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장나라의 소망 "실제=배역 나이, 고정관념 깨졌으면"

KBS 2TV 예능 드라마 '고백부부' 마진주 역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7.11.2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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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라원문화


'동안(童顔) 배우' 장나라(36)에게 늘 따라 붙는 수식어다. 1981년생인 그녀는 어느덧 30대 후반이 됐지만,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변함없는 외모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8일 종영한 KBS 2TV 예능 드라마 '고백부부'(극본 권혜주, 연출 하병훈)는 '동안 배우'로서 장나라의 진가를 보여준 작품이었다.


'고백부부'는 이혼하기로 한 38세 동갑내기 부부가 20살로 시간여행을 떠나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드라마. 장나라는 극 중 38세 주부와 20세 풋풋한 대학생 마진주 역을 소화하며 공감 가는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촬영 초반에만 해도 한 주에 한 번씩은 (얼굴) 관리를 받았어요. 하하. 애정을 갖고 봐주셔서 그렇지 '여전히'는 존재할 수 없죠. 관리 받은 얼굴이에요."

지난 21일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장나라는 "외모가 여전히 그대로다"는 기자의 말에 "자연스럽게 잘 늙어가고 있다"며 웃었다. 장나라가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은 지난해 3월 종영한 MBC '한번 더 해피엔딩' 이후 1년 7개월 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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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라원문화


-'고백부부' 종영한 소감은?

▶연기하면서도 너무 행복했어요. 드라마 보신 분들도 도와주셔서 너무 기쁘고요. 아쉬울 정도로 너무 좋았어요. 지금은 좀 기분이 이상해요. 뭔가 다 저쪽에 두고 온 것 같아서요.

-어떤 게 제일 아쉽나요? 시청자들 사이에선 연장 요청도 있었는데요.

▶(연장했으면) 죽었을지도 몰라요. 히히. 이미 마지막 때 너무 많이 울고 밤새서 눈이 붓다가 나중엔 얼굴이 땡땡 붓더라고요. 작품에 대한 아쉬움보단 끝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어요. 원래 끝나면 깔끔한 편인데, 이번엔 며칠 계속 마음이 안 좋은 것 같아요. 같이 연기했던 모든 배우들이 너무 예뻤어요. 크리스마스에 달린 장식처럼 반짝반짝했어요. 내가 너무 아끼는 사람들을 다 두고 온 느낌이 들어 마음이 쓸쓸해요.

-연기 칭찬을 많이 받아서 이번이 작품이 더욱 남달랐을 것 같아요.

▶너무 감사하죠. 사실 초반에 이런저런 이유로 집중도가 떨어졌을 때도 있고, 연기가 잘 안 될 때도 있었거든요. 연기에 대한 확신이 뚝 떨어지고 저 자신을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작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정말 믿을 만하게 해주셨어요. 보시는 분들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저 혼자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같이 마진주를 만들어준 거라 칭찬받을 때도 훨씬 더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모성애는 실제 경험하지 못한 일인데, 정말 사실감 있게 표현을 했어요.

▶시집을 아직 안 가서, 모성애는 둘째 치고 결혼하고 신혼도 아니고 심지어 권태기에 빠졌다는 상황 자체가 어려웠어요. 먼저 (장가) 간 감독님이 설명을 많이 해주셔서 도움이 됐어요. 저희 엄마를 보면서도 많이 느꼈고, 결혼한 친구들도 도움을 줬어요.

-연출한 하병훈PD가 '20살 마진주 연기가 더 자연스럽고 장나라 같았다'는 얘기를 했어요.

▶언제 그랬어요? 으…아니에요. 사실 저희 엄마가 드라마 보면서 '너 이거 끝나고 방송 어떻게 나오려고 그러냐', '저건 네가 아니다'는 얘길 했어요. 저희 엄마 되게 솔직하시거든요. PD님이 진주를 예쁘게 만들려고 애 써주셨고, 너무 감사하게도 시청자들도 넓고 따뜻한 마음으로 설정으로 봐주셨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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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라원문화


-주변 배우 분들도 장나라 씨 외모를 보고 예전과 그대로란 얘길 많이 하세요. '동안' 외모를 유지하는 비결이 뭔가요?

▶'고백부부'를 하려고 했는지 작품 하기 전 쉬는 몇 개월 동안 한 주에 한 번씩 꼭 관리실을 갔었어요. 하하. 촬영 초반 때까지도 한 주에 한 번씩 관리를 받았어요. 관리가 만든 얼굴이에요. 하하. 같이 한 배우들이 애정을 갖고 봐서 그렇지, '여전히'는 존재할 수가 없어요. 안 늙으면, 안 죽으면 이상한 것처럼, 너무 자연스럽게 잘 늙어가고 있어요.

-혹시 반사판도 더 대고 그랬어요.

▶하하하. 다 똑같이 많이 대주셨어요. 제가 볼 때는 후반 작업에 최선을 다해 주신 것 같아요.

-직접 봐도 외모가 예전 그대로인 것 같아요.

▶저는 엄청난 차이를 많이 느끼는데, 화장을 하니까 덜 느끼실 수는 있어요. 그래도 전 정확히 알겠어요. 사실 35살까지는 많이 안 늙더라고요. 그래도 저희 집에선 제일 빨리 늙은 편이에요. 아버지는 40살 초반까지 진짜 어렸거든요. 오빠도 그렇고요. 저도 내심 기대했는데, 일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지 35살에 폭삭 한 번에 가더라고요.

-'동안'이란 얘길 들으면 어때요.

▶첫 번째는 민망하고, 두 번째는 진짜 관리를 열심히 해야 하나 생각이 들어요. 세 번째로는 창피하고요. '제가 동안입니다', '어려 보여요'고 다닌 건 아닌데 대체로 그런 기사가 많이 나오잖아요. 그래서 상태가 안 좋은 날엔 화내는 분들도 더러 계세요. 하하.

나름 열심히 일했는데 나중에 남는 것은 '어려 보여요' 밖에 없을 땐 조금 창피하기도 해요. 아닌데 싶기도 하고요. 제가 이목구비가 좀 유치해서 그래요. 집 식구들 이목구비가 다 장난스럽게 생기고 재미난 얼굴이거든요. 동안은 칭찬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제 삶에 기쁨이나 영향을 주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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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 외모를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작품이 있으면 또 하고 싶나요?

▶개인적인 바람은 '동안'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배우의 나이가 작품에 캐스팅되는데 좌지우지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20대 후반은 20대 후반이 해야 하고, 30대 후반은 30대 후반이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너무 강한 것 같아요. 외국의 경우보다 우리나라가 유독 그런 것 같은데, 많이 깨졌으면 좋겠어요. 저는 한동안 남자 역할을 하고 싶었어요. 나이,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어지면 훨씬 더 다양하게 연기하고, 시청자들도 다양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현 상황에선 '동안'이란 수식어가 배우로서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아쉬움도 있지만 그래서 '고백부부'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제가 감히 좋다 나쁘다 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동안이든 아니든 제가 연기를 잘하고, 그걸 보시는 분들이 용기와 행복을 얻거나 위로가 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도 '고백부부'가 성공적이었다고 봐요. 보면서 정말 눈물 흘리고 공감했다는 분들이 많아요.

▶그만한 상이 없는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는 자체가 그래요. 젊은 엄마든 나이가 많은 엄마든, 엄마에 대한 얘기가 많아서 '되게 위로가 된다'는 얘길 들었을 때 좋았어요. (손)호준이 연기한 남편 최반도 역할도 뭔가 수고스러움이 많지만 위로받지 못한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그 수고를 보듬어주는 드라마가 된 것 같아 뿌듯해요.

-김미경 씨와 보여준 모녀 '케미'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어요.

▶김미경 선생님과는 2011년 드라마 '동안미녀'에서 같이 연기를 한 적이 있어요. 다시 만나서 너무 반가웠어요. 예전엔 많이 못 다가갔는데, 이번엔 작정하고 다가갔어요. 제 삶에 선생님이 가까이 다가오신 것 같아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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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라원문화


-아직 미혼인데, 결혼 생각은 없어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하나님이 주시면 가고 아니면 못 가는 거죠. 이미 제 손을 떠났어요. 저는 비혼주의자도 아니고, 결혼을 안 하고 싶어서 안 한 것 아니고, 연애를 안 하고 싶어서 안 한 것도 아니에요.

-그럼 마지막 연애는 언제였어요?

▶마지막 연애는 5년 넘었어요. 저도 이렇게 결혼 못 하고 있을 줄은 몰랐어요. 대시도 많이 안 받아요. 모든 게 끝났나 봐요. 하하. 이유는 모르겠어요. 제가 생각할 때 제가 이상한 여자도 아닌 것 같고, 나름 돈도 잘 벌고 얼굴이 보기 흉한 것도 아닌데요. 하하. 정말 안 생겨요. 저도 눈치라는 게 있는데 저 좋다는 사람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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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라원문화


-그래서 스캔들 났을 때 당황했을 것 같아요.

▶굉장히 힘들었어요. 정말 나쁜 것 같아요. 제가 잘못하지 않은 것을 누군가에게 사과해야 하고, 저쪽도 잘못한 게 없는데 저한테 사과하고 있는 것 자체가 너무 나쁜 것 같아요.

-두 차례나 났으니까 더 당황스러웠겠네요.

▶처음엔 웃었어요. 이게 말이 되나 싶어서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느꼈죠. 두 번째는 너무 악의적이어서 뭐라 할 말도 없었어요. 아니면 우리 집 경비실에 가서 CCTV를 뜯어보든가…제가 다른 사람 때문에 상처받는 것도 싫은데, 제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것도 싫거든요. 아무것도 안 했는데 제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면 제 존재가 너무 싫어지니까요. 잘못한 게 없는데 죄스러운 게 싫어요. 사실 제가 인스타그램에 글을 남기기도 헸는데, 제가 변명 할 이유가 없는데 변명을 해야 하니까 화가 나기보다 뭔가 슬프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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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라원문화


-연기는 장나라 씨에게 어떤 거예요?

▶꼬마 시절부터 연기자가 되는 꿈이었어요. 잠깐 샛길로 가수를 하긴 했지만요. 하하. 꿈이었지만 생각보다 일찍 연기를 시작하게 돼서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어요. 지금은 되게 절실해요. 제 가치를 확인하는 길을 이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샛길은 언제 다시 갈 생각이예요?

▶샛길도 되게 진지하게 샜어요. 실제로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지만, 노래를 잘하는 사람은 아니었기 때문에 지금은 너무 부끄럽고 겁이 나요. 이젠 녹음실에서 녹음 만해도 떨리고 어색해요. 제가 잘할 수 있는 걸 보여드리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지금은 그게 연기고요. 노래 레슨은 계속 받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집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가 있어서요.

-장나라 씨는 '원조 한류스타'잖아요. 중국에서 인기가 많았어요. 또 중국에서 활동할 계획은 없나요?

▶꾸준하진 않지만 다행히 섭외는 계속 들어와서 생각은 하고 있어요. 잘 맞으면 제가 가고 싶은 데서 꼭 촬영했으면 좋겠어요. '헝디엔'이란 곳인데요. 중국의 최대 사극 세트장이 있어요. 아무래도 세트장 근처라 주위에 높은 건물도 없고, 도시에서 많이 떨어져 있어서요. 너무 정겹고 따뜻해요. 외부와 단절된 느낌도 들어서 좋아요.

-'헝디엔'에 누구 숨겨둔 거 아니에요?

▶차라리 뭔가 숨겨뒀으면 좋겠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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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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