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 진선규 "윤계상 연기스승? 고마울 뿐"

영화 '범죄도시' 진선규 인터뷰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7.11.06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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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진선규/사진=이기범 기자


영화 '범죄도시'(감독 강윤성)로 마동석, 윤계상 등 주연 배우 못지 않게 관심을 받는 배우가 있다. 바로 진선규(40).

진선규는 '범죄도시'에서 위성락 역을 맡았다. 위성락은 2004년 하얼빈에서 넘어와 기존 조직을 장악한 신흥범죄조직 두목 장첸(윤계상 분)의 오른팔이다.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무자비한 모습은 보는 이들을 오싹하게 할 정도였다.


진선규는 이 작품에서 외모, 눈빛, 말투, 액션 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았다. 그리고 6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사로잡으며 흥행에 일조했다. 개봉 한 달이 지나도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는 진선규를 스타뉴스가 만났다.

스크린 밖에서 만난 진선규는 순한 양이었다. 매섭고, 독기어린, 금방이라도 팔을 붙들고 협박할 것 같은 인상은 오간데 없었다. 인상 좋은, 동네 아저씨였다. 한 마디의 말도 조심스럽게 하는, 온순한 성격에 놀라울 따름이었다.

진선규는 위성락의 성격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강조했다. 영화 속 캐릭터로만 봐달라고 했다. 그 말 또한 수줍게 말했다. 그래도 영화가 흥행해 기분 좋고, 관객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무엇보다 강윤성 감독이 데뷔작에서 좋은 성과를 낸 것이 감독과 함께 한 배우이기에 기쁘다고 했다.


"사실 영화가 이렇게 잘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다들 기적이라고 해요.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어요."

진선규는 알고 보면 많은 작품에 조, 단역으로 출연을 했다. 그간 분량이 적었던 것에 비하면 '범죄도시'는 그야말로 엄청난 분량인 셈이었다. 그간 소화한 캐릭터와도 확연히 달랐다. 이런 게 부담스럽지는 않았는지 묻자 손사래를 쳤다.

"전혀 없었어요. 사실 오디션을 볼 때 '이렇게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죠. 그런데 첫 오디션은 떨어졌었어요. 그 후에 다른 역할로 오디션을 다시 보게 됐었죠. 바로 붙은 거는 아니고, 기다려 달라는 연락만 받았어요. 그 후에 합류하게 된 셈이었죠."

위성락으로 캐스팅 되기까지 스토리는 극적이다.

"이미지에 문제가 있었어요. 계속 나오는 역할이 아니고, 사건이 있을 때 방점을 찍는 역할이다 보니 강렬함이 있어야 했죠. 이미지가 안 된다고 고심하다가 머리카락을 깎게 됐어요. 그게 신의 한 수였죠. 머리를 빡빡 밀고 나니까 의상도 다 맞는 거에요. 감독님도 '어? 어!' 오케이!'라고 하셨죠. 이번에 삭발을 한 게 저한테도 강한 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계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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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도시'의 진선규/사진제공=㈜키위미디어그룹


진선규는 '범죄도시'에서 깨알 같지만 웃음을 자아내는 상황도 연출했다. 바로 강력반 형사 마석도(마동석 분)에게 검거된 후 조사를 받는 장면에서다. 그의 "배고프다"는 대사는 긴장감 가득한 상황에 피식하며 웃게 한 순간이었다. 여기에도 숨은 이야기가 있었다.

"제가 자꾸 '배고프다'는 대사를 했었는데, 이게 사실 대본에는 없던 것이에요. 또 극 초바 장첸, 양태(김성규 분)와 식당에 들어가 음식 주문 하기 전 '배고프다'고 한 것도 대본에는 없던 말이었죠. 실제 배고픈 것도 있었고, 당시 상황에 좀 어울리는 게 뭘까 싶어서 했던 거였죠. 감독님도 그 상황에서의 대사를 좋아해주셔서 다행이었죠. 그리고 저희가 촬영할 때 정말 많이 굶었어요. 캐릭터가 너무 건장하게 나오면 안 되니까, 그랬던 건데 진짜 배고팠어요."

배고픔까지 참아가며 연기를 했던 진선규는 영화 개봉 전 유독 자신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 준 윤계상과의 친분도 밝혔다. 윤계상은 앞서 '범죄도시' 인터뷰에서 진선규를 '연기 스승'이라고 할 정도였다.

"저희가 만난 건 7년 정도 됐죠. 드라마 '로드 넘버원' 때 만났죠. 그 때 저는 잠깐 나오는 단역이었는데, 기회가 되서 꾸준히 나오게 됐었죠. 그 뒤로 계상이랑 연기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서로 통하는 게 있어서 가까워지게 됐죠. 그 후로 계상이가 제가 하는 연극도 보러 와주고, 또 계상이 소개로 '풍산개'도 출연할 수 있었고요. 제가 오히려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연기 스승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아요. 나이도 한 살 터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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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진선규/사진=이기범 기자


진선규는 자신을 높이 평가해 주는 윤계상에게 고마울 따름이라고 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서로 마주보며 연기를 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제가 꾸준히 연극을 하는데, 계상이랑 한 번 해봤으면 좋겠어요. 계상이도 연극 꼭 하고 싶다고 했어요. 정말 꼭 한 번 연극 무대에서 같이 서보고 싶어요."

'범죄도시'로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는 진선규는 사실 올해 화제작에 출연했다. 영화계 신스틸러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 '특별시민' '남한산성' 등에 출연했고, 개봉을 앞두고 있는 '꾼'에도 출연해 관객들과 만남을 앞뒀다. 여기에 내년 개봉 예정인 '암수살인'에도 출연해 촬영 중이다. 이에 인지도가 높아진 것 같다고 말하자 진선규는 "아직이죠"라고 겸손해 했다.

"밖에 돌아다녀도 아직 못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아요. 아마 머리를 밀면 알아보시지 않을까 싶어요. 인지도가 엄청 높아지는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에요. 사실 이렇게 주목 받고, 인터뷰를 하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거든요. 또 그동안 꾸준히, 조금씩 잘 해왔다고 생각해요. 그렇기때문에 대중에게 좋게 비춰졌다고 생각해요. 연기하는 게 좋은 거니까, 흔들리지 않고 계속 가야죠."

진선규는 아내의 따끔한 조언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의 아내는 극단 생활을 하던 중 만나 결혼한 배우 박보경이다.

"아내가 '범죄도시'로 화제가 되자 좋아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이제부터 정신차려. 겸손해야 돼. 또 잘 해야되고'라고 하더라고요. 그럴 생각도 없지만, 지금보다 더 겸손해지고 열심히 할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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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진선규/사진=이기범 기자


뒤늦게 재발견되고 있는 진선규. 그에게 연기에 대한 애정의 불씨를 피운 것은 연극이었다. 연기에 발을 디딘 게 이색적이었다.

"고등학교 때 괴롭힘을 당했었죠. 더는 참으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해서 운동을 했어요. 몸도 좋아지고 그러니까 더는 건들지 않더라고요. 운동을 하면서 제 몸의 능력도 알게 되서, 체육학과에 가서 교사가 되려고 했었죠. 공부는 잘 하지 않았지만요. 그러다 정말 우연히 친구 따라서 극단에 놀러간 적이 있었는데, 되게 시끌벅적하고 좋은 거에요. 단칸방이었는데, 저한테는 어떤 생활보다 좋더라고요. 따뜻하고, 위로가 되는 생활이었던 것 같아요. 수능 시험을 치기 3개월 정도 전이었는데, 그 때 연기를 하겠다고 다짐했었죠. 그래서 지금까지도 연극을 하고 있어요. 함께 극단도 만들었었죠. 이희준, 김민재, 조현식, 오의식 등등 지금 많이 알려진 스타들이 연극을 함께 했었죠. 소중한 시간이에요."

2005년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로 데뷔한 진선규. 그는 뜻이 맞는 동료들과 극단까지 만들어 10년 넘게 연기 생활을 이어가는 천상 배우다. 대박을 노리는 게 아닌, 연기에 대한 초심을 잃지 않고 즐기는 사람. 그래서 작품에서 만나고 싶어지는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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