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이자 미래' 정현, 이형택 넘어 역대 No. 1 예약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7.11.16 08:45 / 조회 : 6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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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제너레이션 ATP 파이널스 우승을 차지한 정현. /AFPBBNews=뉴스1



한국 테니스의 '현재이자 미래'인 정현(21·한국체대·세계랭킹 59위)이 새역사를 썼다. 무려 14년 10개월 만에 ATP 투어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이제 '레전드' 이형택(41)을 넘어 '넘버원(No.1)을 예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현은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피에라밀라노 특설코트에서 열린 ATP 투어 '넥스트 제너레이션 ATP 파이널스' 결승에서 안드레이 루블레프(20·러시아)를 세트스코어 3-1(3-4<5-7>, 4-3<7-2>, 4-2, 4-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상금 39만 달러(약 4억 3000만원)도 챙겼다.

올 시즌 ATP 투어 마지막 대회였던 '넥스트 제너레이션 ATP 파이널스'는 시설 대회다. 21세 이하 선수들 가운데 세계랭킹이 높은 8명이 참가했다. '또래 최강'을 가리는 자리였던 셈이다.

나이 제한은 있었지만, 만만한 대회는 아니었다. 정현보다 세계랭킹이 높은 선수도 4명이나 있었다. 당장 결승에서 붙었던 루블레프는 세계랭킹 37위였다. 다음 산정된 랭킹에서 39위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정현보다는 위다.

무엇보다 이 대회는 ATP 투어로 정식 인정받는 대회였다. 그리고 정현이 우승자가 됐다. 정현은 2014년 프로로 전향한 이후 3년 만에 ATP 투어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더불어 한국 남자 테니스 선수가 '챌린지 투어'가 아닌 'ATP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무려 14년 10개월 만이었다. 한국 테니스의 역사를 쓴 것이다.

정현 이전에 한국 남자 테니스의 1인자는 이형택이었다. 14년 10개월 전에 ATP 투어 우승을 차지했던 것이 바로 이형택이었다. 이형택은 2003년 1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아디다스 인터내셔널에서 우승을 품은 바 있다. 당시 한국 남자 테니스 사상 최초 기록이었다.

이형택은 이후에도 남자 테니스의 간판으로 활약했다. 메이저 대회에서 두 번이나 16강에 들었고, 2007년 8월에는 세계랭킹 36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는 역대 최고 랭킹이었다. 2009년 한 차례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5년 만에 복귀한 이후 또 한 번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다음은 정현이다. 일단 '현존 최강'인 것은 사실이다. 적어도 현재 국내에서 정현에 적할 선수는 딱히 보이지 않는다. '올 타임 넘버 원'은 아직 아니다. 이형택이라는 산이 아직 남았다.

개인 최고 랭킹도 정현은 44위였고, 이형택은 36위다. 근소하지만 격차가 있다. 정현은 이후 더 끌어올리지 못했고, 현재 59위다. 메이저대회 16강 진출이라는 또 다른 '훈장'도 아직이다.

하지만 정현이 이형택을 넘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형택이 ATP 투어 우승을 차지했을 때가 만 27세였다. 하지만 정현은 만 21세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무려 6년이나 당긴 것이다. 메이저대회에서도 3회전까지 나간 바 있다. 기대를 모을 수 있는 부분이다. 그야말로 앞길이 창창하다.

기본적으로 한국은 테니스의 불모지였다. 하지만 국제무대에 대한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이전까지 '에이스'가 이형택이었다면, 이제는 정현의 시대다. 정현이 어디까지 뻗어 나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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