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 손흥민은 왜 나홀로 남아 관객에게 인사했을까

울산문수축구경기장=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11.15 06:00 / 조회 : 1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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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홀로 인사하는 손흥민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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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엠블럼에 손을 댄 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손흥민 /사진=뉴스1


주심이 휘슬을 물었다. 1-1 무승부. 별다른 신경전 없이 경기를 마친 양 팀 선수들은 사이좋게 악수를 나눴다. 이윽고 한국 선수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격려했다. 포옹도 하고 어깨도 두들겨줬다. 결코 적지 않은 부담감 속에서 콜롬비아, 세르비아 2연전이 끝났다.

14일 오후 8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 랭킹 62위)이 세르비아 대표팀(FIFA 랭킹 38위)과의 친선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울산문수축구경기장을 찾은 입장 관객 수는 3만560명이었다.

평가전을 마친 뒤 '주장' 기성용이 선수단을 이끌며 어디론가 향했다. 붉은 악마와 한국 팬들이 운집한 남측 관중석 쪽이었다. 경기가 끝나면 선수들이 꼭 잊지 않고 하는 팬들을 향한 인사였다. 선수들은 단체로 고개를 숙인 뒤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런 그들을 향해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인사를 마친 선수들은 경기장 터널로 향한 뒤 라커룸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팬들도 하나둘씩 경기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함성과 열기로 가득 찼던 피치가 썰렁해졌다. 썰물처럼 빠져나간 관객들과 선수들. 그런데 바로 이때였다.

아직 경기장을 떠나지 않은 남측 관중석 쪽 팬들 사이에 함성이 일기 시작했다. 함성은 점점 더 커졌다. 이와 동시에 본부석 근처에서 빨강 유니폼을 입은 한 명의 태극전사가 이들을 향해 뛰어오고 있었다. 손흥민이었다. 홀로 온 손흥민은 허리를 굽히고 고개를 꾸뻑 숙인 뒤 팬들을 향해 정중하게 인사했다. 남측 그리고 서측. 동측. 본부석 쪽을 향해서도 인사를 건넸다.

그럼 왜 손흥민은 이미 동료들이 다 그라운드를 떠난 뒤 홀로 관객들을 찾아와 인사를 건넸던 것일까. 이 상황에 대해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추우니까 들어가자고 했더니 손흥민이 '관중들에게 인사를 못 드렸다'고 하더라. 다른 선수들은 다 했는데 자기는 못했다면서. '그래도 인사 못 드리고 왔는데 가야죠'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협회 관계자는 "사실 손흥민이 이번 평가전을 앞두고 팬 분들께서 많이 안 오실까봐 걱정을 되게 많이 했다. 그랬는데 이렇게 많이 오셔서, 손흥민이 고마운 마음에 가서 인사를 드렸다"고 덧붙였다.

최근 대한축구협회 그리고 대표팀을 향한 좋지 않은 여론이 있었다. 손흥민 역시 이런 부정적인 여론에 대해 적지 않게 마음고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록 주전 선수 몇몇이 빠졌지만 콜롬비아와 세르비아는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렇지만 한국은 이들을 상대로 1승1무의 좋은 성적을 거두며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선수들의 의지가 가장 컸다. 또 많은 응원을 보내주시는 한국 팬 분들이 계신 한국에서 하는 경기다. 계속 실망감을 안겨드릴 수 없었다. 잘하고 싶었다. 투지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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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후 이바노비치와 포옹하고 있는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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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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