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나나라는 이름, 고수하는 까닭..더 중요한 건"

영화 '꾼'의 배우 나나 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11.20 07:00 / 조회 : 10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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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꾼'의 나나 인터뷰 / 사진제공=쇼박스


남다른 미모와 끼야 걸그룹 애프터스쿨에 이은 오렌지캬라멜 시절부터 알아본 터다. 하지만 연기까지 이렇게 잘 해낼 줄은 몰랐다. 이젠 아이돌그룹 멤버보다 연기자, 배우라는 수식어가 왠지 자연스러운 나나(26) 이야기다.

연기하는 그녀를 처음 본 것은 지난해 초 방송된 tvN 드라마 '굿 와이프'를 통해서. 못하는 것도 두려운 것도 없는 검찰 수사관 출신 로펌 조사원 김단 역을 맡은 나나는 아름답고도 시크한 능력자 캐릭터를 마치 제 옷을 입은 듯 그려보이며 시선을 붙들었다. 오는 23일 개봉을 앞둔 영화 '꾼'은 그녀의 2번째 연기 도전작이자 첫 영화. 이번엔 앞세운 자신만만한 미녀 사기꾼 춘자 역을 맡았다. 같은 미인계를 쓰는 능력자라지만 허점도 만만찮은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굿와이프'의 김단에게서 애프터스쿨의 카리스마가 풍긴다면 '꾼'의 춘자에게선 '오렌지캬라멜'의 사랑스러움이 묻어난달까.

하지만 나나가 타고난 미모에 더해 연기력까지 타고난 재주꾼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처음부터 이렇게 잘할 줄 몰랐다'는 칭찬에 돌아온 나나의 답은 뜻밖이었다. "오디션 기회가 많았는데 다 떨어졌어요." "처음엔 '연기의 '연'자도 모르는구나'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슬퍼하거나 낙담하는 대신 '내가 아직 부족하구나' 생각하며 혼자만의 공부를 했단다. 그것이 벌써 5~6년 전의 이야기다. 촉망받는 신인연기자 나나는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능력자가 아니라 오기와 끈기로 버텨낸 노력파였던 셈이다. 겸손하지만 솔직하게 털어놓은 배우 나나의 이야기는 흥미롭고도 흐뭇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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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꾼'의 나나 인터뷰 / 사진제공=쇼박스


-'꾼'이 첫 영화다. 어떻게 봤나.

▶너무 떨렸다. 손에 땀이 너무 났다. 객관적으로 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갔는데 객관적으로 안 보이더라.

시사회에서도 엄청 긴장했다. 첫 영화기도 하고 '굿 와이프'와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 해서 잘 했어야 하는 부담도 있고 기대감도 있었다. 그런 자리가 영화로는 또 처음이라 더 긴장했던 것 같다.

-'꾼'은 어떤 점에서 끌렸나.

▶내용 자체가 너무 재미있었다. 거기 있는 춘자 역할, 캐릭터가 다양하게 여러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굿 와이프'와는 상반된 역할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는데 딱 맞아떨어지는 캐릭터이기도 했다. 그래서 선택하기도 했고, 같이 출연하는 선배님들 이야기를 미팅 때 들었다. 현장에서 같이 하게되면 너무 행복하겠다, 배울 수 있겠다 해서 고민 없이 선택했다.

-'굿와이프'에 이어 유지태와 2번째 만났다.

▶2번째 만나다보니 더 반가웠고 더 의지할 수 있었다. '굿 와이프' 때는 같이 찍는 신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작품을 통해서 만나게 된 게 영광스럽기도 했었고 너무 행복했던 것 같다.

-유지태의 조언이 있었나.

▶조언보다 응원을 해주셨다. 현장에서 긴장도 많이 하고 베테랑 선배님이시다 보니 실수할까봐 조마조마했다. 그럴 때마다 지태 선배님이 긴장을 풀어주시려고 힘 내라고 잘 하고 있다고 계속해 응원해 주셨다. 그러다보니까 뭔가 긴장도 많이 풀렸던 것 같고, 잘 할거야 하는 이야기를 듣다보니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

-연기에 대한 흥미도 더 커졌을 것 같다.

▶처음 연기를 하면서도 욕심이 있어서 연습하고 공부하는 것이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두 작품을 하다보니 점점 더 다양한 캐릭터를 하고 싶은 욕심,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하면서 제 부족함이 더 잘 보이더라. 점점 더 제 모습을 파악하고 이해하면서 그에 대해 공부하는 것들이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 같다. 앞으로도 작품을 더 하겠지만 그럴 때마다 욕심이 커질 것 같다.

-'꾼'에서 만족스러웠던 부분이 있다면?

▶제 개인적인 연기가 만족스러운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늘 아쉽고 부족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선배님들 사이에 튀지 않게 어우러졌던 모습들은 생각한 것보다는 잘 나온 것 같다.

-'꾼'의 선배 배우 군단과 어우러진 비결이 있다면.

▶선배님들 만나기 전까지는 굉장히 어려웠다. 내가 과연 이 선배님들 사이에서 잘 어우러질 수 있을까 고민하고 긴장하면서 갔다. 그런데 막상 만나보니까 선배님들이 제가 생각한 것보다는 너무나 편안하더라. 대해 주시는 게 좀 편안하게 대해주셔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장난기도 많으시고, 선후배라는 선을 긋지 않고 행동해 주셨다. 제가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좋게, 귀엽게 봐주셨던 것 같다. 그래서 금방 편해지고 친해졌던 것 같다.

모든 행동과 말을 솔직하게 표현하려고 했다. 선배님이라 예의를 갖춰야 하는 건 맞지만 뭔가 과하게, 제 자신에서 우러나지 않는 깍듯함은 솔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하게 행동하다 보니까 저에 대해서도 선배님들이 빨리 알게 되셨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성격도 맞았던 것 같다. 여동생보다는 남동생 느낌으로 장난도 많이 치고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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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꾼'의 나나 인터뷰 / 사진제공=쇼박스


-'굿와이프'의 김단과 '꾼'의 춘자는 어떻게 달랐나.

▶'굿 와이프'의 김단은 상황상황마다 변하기는 하지만 그 사람 자체의 성향은 남들에게 드러내는 걸 좋아하지 않고 뭔가를 숨기고 있다. 표현은 하지만 진실된 마음으로는 솔직하지 않았다. 그런데 춘자 같은 경우는 모든 걸 다 그냥 보여준다. 모든 걸 꾸밈없이. 성격이 좀 달랐던 것 같다.

-사기꾼 춘자의 전사(前史)도 상상했나.

▶저는 생각 안했다. 생일이라고 재미삼아 사기를 칠 수 있는, 정말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사기꾼이구나 했다.

감독님은 춘자가 보여지는 대로 이야기해주셨다. 당당하고 미모에 대한 자신감이 있고, 단순하기도 하고 완벽하려 하지만 허당기도 있고, 그래서 귀여운 모습까지 갖추고 있는 인물이라고 이야기해주셨다. 디테일한 것은 대본 상에서 제가 만들어 나갔다.

-약간의 노출도 있다. 미인계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부담감은 없었다. 춘자라면 좀 더 과감하게 그런 행동을 할 것 같았다. 사기를 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 같았다. 그 신에도 춘자의 성격을 표현할 수 있는 장면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게, 더 과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하며 생각했다.

-'세계 1위 미모'로 뽑혀 화제가 됐었다. 그 때문일까. 연이어 미인계에 강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런 역할을 주시는 것만도 감사하다. 연기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주얼이 예쁘게 표현되고 그렇게 생각해 주시는 것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내면도 물론 중요하지만 겉 모습도 아름답게 유지하려고 운동을 많이 한다.

-미녀 타이틀이 부담도 되겠다.

▶시간 날 때마다 운동을 하려 한다. 원하는 몸을 만들려고 운동도 다양하게 하고 시간이 나면 피부관리도 하고. 쉬는 날에는 관리받고 운동하는 게 어느 순간 일상이 된 것 같다. 된 것 같다. 지루하거나 '왜 해야하나' 생각한 적은 없었다.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주정 연기도 귀여웠다.

▶제일 고민한 신이다. 어떻게 하면 술취한 사람처럼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상대가 박성웅 선배님인데 '신세계' 이미지도 있고 남성성에 카리스마가 있지 않나. 너무 어려웠다. 그런데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하며 갑자기 친해졌다. 아무래도 선배님이다보니 후배가 어려워하는 걸 아시지 않나. 먼저 긴장을 풀어주셨다. 감독님도 현장을 편하게 해 주셨다. '생각해 온 것 다 해, 다 받아줄게' 하셔서 상상해온 것들을 다 해봤다. 주위에서 '예쁘다 잘한다 귀엽다 더 해봐' 해주시니까 '어 괜찮나' 하며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신나서 촬영했다. 모니터 하면서도 신이 났다. 아이디어를 내며 맞춰가는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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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꾼'의 나나 인터뷰 / 사진제공=쇼박스


-애프터스쿨 멤버 중에는 연기를 늦게 시작한 편이다. 2014년 중국 드라마를 그쳐 지난해 '굿 와이프'가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데뷔 초에도, 다른 멤버가 연기할 때도 항상 부럽고 저도 하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시간 날 때마다 레슨도 받고 공부도 했고, 기회도 굉장히 많았는데 잡지 못했다. 많은 오디션을 봤고 많이 낙방했다. 그럴 때마다 오기도 생기고 집중력도 생겨서 더 집중력 있게 공부했던 것 같다. 그런 시간들이 저를 더 성숙하게 만들었고 연기의 소중함, 진지하게 임할 수 있는 자세들을 만들게 해준 경험인 것 같다.

-첫 작품부터 연기로 좋은 평을 받았는데 의외다.

스물 한두살 였을 거다. 처음 연기가 하고 싶어 배우러 갔을 땐 '연기의 '연'자도 모르는구나', '연기에는 백치구나' 이런 안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슬프기도 했다. 하지만 울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연기를 잘할 수 있을까, 연기를 잘한다는 건 뭘까, 나한테 잘 맞는 연기가 뭘까' 고민하게 됐다. '내가 아직 부족하구나,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혼자만의 공부를 했던 것 같다.

-데뷔 후 연기로 칭찬받았을 때 기분이 남달랐겠다.

▶신기하고 얼떨떨했다. 저는 잘했다는 소리를 기대하지 않았다. 칭찬은 상상도 못했다. 그냥 잘 어우러졌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이었다. 전도연 선배님 옆에서 잘 묻었으면, 잘 어우러졌으면, 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신감이 부족했다. 칭찬을 들었을 때 제가 얼마나 긴장했는지 아시는 감독님과 선배들이 저보다 더 기뻐해 주셨다.

-지금은 자신감이 좀 더 붙었나.

▶늘 없다. 큰일이다.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아직은 없는 것 같다. 그만큼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자다가 일어나서 대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대본을 많이 보고 혼자서 연습도 많이 했다.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끝날 때까지 어느 순간이든 그 대사를 생각하면서 지냈다. 그러다보니까 어느 정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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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꾼'의 나나 인터뷰 / 사진제공=쇼박스


-연기 멘토가 있다면.

▶('굿 와이프'에서 함께 한) 전도연 선배님이다. 아직 부족하고 모르는 게 많지 않나. 연기가 정말 부족하다고 생각해 선배님께 많이 여쭤보고 조언도 들어려고 한다. 지금까지도 궁금한 게 있거나 헷갈리는 게 있으면 전화해서 여쭤보고 그런다.

'꾼' 처음 대본이 들어왔을 때 대본을 들고 전도연 선배님 댁으로 갔다. '이 작품이 들어왔는데 너무 하고 싶습니다' 하고. 선배님은 아무래도 영화는 조금 다르고 연기할 때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이니 그 상황에 익숙해지고 편안해져야 한다고, 그리고 데뷔작이니 누구보다 준비를 많이 해서 가라고,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선배님들이 많이 가르쳐주실 거라고 이야기해 주셨다. VIP시사회에는 '굿와이프' 팀이 다 보러 오시는데, 현장에도 와 주셨다. 너무 행복하고 든든했다.

-전도연과의 인연이 각별한가보다.

▶'굿 와이프' 출연이 확정되고 나서 전도연 선배님에게 솔직하게 제가 느끼고 있는 감정들을 이야기했다. 설레지만 너무 긴장되고 무섭다고. 리딩 뒤엔 너무 부족한 부분이 보이고 잘 맞지 않는 것 같아서 걱정을 했다. 그런 솔직한 감정을 이야기하니까 후배로서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크셨던 것 같다. 그래서 많이 이야기도 많이 해주시고 대본도 맞춰주시고. 그러다보니까 더 각별해졌던 것도 있고, 끈끈한 애정같은 게 생겼던 것 같다. 선배님과 후배 사이보다도 사람 대 사람, 인간 대 인간으로서 정도 많이 생겼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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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꾼'의 나나 인터뷰 / 사진제공=쇼박스


-나나라는 걸그룹 시절부터 써 온 활동명을 고수하고 있다.

▶이름 바꾸냐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한때는 바꾸는 게 당연한가보다 하는 생각도 했다. 반면 저는 나나라는 이름으로 데뷔했고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그 이름으로 이 자리까지 오고 좋은 일도 많았다. 이 나나라는 이름이 소중하고 값진 이름인데 연기할 때는 굳이 바꿔야 하나 의문이 들었다. 이름보다도 제가 어떤 작품을 할 때 그 캐릭터에 얼마나 녹아드는지, 잘 표현하고 녹아드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이름보다 제 하기에 달려 있으니까. 나나라는 이름으로. 영화에서 반응이 좋으면 '(나나로 계속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웃음)

-바쁜 스케줄이다. 연기 말고 연애는?

▶시간 내서 열심히 하고 있다.(웃음) 사랑을 만난다는 게 중요하지 않나. 그런데 인연을 만나는 게 쉽지 않다. 인연을 만난다면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 전도연 선배님을 사랑 많이 하라고, 사랑할 수 있을 때 많이 하라고 이야기해 주신다.

-차기작은?

▶드라마 '사자'를 준비하고 있다. 박해진 선배와 함께 한다. 여형사로 등장한다. 김단과 춘자를 섞은 듯하다. 그 안에서 여성으로서의 감정을 드러낼 수 있을 것 같다. 기대되고 재미있을 것 같다. 계속 노력하고 있다. 노력하면 안되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노력이 없으면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없고 기대치도 못갈 것 같다. 앞으로도 노력하고 꾸준히 발전하기 위해서 노력하려고 한다. 그런 마음을먹는 것 자체로 행복하다.

-직업에 대한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

▶너무 행복하다. 만족도 100%다. 체질인 것 같다. 앞으로 꾸준히 오래오래 하고 싶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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