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혜진의 톡톡] 재치+훈훈..'매력덩어리' 女골프선수들

심혜진 기자 / 입력 : 2017.11.23 17:45 / 조회 : 5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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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계에는 핫이슈가 자주 발생한다. 팬들을 즐겁게 하거나 안타깝게 만드는 일이 하루에도 몇 번씩 터지는 곳 중 하나가 스포츠계다. 이번을 시작으로 '심혜진의 톡톡(Talk)'이란 코너를 연재, 기자가 직접 보고 느꼈던 스포츠계의 다양한 인물들, 비하인드 스토리, 이색적이었던 스포츠 현장에 대해 전해 볼 계획이다. 그 첫 번째는 세계 최강이자 매력 넘치는 한국 여자 골프 스타들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보려한다.

'골프 여제' 박인비(29·KB금융그룹)는 2년 전부터 이 맘 때면 자신의 이름을 내건 골프 대회를 열고 있다. ING 생명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 원)이 바로 대회다. 올해 대회는 오는 24일부터 사흘간 경주 블루원 디아너스CC에서 열린다.

이 대회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 간의 팀 대항전이다. 비록 이벤트 대회지만 양대 투어의 자존심을 걸고 대결을 펼치기에 승부욕은 차고 넘친다. LPGA투어 한국 선수 상금 랭킹 10명과 추천 선수 3명, KLPGA투어 시즌 상금 랭킹 10명과 추천 선수 3명 등 총 26명이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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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인비테이셔널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LPGA 팀(왼쪽)과 KLPGA 팀 / 사진=KLPGA 제공


1, 2회 대회를 부산에서 개최했던 이 대회는 올해는 경주로 무대를 옮겼다. 지금까지 전적은 LPGA 팀이 2전 전승이다. 2연패를 당했던 KLPGA 투어 선수들의 첫 승을 향한 의욕은 어느 때보다 강하다. 지난 22일 경주에서 열린 기자회견 역시 후끈후끈했다. 여기에 선수들의 톡톡 튀는 입담에, 재미와 웃음까지 더해졌다. 뿐 만 아니다. 주위를 생각하는 여자 골프 스타들의 따뜻한 마음까지 엿볼 수 있었다.

정규 대회가 아닌 만큼 선수들은 보다 편안하게 이번 기자회견에 임했다. 이들의 언변과 재치를 제대로 즐길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첫 날은 같은 팀 2명이 각자의 공을 쳐 더 잘 친 선수의 성적을 반영하는 포볼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제 4경기 선수들의 설전이 가장 큰 웃음을 줬다.

LPGA 팀에서는 김세영(24·미래에셋)과 김효주(22·롯데)가, KLPGA 팀에서는 배선우(23·삼천리)와 장하나(25·BC카드)가 첫 날 4번째 경기에 나선다. 라이벌 대학교의 맞대결이 성사돼 더욱 눈길을 모았다. LPGA 팀은 고려대학교, KLPGA 팀은 연세대학교의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그에 걸맞게 신경전도 다른 조에 비해 팽팽했다. 김세영은 개인 사정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한 상태. 김효주 홀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 때 KLPGA팀에서 "고대(고려대학교) 파이팅!"이란 목소리가 나왔다. 주인공은 김민선5(22·CJ오쇼핑)이었다. 그 역시 고려대학교 동문이기 때문이다.

스파이(?)의 응원을 받은 김효주는 잠시 미소를 지은 뒤 "파트너 분(김세영)이 워낙 슈퍼스타라서 참석하지 못했다"며 "세영 언니는 펑펑 치고, 저는 안정적으로 치는 방향으로 해보며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장하나는 "4경기는 연고전"이라며 "물론 KLPGA 팀에도 고려대학교 선수들이 많긴 하지만(웃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라이벌 대결인 만큼 꼭 이기도록 하겠다"며 "KLPGA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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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팀 김효주와 KLPGA 팀 배선우 장하나(왼쪽부터) / 사진제공=KLPGA


상대팀에 하는 선전포고가 주를 이뤘지만 의외로 팀킬도 있었다.

'맏언니' 지은희(31·한화)였다. 전인지(23)와 한 조로 6경기에 나서는 지은희는 "파트너를 해봤던 언니들이 그러는데, 실수를 하면 (전)인지한테 욕을 먹었다고 하더라"며 "욕 먹지 않게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옆에 있던 전인지는 처음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이내 "올해 우승도 한 핫한 은희 언니와 좋은 호흡으로 좋은 플레이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재치 있게 말했다.

웃음과 재치가 오가는 화기애애했던 기자회견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이후 사진 촬영 시간에서도 분위기는 유쾌했다. 단체샷과 각 팀별, 그리고 매치업 선수들의 순서로 사진을 찍었다. 역시나 압권은 4경기의 선수들이었다. 김세영이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아 김효주가 김세영 얼굴이 나온 휴대전화를 들고 포즈를 잡았다. 김효주의 센스 한 방으로 장내는 또 한 번 웃음바다로 변했다.

여기에 호스트 박인비와 출전 선수들은 따뜻한 마음을 한데 모았다. 상금 일부를 지진 피해자 돕기에 전달하기로 한 것이다. 후원사인 ING생명도 동참하면서 총 1억 5000만 원의 성금이 지진피해돕기에 전해질 예정이다. 박인비의 말에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 나온 것은 당연했다.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 여자 골프 스타들은 인간적인 모습과 넘치는 재치까지, 그야말로 '종합선물세트' 같은 매력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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