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FT아일랜드 이재진 "FNC와 불화NO..오래산 부부같아"

SBS 토요드라마 '언니는 살아있다' 나재동 역 이재진 인터뷰

임주현 기자 / 입력 : 2017.10.2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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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아일랜드 이재진/사진=김창현 기자


밴드 FT아일랜드 이재진(26)이 SBS 토요드라마 '언니는 살아있다'(극본 김순옥·연출 최영훈)로 본격적인 연기 신고식을 치렀다. 드라마의 인기가 컸던 터라 톡톡 튀는 연기를 펼친 이재진에게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이재진은 극중 나대인 교감(안내상 분)의 골칫덩어리 막내아들 나재동을 연기했다. 이재진은 드라마에서 부모로 등장했던 안내상, 황영희와 코믹한 장면을 만들어내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강하세(진지희 분)와 풋풋한 로맨스는 각종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전개 속에서 분위기를 환기했다. 밴드부에서 기타를 담당한다는 설정은 FT아일랜드 내에서 베이스와 보컬을 맡아왔던 이재진과 맞아떨어지며 싱크로율을 높였다.


"지금까지 조금씩 작품을 하면서 동갑내기와 작품을 해봤어요. 또래들과 편하게 할 수 있었지만 선배들과 만나서 배우로서 소양을 가까이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래도 제가 음악을 같이 병행하다 보니 길게 호흡하는 작품을 또 한번 접하기 힘들 것 같았어요. 이번 기회 아니면 없을 것 같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이재진은 지난 2007년 KBS 2TV '못말리는 결혼'을 시작으로 웹드라마 '아부쟁이 얍!', 영화 '걷기왕'으로 연기 활동을 벌였다. 작품 수가 많지 않았던 이재진에게 긴 호흡의 드라마는 처음이었다. 이재진은 캐릭터와 비슷한 점이 많아 연기에 도움이 됐다고 고백했다.

"처음 뵀을 때 (김순옥) 작가님이 저의 존재를 전혀 몰랐어요. 작가님에게 그동안 했었던 작품들을 보여드리고 첫 대본 리딩 할 때 인물 분석을 만들어갔어요. 제가 연기에 대해서 초급자이기도 하고 절대 잘한다고 말할 수 없는 사람이라 작가님이 걱정 많았을 것 같아요. 저한테 참 다행이었던 건 제 캐릭터 자체가 저와 닮아있는 부분이 많아서 그런 부분이 더해진 것 같아요. 작가님은 '어른들 사이에서 네가 해야 할 역할 찾아봐. 그게 내가 원하는 거니까 잘 찾아내봐'라고 했었죠. 저만 그랬을지 모르지만 되게 편했어요. 더 제 성격대로 방방 뜰 수 있었고 필요한 부분은 감독, 작가님이 잡아주셨죠."


이재진과 진지희의 로맨스는 시청자들에게 설렘과 웃음을 함께 줬다. '왜 말을 못해'라는 명대사로 유명한 SBS '파리의 연인' 속 박신양의 명장면을 패러디한 장면은 주변에서도 반응이 뜨거웠다.

"처음에 그 대본을 받았을 때 바로 감독님한테 전화 드렸어요. '이거 진짜 머리스타일, 옷, 안경 다 똑같이 하고 성대모사 하듯이 재밌게 해볼까요'라고 했는데 '하지마'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 그냥 하세에 대한 감정대로 가요?'라고 했더니 '아닌데. 재밌어야 하는데'라고 고민하시다가 '아니야. 와서 해보자'라고 해서 그 자리에 갔어요. 처음에 계속 영상을 보고 박신양, 김정은 선배님의 미니어처 느낌으로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제가 그 맛을 못 살렸어요. 하세에 대한 마음과 질투에 어린 것을 표현했죠. 그다음부터 주위 친구들과 모든 사람들이 저만 보면 '왜 말을 못해'라고 하더라고요. 계속 말을 하고 있는데.(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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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아일랜드 이재진/사진제공=SBS


이재진은 자신의 연기에 아직 만족하지 못했다. 이재진에겐 캐릭터와 장면 그 이상을 끌어내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정말 90% 이상이 속상했어요. 아무래도 현장에서 그 많은 스태프, 배우분들과 함께하면서 조금의 집중도가 올라갔으면 더 좋아질 수 있는데 집중을 잘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정도껏 신, 캐릭터에는 문제없었지만 그것 이상을 다하지 못했어요. 엄마, 아빠에게 맞고 도망가는 신이 많아서 더 재밌게 만들 수 있었는데 에너지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어요. 별거 아닌 신도 못 넘어가겠더라고요. 주말극이고 신도 굉장히 많고 굉장히 오래 호흡할 것이니까 선배님들이나 감독, 작가님은 '잘했어. 편하게 가는 게 맞아'라고 말씀하시지만 그 기준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더 좋은 것을 끌어낼 수 있는 게 배우의 몫인데 아직 멀었죠."

이재진에 앞서 이홍기가 활발한 연기 활동을 통해 그룹을 알렸다. 이홍기의 인지도가 FT아일랜드 음악에 대한 관심도를 더욱 높였던 것이 사실. 이재진은 이홍기의 연기 활동이 그룹에 준 이점과 연기와 음악의 시너지를 보며 연기에 대한 욕심을 키웠다.

"사실 연기 욕심이 있었어요. 같은 멤버 (이)홍기 형이 드라마를 통해서 많은 인지도를 얻고 사랑을 받으면서 밴드에도 도움이 됐어요. 최근에 저희가 비주류 음악이 강한데 이건 현장에서 봐야 재미가 있어요. 음원으로만 들으면 '그냥 세'라고 말씀하실 수 있죠. 형이 드라마를 하면서 음악 생활하는 데 도움이 됐고 저희가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할 기회가 생겼어요. 또 연기할 때 경험이 음악 할 때 도움이 되기도 하고 음악 할 때 경험이 연기에 도움이 돼서 둘 다 가져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때부터 거의 연기 공부를 하며 살았죠."

'언니는 살아있다'에서 자신의 이미지와 비슷한 발랄한 캐릭터로 극의 활력소가 됐던 이재진은 기존과 상반된 캐릭터에 대한 욕심도 내비쳤다. 하지만 앞으로 맡을 캐릭터보다 중요한 건 연기력을 쌓아가는 것이었다.

"악역도 하고 싶고, 말 없고 있는 듯 없는 듯 시크한 캐릭터도 하고 싶어요. 웃긴 것들을 해보고 싶고요. 그런데 저는 지금 그것보다 공부를 하고 싶어요. 이번에 느낀 것들을 연기 노트에 어느 정도 정리를 해놔서 공부를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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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아일랜드 이재진/사진=김창현 기자


밴드로 줄곧 5명으로 활동하던 이재진이기에 솔로 활동이 힘들기도 했을 터다. 이재진은 멤버들의 응원을 받고 힘을 낼 수 있었다. 이재진은 FT아일랜드로 10년 넘게 활동하며 멤버들과 정말 가족 같은 사이가 됐다.

"멤버들은 진짜 형제 같아요. 드럼 치는 (최)민환이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봤어요. 서로 집안 사정도 다 알고 있어 가족 같아요. 제 연기를 보고 별 감정이 없더라고요. '열심히 잘하고 있구나'라는 칭찬이지 그걸 놀리는 단계도 지났어요. '알아서 하겠지'라는 느낌에 가깝죠. 그런데 제가 드라마에서 우는 사진을 캡처해서 지인들한테 '오늘 너무 슬퍼'라고 말할 때 이모티콘처럼 쓰더라고요.(웃음)"

음악 활동에서는 동료이지만 연기 분야에서는 선배인 이홍기 또한 도움을 줬다. 이재진은 캐릭터를 만들어가기 전 이홍기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털어놨다.

"홍기 형은 '백년의 신부' 빼고는 되게 재밌고 통통 튀는 캐릭터를 했었어요. 그래서 감독, 작가님 만나러 가기 전 인물 분석할 때 '형.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하니까 '진짜 몇 번 해보니 내가 간과했던 게 많은데, 인물 분석과 대본에 나와 있지 않은 그 사람 행동, 말투, 어릴 때 어떤 사건이 있어 자라왔는지를 구체적으로 만들어봐'라고 했어요. 그런 것을 보면 '선배는 선배구나' 싶었어요."

FT아일랜드는 올해 10주년을 맞은 장수 그룹이다. 많은 그룹이 통상 7년의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해체하거나 탈퇴 멤버가 생겨 7년 차 징크스라는 말도 있지만 FT아일랜드에게는 예외다.

"멤버들을 보면 피터팬 같아요. 늙고 싶지 않아 하고 감정적인 것들이 어른들이 보면 '조금 더 현명하게 생각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저희 그룹은 그래서 여태 잘해왔어요. 싸우면 초등학생 삐치는 것처럼 삐치는데 다음 날 되면 '열심히 해보자'라고 하면서 풀려요. 그게 무대 위에서도 나타나요. FT아일랜드는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피터팬 다섯 명이 모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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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아일랜드 이재진/사진=김창현 기자


FT아일랜드의 끈끈함은 동반 입대 계획에서도 엿볼 수 있다. FT아일랜드는 여러 차례 5명 전 멤버가 동반 입대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진은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동반 입대를 하고 싶어요. 시기는 꽉꽉 채워서 위의 형들이 갈 때 가고 싶죠. 아직 밴드로서나 개인으로서 조금 더 보여주고 싶은 게 남아서 일 열심히 하고 가고 싶습니다."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와도 오랜 인연이다. FT아일랜드는 한때 소속사를 향한 아쉬움을 드러내며 불화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과거 소속사와 의견 차이가 있었다고 인정한 이재진은 이제 서로를 이해하게 됐다고 속 시원히 털어놨다.

"회사와 사이가 안 좋았던 건 사실이었죠. 지금은 좋아요. 서로 입장이 있는데 자기 것이 셌다면 이제 오래 산 부부 같이 '이해할 건 이해해야지'라고 하는 것 같아요. 예전에 저희가 '외국에서 이렇게 하는데 한국에서 못해요?'라고 했다면 회사는 한국이 시장 자체도 다르고 밴드 음악 자체가 사랑받는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현실적인 것을 봤었어요. 이제는 저희도 실현 가능한 것에 집중해야겠다고 하고 회사도 '너희가 하고 싶은 것도 오케이. 대신 다른 것들도 열심히 해줘'라고 해요. 요즘은 별로 부딪힐 일도 없어요. 올해 10주년이다 보니까 (한성호) 회장님이 호출해서 힘내자고 하시더라고요."

이재진의 가수로서 목표는 그룹의 존속이었다. 음악에 이어 연기 활동에서도 성공하는 것은 이재진만의 목표. 좋은 사람이자 가수, 배우로 활동할 이재진이 기대된다.

"가수로서 목표는 FT아일랜드라는 그룹이 장수하는 거예요. 장수하기가 쉽지 않아요. 규모가 줄고 그러면 팀을 운영하기 힘들어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땅땅하게 그 자리 박혀있는 오래가는 그룹이 되는 게 목표예요. 배우로서 성공하고 싶어요. 많은 선배님들도 인정하고 후배들이 봤을 때도 '이런 선배들과 같이하고 싶다'라고 생각했으면 하는 거예요. 저는 처음에 연기를 배울 때 마음가짐으로 들었던 게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가 된다'라는 거였어요. 내 것만 하기 바쁜 사람들은 거기서 끝이지만 배려할 수 있는 배우가 되면 상대방의 것을 끌어내서 저도 더 받을 수 있으니까요. 좋은 사람, 좋은 배우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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