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옥'의 발견이 있다면..싹수있는 여배우 오하늬

[★FULL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11.24 13:00 / 조회 : 1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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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옥' 오하늬 / 사진=임성균 기자


영화 '미옥'(감독 이안규)에서 유독 돋보인 신선한 얼굴이 있다. 영화를 본 이라면 앳된 얼굴로 반전의 존재감을 드러내던 여인 웨이를 잊지 못할 것이다. 영화 '무뢰한' '쎄시봉' '해어화' '밀정' 등에 단역으로 출연했던 신예 배우 오하늬(27)다.

'미옥'에서 웨이는 조직의 실질적 2인자 현정(김혜수 분)을 따르면서, 정·재계 유력 인사들에게 접근해 그들의 목줄을 틀어쥘 은밀한 관계를 맺는다. 조직을 압박하는 검사 최대식(이희준 분)에게 접근하는 데 성공하지만, 사실 그녀의 마음은 조직의 행동대장 상훈(이선균 분)에게 가 있다. 그러나 상훈은 오랜 시간 현정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처지다.

오하늬는 복잡하게 얽힌 감정와 기구한 팔자에 낙담하는 대신 해사하게 웃는 이 미묘한 캐릭터를 당차게 그려냈다. 전라로 펼치는 격한 베드신까지 소화하면서 싹쑤있는 여배우의 등장을 알렸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한 어머니 아래 자라 어려서부터 여러 무대를 자연스레 접했던 오하늬는 어쩌면 운명처럼 연기자의 길에 접어들었다. 이모는 성악가로 활동하며 '라이온킹' OST 한국판의 오프닝을 부르기도 했던 이은저, 오빠는 '아주 오래된 영화관' '목격자' 등의 여러 단편을 연출한 감독 오동하다. 예인의 끼가 출중한 집안인 셈이다. 파격적인 노출을 감행해야 했던 이번 영화도 든든한 가족들이 있어 더 열심히 해낼 수 있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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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늬 / 사진='미옥' 스틸컷


시나리오 속의 웨이가 "느와르 영화의 한 줄기 빛 같았다"는 오하늬는 "나를 닮은 듯한 캐릭터"에 끌려 겁없이 뛰어들었다고 털어놨다. 영화를 촬영한 지 2년 가까이가 된 지금까지도 그토록 사랑을 갈구했던 웨이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했다.

"모든 걸 떠나 웨이가 좋았어요. 내가 이렇게 욕심을 내도 될까 할 정도로 욕심 났어요. 저희 매니저도 노출이 있는데 괜찮겠느냐 묻더라고요. 고민하지 않고 '오디션을 보겠습니다' 했어요."

웨이 역 하나를 두고 수백 명이 몰렸을 만큼 치열한 경쟁이었다. 1차 오디션 대본엔 웨이가 현정과 맥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신이 담겨 있었다. 맥주캔을 사들고 오디션장에 들어가 따서 마시며 대사를 했다. 한겨울이었다. 오하늬는 집에 돌아가는 길에 남은 맥주를 다 마셨다. 눈물이 났다.

"침대가 필요한 신이었다면 침대를 가져갔을 거예요. 많이 준비했고, 그냥 최선을 다했다는 마음이었어요. 이후에 2차 미팅이 잡혔는데, 막 기쁘지 않더라고요. 다시 시나리오를 펼쳐보고 분석했어요. 혹시 저를 못 알아보실까봐 1차 오디션때 입었던 옷을 똑같이 입고 갔고요."

그런 간절함이 통했던 걸까. 결국 오하늬는 역을 따냈고, 김혜수 이선균 이희준 같은 선배들과 연기를 펼쳤다. 현장에서 떨림을 느낄 정도로 긴장했지만 많은 것을 배웠다는 오하늬는 혀를 내둘렀다.

"선배들이 이 위치에 오기까지 그냥 되신 게 아니구나, 그걸 매일매일 느꼈어요. 연기 잘 하는 경험많은 선배들이시잖아요. 저로선 처음으로 그 분들의 무대 뒤를 보게 됐는데, 엄청나게 연습하시고 몰입하시며 정말 열심히 하시는 거예요. 그것만으로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가 생겼어요. 그분들의 기를 받아 연기하는 것도 크나큰 공부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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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옥' 오하늬 / 사진=임성균 기자


오하늬는 내년 개봉을 앞둔 영화 '마리오네뜨'에도 등장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틈틈이 단편 영화 작업도 계속해오고 있다. '미옥'의 김혜수를 곁에서 지켜보며 또 하나의 꿈이 생겼단다.

"저의 꿈은 연기를 잘 하는 사람이에요. 감정을 공유하고 감동을 전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요즘엔 김혜수 선배님 같은 선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무대인사를 할 때 저와 (김)민석씨에게 관심을 많이 가져달라는 이야기를 하셨을 때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그런데 모든 관에서 그 말씀을 해주시는 거예요. 매번 감동했어요. 뭐라고 말을 못하겠어요. 저도 그런 선배가 되어야지 하는 꿈이 하나 추가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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