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on Air] 뚜껑 여니..타격↑ 불펜↓ SUN 전략 수정 불가피

도쿄돔(일본)=한동훈 기자 / 입력 : 2017.11.17 11:17 / 조회 : 3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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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동과 이야기 나누는 선동열 감독.


뚜껑을 열어보니 타선은 의외로 활발했다. 믿었던 불펜이 크게 흔들렸다. 저득점 최소실점의 '지키는 야구'를 준비해온 선동열호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대표팀은 지난 16일 도쿄돔에서 열린 대회 개막전서 연장 혈투 끝에 7-8로 졌다. 다 잡은 대어를 놓쳐 아쉬움이 컸으나 소득도 많았다. 거의 A대표팀 급으로 평가된 일본 투수진을 상대로 7점을 뽑았다. 하지만 불펜에선 박진형, 장필준을 제외한 전원이 실점했다. 전략의 무게중심이 불펜에서 선발 및 타선으로 옮겨질 전망이다.

선 감독은 퀵후크와 불펜 물량 공세로 이번 대회 승부를 볼 참이었다. 최대 3경기로 우승자가 가려지는 초단기전이다. 단기전 특성은 투고타저다. 게다가 정규시즌이 끝나고 한 달 정도 공백이 있었다. 투수들은 체력 충전의 시간이 됐겠지만 타자들은 감각이 무뎌질 수밖에 없다. 또 일본 마무리 야마사키 야스아키는 성인 대표팀에서도 활약한다. 리그 정상급 셋업맨 마타요시 가쓰키를 와일드카드로 선발했다. 선발 야부타 카즈키, 이마나카 쇼타 등은 이미 한국에도 알려진 유명한 투수들. 3점 이내 박빙의 승부를 노리는 게 당연했다.

그런데 막상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한국에서 연습경기 3차례를 통해 천천히 감각을 끌어올린 대표팀 타자들은 대회 당일 정확히 폭발했다. 일본의 15승 투수 야부타를 3⅓이닝 만에 끌어내렸다. 김하성이 홈런 포함 멀티히트로 타선을 이끌었다. 톱타자 박민우는 볼넷 3개에 안타도 곁들이며 선봉장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무려 5차례나 출루했다. 하주석도 2루타 1개 안타 1개. 대표팀은 총 10안타를 몰아치며 7점을 뽑았다.

선동열 감독은 "1사 후에도 보내기번트를 댈 수 있다"며 짜내는 야구를 예고했는데 막상 경기 후에는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잘 쳐줘서 작전을 낼 필요가 없었다"고 칭찬했다.


투수들도 잘 막아줬으면 좋으련만 모든 게 생각대로 되지는 않았다. 방망이가 터지니까 불펜이 도미노로 무너졌다. 구창모, 김윤동, 함덕주, 이민호가 실점했다. 구창모와 김윤동, 이민호는 ⅓이닝 밖에 버티지 못했다. 특히 마무리 김윤동의 자멸이 뼈아팠다.

개막전에서 드러난 전력으로 볼 때 불펜 물량 공세는 승산이 낮다. 컨디션 좋은 선발이 최대한 길게 끌고 다득점을 벌어 놓는 쪽이 유리하다. 박진형과 장필준을 최대한 활용하되 불펜이 가동되는 시점을 가능한 한 뒤로 늦춰야 한다.

대만과의 2차전도 일단 선발투수 임기영의 역할이 중요하다. 타고투저의 대만 리그 투수들을 한국 타선이 그리 어렵지 않게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선발 임기영이 이른 시기에 무너진다면 경기가 또 혼전 양상으로 흐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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