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2', 짠하게 느껴지는 블랙 코미디 같은 스릴러

[리뷰] 영화 '실종2'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7.11.20 11:50 / 조회 : 2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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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실종2'/사진=영화 포스터


분명 장르는 스릴러인데, 심장 오그라드는 긴장감보다는 왠지 짠하다. 영화 '실종2'(감독 조성규)다.

교통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언니의 병원비, 재활비용을 위해 사채까지 끌어다 썼다가 곤경에 처한 선영(함은정 분)이 우여곡절 끝에 아웃도어 회사 최종 면접을 월타산에서 보게 된다.

선영은 경쟁자들보다 먼저 지정된 장소에 도착해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는 또 다른 취업준비생 남자(배호근 분)와 산을 오르던 중 배우 아진(서준영 분)을 만나게 되고, 그가 저지르는 범죄를 목격하게 된다. 이후 그와 추격전이 벌어지고, 앞서 산을 오르던 중 만난 비리 형사 송헌(이원종 분)과 만난다.

선영은 아진에 이어 송헌의 범죄까지 알게 되고, 이어 두 사람 사이에서 목숨을 건 생존 게임을 벌이게 된다. 어떻게든 필사적으로 탈출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려 한다.

'실종2'는 인물들 간의 심리전, 쫓고 쫓기는 추격전 등 스릴러 장르에 필요한 구성은 있다. 그러나 극 전개에 있어 보이기만 할 뿐, '이것이 스릴러'라고 와닿는 느낌은 없다. 헛헛한 느낌이 계속된다. 산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추격전은 단순했다. 아진이 자신의 죄를 감추기 위해 선영을 쫓고, 선영은 이를 피해 달아날 뿐 이렇다 할 긴장감은 없다. 오히려 선영이 자신을 쫓아오는 아진에게 욕설을 하는 모습이 스릴러라고 하기보다는 블랙 코미디에 가깝다.

극의 긴장감은 오히려 아진과 소속사 여사장(김혜나 분)의 갈등 구도에서 더 높다. 여사장의 욕정을 채우는 도구라는 정도로 자신이 처지를 깨닫게 된 아진이 그녀에게 달려들어 위협을 가하는 장면이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궁금증을 더했다.

'실종2'는 스릴러 장르의 재미가 많은 부분 실종되었다. 배우들의 캐릭터 표현은 볼거리다. 함은정은 시대를 반영한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다. 상황을 뒤엎어버리는 한 방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잘 숨긴다. 꾹꾹 눌러 담는 감정 연기, 고된 현실에서 어떻게든 버텨내려는 모습은 살기 위해 발악하는 청춘의 모습을 담았다.

함은정 외에 이원종, 서준영의 연기 역시 극 전개와는 별개로 보는 재미가 있다. 비리 경찰 역할을 소화한 이원종은 종잡을 수 없는 선과 악의 모습을 보여줬다. 경찰임에도 불구, 어딘가 허술한 모습과 내면의 교활함을 꺼내 놓을 때는 코믹과 진지한 양면성을 가진 그만의 매력을 잘 보여준다. 여기에 단순, 무식한 스타로 활약한 서준영은 안쓰럽게 느껴지게 했다. 그는 순간의 분노를 제어하지 못하는 캐릭터의 성격을 마치 제 모습인 것처럼 극과 극으로 표현해 냈고, 실수로 인해 오히려 곤경에 빠지는 모습은 피식 웃게 했다.

'실종2'는 극 전반적으로 오싹함이나 잔인한 장면 없이 이뤄졌다. 배우들의 색다른 모습과 스릴러 장르가 무서워 피했던 관객들이라면, 실소지만 웃으며 볼 수 있다.

11월 30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러닝타임 8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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