생각하고 고민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 굳이 그것에 연연하려 하지는 않는다. 그냥, 관객들이 즐겁게 보시고 '아, 이것 때문이었어?'라고 하셨으면 좋겠다. 장르 속 반전이 있는데, 충분히 공감하실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 많은 분들이 얘기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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