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스틸러] '7호실' 우형사는 왜 트렌치코트를 입었나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7.11.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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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실' 우형사 역의 전석호와 신하균/영화 스틸


이용승 감독의 '7호실'이 슬슬 입소문을 얻고 있습니다. 지난 15일에 개봉했죠. '7호실'은 망해가는 DVD방 7호실에 사장과 아르바이트생이 각각 비밀을 숨기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입니다. 독립영화 '10분'으로 주목받은 이용승 감독이 4년만에 내놓은 상업영화 데뷔작입니다. 신하균과 도경수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7호실'은 블랙코미디라는 장르 안에 많은 것들을 녹여낸 수작입니다. 어두운 사회 주변부 이야기를 그리돼 코미디로 다른 결을 품었습니다. 그리하여 등장하는 인물들이 상당히 극적입니다. 신하균과 도경수가 맡은 DVD방과 아르바이트생은 지극히 현실적입니다. 둘을 둘러싼 주변인물들, 부동산 주인이나 빌딩 관리인도 현실적입니다. 이렇게 현실에 뿌리를 내리되 잠깐씩 등장하는 인물들은 엉뚱합니다. 사건 직후 DVD방을 찾는 커플이나 DVD방을 사러 오는 손님들도 그렇습니다.


그 중 백미는 우형사로 등장하는 전석호입니다. 보통 한국영화에 등장하는 형사는 항공점퍼를 입곤 합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현실적인 캐릭터를 만들려다보니 생긴 일종의 관습이죠.

그런데 '7호실'에 등장하는 우형사는 다릅니다. 트렌치코트에 중절모, 거기에 장갑까지 꼈습니다. 마치 고전 느와르 영화 속에 등장하는 형사 같습니다. 형사라고 하지 않았으면 바바리맨이라고 해도 어울립니다. 그런 부조리한 모습이 '7호실'에는 또 잘 어울립니다. 영화가 품고 있는 이야기와 쌓아온 과정과 잘 붙어있기 때문입니다.

전석호는 드라마 '미생'에서 하대리 역을 맡아 대중에 얼굴을 알렸죠. 최근에는 '힘쎈여자 도봉순'으로도 인기를 모았구요.


이용승 감독은 기자와 인터뷰에서 "우형사가 만화적인 인물이고, 진짜 뜬구름 같은 형사이길 바랐다. 그게 '7호실' 답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장갑은 오버였냐"라며 웃기도 했구요.

오버 같지만 오버 아닌, 오버인 듯한 캐릭터를 영화에 잘 녹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 어려운 걸 해낸 영화가 '7호실'입니다.

그 어려운 걸 해냈는지, 아니면 오버일지, 직접 극장에서 확인하는 것도 여흥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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