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BC결산] 투수 육성 아마부터..SUN, 日과 격차 절감①

[도쿄 on Air]

도쿄돔(일본)=한동훈 기자 / 입력 : 2017.11.20 05:50 / 조회 : 3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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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국가대표 감독.


"변화구로 카운트 잡는 능력이 일본에 비해 너무 떨어져요."


24세 이하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대표팀을 이끈 선동열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투수 기본기 부재를 뼈저리게 느꼈다.

한국과 일본 투수의 수준 차이는 결승전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한국은 지난 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APBC 결승전에서 선발 박세웅에 이어 심재민 김명신 김윤동 김대현 이민호 구창모를 줄줄이 투입하고도 7점이나 잃어 결국 패했다. 반면 일본은 투수 3명으로 한국을 간단히 제압했다. 선발 다구치 카즈토가 7이닝 무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쳤다. 8회부터 이시자키 쓰요시, 야마사키 야스아키가 각각 1이닝 퍼펙트를 기록했다.

패배 후 선동열 감독은 "우리 투수들이 카운트를 항상 불리하게 시작했다. 그에 반해 다구치는 제구력이 정말 뛰어났다. 느린 커브와 슬라이더 등 변화구도 완급을 조절했다. 우리 선수들이 배웠으면 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결승서 일본 투수 세 명은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한국은 8개나 허용했다. 일단 카운트가 불리하게 몰리면 스트라이크를 잡아야 한다. 직구를 던지면 맞기 딱 좋다. 변화구를 던져 카운트를 올려야 하는데 이게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다시 볼이 되고 악순환이다.


선 감독은 대회 이전부터 이 부분을 지적해왔다. 결승에서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을 뿐이었다.

선 감독은 "중학교, 고등학교부터 너무 기술 훈련에만 치중한다. 그러니 프로에 와서 다들 수술하지 않나.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 야구가 세계적으로도 성장하려면 어디를 보완해야 하는지 절실히 느꼈다. 기본부터 충실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제구력이 일본 투수들과 차이가 너무 크다. 우리 투수들은 자꾸 힘으로 던지려고 한다. 어릴 때 하체 훈련이 안 돼 있다. 밑이 튼튼하지 못하다. 아마추어에서 기본을 무시한 탓이다. 체력과 캐치볼부터가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대학 진학과 프로 입단을 위해서 성적을 내야만 하는 고교 야구의 실정 탓이다. 일단 이겨야 하는 현실 때문에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을 갖추기 어렵다. 선 감독은 "일단 겨울에라도 체력 훈련에 치중했으면 한다. 대회 시작도 최대한 늦추는 방법도 있다"고 지적했다.

양해영 사무총장에 따르면 일단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는 중이다. 당장 내년부터 겨울 전지훈련이 전면 금지된다. 종전 3월 중순부터 시작했던 주말리그도 미루고 미뤄 2018년에는 4월 초에 막을 올린다. 투구수 제한도 시행되며 겨울에 경기도 못하게 됐다. 2월까지는 기초 체력 훈련에 집중하라는 뜻이다.

선동열 감독은 "나도 많이 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중, 고교부터 프로와 연계된 마스터플랜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결코 한국 야구의 수준 업그레이드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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