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테니스의 가장 큰 매력은 성취감, 그랜드슬램이 꿈"(일문일답)

한체대=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11.17 14:32 / 조회 : 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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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인터뷰에 임한 정현 /사진=김우종 기자






'한국 남자 테니스의 간판' 정현(21·세계랭킹 54위)이 입국 후 근황 및 향후 계획과 각오에 대해 밝혔다.

정현은 17일 오후 2시 서울 한체대 체육과학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에 온 뒤 인터뷰도 많이 하고 친구들도 많이 만났다. 스포츠 구경도 많이 했고, 맛있는 것도 먹었다"고 입을 열었다.

정현은 지난 12일 오전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피에라밀라노 특설코트에서 열린 ATP(남자프로테니스) 투어 '넥스트 제너레이션 ATP 파이널스' 결승전에서 안드레이 루블레프(20·러시아·세계랭킹 37위)를 세트스코어 3-1(3-4<5-7>, 4-3<7-2>, 4-2, 4-2)로 꺾고 대회 초대 챔피언을 차지했다.

한국 남자 선수가 ATP 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2003년 1월 이형택 이후 14년 10개월 만이었다. 지난 13일 귀국한 정현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소감 및 내년 시즌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정현은 이날 초등학교 테니스 유망주들에 원포인트 레슨을 하기도 했다.


다음은 정현과의 일문일답.

- 귀국 후 어떻게 보냈나.

▶ 인터뷰도 많이 하고 친구들도 만났다. 다른 스포츠 구경도 가고, 이것저것 음식도 먹으면서 평범하게 지냈다. 삼겹살과 초밥을 맛있게 먹었다. 외국 다니면 소고기 위주로 먹는다. 한국서는 돼지고기를 많이 먹었다.

- 아이들을 대상으로 클리닉을 했는데.

▶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뜻 깊은 시간이었다. 저도 많이 배웠다. 제 초등학교 시절과 비교하면, 학생들이 잘하는 것 같다. 오히려 제가 알려줄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 10년 뒤 같은 코트서 맞대결을 펼칠 거라 기대한다.

- 귀국 후 위상이 올라갔다고 느끼는가.

▶ 그렇게 많이 느끼진 않는다. 인터뷰가 잡혔을 때 느끼는 것 같다. 오늘 같은 날 이렇게 많은 취재진 분들께서 오셔서 저를 높게 만들어주시는 것 같다.

- 향후 3년 내 구체적인 목표는

▶ 3년 내 목표를 따로 세운 건 없다. 제 테니스 인생에 있어 최종 목표는 언제가 됐든 그랜드 슬램 시상대에 서는 게 목표다.

- 본인에게 태극마크는 어떤 의미인가.

▶ 모든 선수가 달고 싶어 하는 게 당연하다. 저도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 노력했다. 국가대표 간 경기는 개인이 아닌 팀을 위한 경기라고 본다. 그래서 많은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포기하지 않고 꼭 이겨야 하고, 압박감 속에 최선을 다하게 하는 게 태극마크인 것 같다.

- 유소년들한테 질문을 받았을 때 기분은.

▶ 저 때는 코트에 들어가서 공을 치고 운동 끝나면 밥 먹고 지냈던 것 같다. 요즘 애들은 많이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좋은 선수들로 커나갈 거라 본다.

- 어려서 유명한 선수에게 클리닉을 받아본 적이 있나.

▶ 이런 기회가 많지 않았다. 이런 걸 접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기억나는 원 포인트 클리닉은 없었던 것 같다.

- 세계 강호들과 많이 붙어봤는데.

▶ 넥스트 제네레이션과 톱 선수들과 붙을 때 압박감은 차원이 다르다. 기회도 적다. 기회를 잡아야 시간을 풀 수 있다. 그런 시간을 안 주는 게 톱 선수들의 장점인 것 같다.

- 후배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 후배라고 할 수 없고, 같은 선수 입장에서 거쳐야 하는 단계라 본다. 완벽하게 자리 잡지 못했지만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 전 개인적인 능력이 뛰어나지 않아 노력파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면 당연히 더 잘하지 않을까 본다.

- 테니스 지원에 대한 생각은.

▶ 그런 얘기를 팀에서 한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1그룹에 있지만, 태국전은 2그룹으로 떨어질 수 있다. 돈을 보고 태극마크를 다는 건 아니지만, 성적이 더 좋고 월드그룹으로 갔을 때 더 좋은 대우를 기대한다. 그때 가서 좋은 대우를 못 받으면 사기가 떨어질 것 같다.

- '교수님'이라는 별명에 대한 생각은. 또 강한 정신력 유지 비결은.

▶ 별명은 처음 미국으로 떠났을 당시 뿔테 안경을 썼다. 그때 일반 안경을 써서 교수님 같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별명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더 강해져야 한다. 심리 상담도 받고, 어떻게든 투어서 살아나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까 좋아지는 것 같다.

- 서브 폼에 대한 지적이 많이 나왔는데.

▶ 모든 건 지난해 부상도 겹치고, 4개월 정도 공백기가 있을 때 새로운 마음으로 임하고 싶었다. 눈에 보이지 않겠지만, 작은 차이가 큰 결과로 나타난다. 서브를 위해 웨이트 훈련과 밸런스 훈련을 병행했다. 앞으로 좋아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 부상 없이 시즌을 끝냈다. 여태까지 해왔던 훈련을 계속 해야 한다고 본다.

- 상금은 어떻게 쓸 건가.

▶ 상금은 부모님이 관리를 해주신다. 상금을 건드리지 않고 어머니께서 관리를 해주신다.

- 팀 확대는.

▶ 지금도 충분히 좋다고 생각한다. 좀 더 높은 위치에 가면 물 흐르듯이 바뀔 거라 본다.

-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은. 또 강서버들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이 있다.

▶ 내년에는 부상 없이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 투어를 다니면서 톱 선수들과 경기를 해봤지만 아직 그들을 잡아본 적이 없다. 내년에는 기회를 잘 살려서 아쉽게 지는 게 아닌 기회를 잘 잡아 이기고 싶다.

강서버랑 경기를 하면 잘하는 편이었는데, 교정을 하면서 리듬이 바뀌다 보니 시간이 필요했다. 점점 좋아진 편이지만 시간이 필요하긴 하다.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 줄 거라 본다.

- 지난해 4개월 공백과 첫 우승. 무엇을 더 잊지 못하겠나.

▶ 둘 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지만, 지난해 4개월 공백이 없었다면 지금 트로피를 못 가져왔을 거라 본다. 순서를 정하면 지난해 4개월 공백 기간이 더 뜻 깊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 가장 자신 있는 것은.

▶ 상대방을 질리게끔 만들려고 노력한다. 압박감을 상대에게 주면서 경기를 편하게 하려고 한다. 아우라를 뿜어내려고 한다.

- 여가 시간에 어떤 일들을 하나.

▶ 외국에 있을 때에는 경기 끝나고 프랑스를 가면 에펠탑에 간다. 유명 장소를 가보는 게 다다. 미국에 가면 쇼핑도 하고, 방에서 쉴 때는 밀린 드라마나 영화를 본다. 제일 좋아하는 게 침대에서 구르는 것이다. 며칠이나 해낼 수 있다(웃음). 요즘 아이돌 누가 누군지 잘 모른다. 영화는 범죄의 도시를 봤다.

- 외모에도 신경을 쓰는가.

▶ 외모가 그렇게 잘 생기지 않아 신경을 안 쓴다. 대신 남자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가방이나 신발에 신경을 쓴다.

- 영어 공부를 어떻게 하나.

▶ 초등학교 때 공부를 시작한 게 도움을 준 것 같다. 투어 다니면서 도움을 주시는 분이 계신다. 인터뷰 공부도 하고 일상 영어도 공부하면서 계속 배우고 있다. 경기를 계속 이기다 보니 기회도 많다.

- 다른 스포츠는 좋아하나.

▶ 다른 스포츠는 좋아하는 게 없다. 투어를 다니면서 처음 해보고 싶은 게 있었다. 제게도 많은 팬 분들이 계신데 나도 그들처럼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다른 스포츠 종목인 배구 경기장에 가서 줄을 서봤다.

- 테니스의 가장 큰 매력은.

▶ 상대방을 이겼을 때 주는 성취감인 것 같다. 심리 상담을 받으면서 마음속에 담아둔 게 있다. 투어 생활을 하면서 테니스를 할 때 주는 행복감이 다른 때보다 가장 큰 것 같다. 잘 안 될 때도 있지만 행복하게 받아들 수 있는 것 같다.

- 향후 계획은.

▶ 12월 초 태국에 간다. 외국 선수와 동계훈련을 한 뒤 시즌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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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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