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고경표 "'응팔' 멤버들 돈독, 나PD님 같이 여행가요!"

[☆밥한끼합시다]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7.10.24 16:51 / 조회 : 2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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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고경표(28)는 요즘 주목받고 있는 20대 배우 중 한 명이다. 최근 몇 년간 쌓아온 그의 필모그래피가 말해주듯, 자신만의 스타일로 캐릭터를 해석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응답하라1988'(2015~2016)에선 다정다감한 전교 회장 선우로, '질투의 화신'(2016)에선 순정파 재벌 3세 고정원으로, '시카고 타자기'(2017)에선 소설을 대필하는 유령작가로, 매 작품마다 확실한 자기 색깔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뽐내왔다.

가장 최근작인 '최강 배달꾼'에서는 데뷔 이래 첫 타이틀 롤을 맡아 열연했다. 중국집 배달부 최강수로 분한 그는 현시대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흙수저' 청년의 모습을 그려내며 호평을 받았다.


최근 스타뉴스 '밥한끼합시다'에서는 '최강 배달꾼'을 통해 '최강 주연'으로 거듭난 고경표를 인터뷰했다.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에게 '최강 배달꾼' 콘셉트에 맞춰 중국집 음식을 대접했다.

주문한 짜장면이 도착하자 고경표는 눈을 휘둥그레 뜨고 젓가락을 얼른 집어들었다. "너무 맛있다"며 인터뷰가 끝나기도 전에 한 그릇을 뚝딱 비워내는 식성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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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배달꾼'에서 중국집 배달부 역할이라 중국집 음식을 시켜봤어요. 어때요?

▶와~다 엄청 자주 먹는 음식들이에요. 제가 특히 짜장면을 좋아해서요. 여기 배달 음식도 맛있네요.

-'최강 배달꾼' 찍으면서 짜장면 관련된 재미난 에피소드도 있나요?

▶드라마에서 조희봉 선배님, 이민영 선배님, (채)수빈이랑 같이 짜장면 먹는 신이 많은데, 제가 항상 너무 먹었어요. 다음 부분을 찍어야 하는데 짜장면이 부족해서 다시 해오기까지 지연이 많이 됐었어요. 수빈이가 그만 먹으라고 제 젓가락 뺏은 적도 있어요. 하하.

-타이틀 롤은 처음이었잖아요. 책임감이 더 남달랐을 것 같아요.

▶매 작품 주인의식을 가지려 하는 편이라 책임감은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현장에서 보지 않던 것들을 보게 되는 건 있더라고요. 현장에서 제가 힘이 될 수 있는 존재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되려 제가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엄청나게 힘을 얻으면서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최강배달꾼'을 차기작으로 선택한 이유가 뭐에요?

▶일단 대본이 재밌었어요. 극 중 전개도 굉장히 빠르고요. 그동안 제가 해보지 않은 캐릭터였고요. 새로운 걸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컸어요. 좋은 기회에 이런 좋은 작품을 만난 건 영광이에요. 저를 주연으로 써주신 분들에게 너무 감사해요.

-극 중 최강수 캐릭터를 보면, 솔직하고 불의를 잘 못 참는 성격이잖아요. 실제 모습과도 많이 비슷한가요?

▶네. 부당한 일을 보면 많이 속 아파하는 성격이에요. 오지랖도 좀 넓고요. 그렇다고 막 강수처럼 일을 크게 벌이는 편은 아니지만, 여러모로 닿아 있는 면이 많았던 것 같아요. 작품 끝날 때마다 캐릭터들에게 많이 배워요. 이번에 강수를 연기하면서 더 착하게 살아야겠단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착하게 살기가 나쁘게 살기보다 더 어려운 일인데, 그걸 해낼 때 더 의미가 있고 값지단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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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실제론 오토바이 운전을 잘 못한다고 했었는데, 어떻게 촬영했나요?

▶(오토바이 운전을) 아예 못 했었는데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조금 배웠어요. 아직 클러치를 능숙하게 쓰진 못하는데, 타는 방법 정도는 배웠어요. 이제 자동 변속기어가 되는 스쿠터까지는 타요. 그렇지만 앞으로 계속 타고 싶진 않아요. 속도감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서요. 차 운전할 때도 시속 120km 넘어가면 무섭더라고요.

-'최강배달꾼'이 소위 말하는 '흙수저' 청춘들의 얘기인데, 고경표 씨는 실제 어느 '수저'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전 사실 '흙수저'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유년기 시절에 힘든 가족사도 없었고, 고충도 없었고 화목하게 잘 자랐다고 생각해요. 부모님께 항상 감사드리죠. 지금에 와서는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루고 싶은 것들을 많이 이뤄낸 사람이 돼버렸죠. 그런데 그럴수록 더 외로워지는 것 같긴 해요. 저도 이 시기에 느끼는 고충이 있을 텐데, 어디다 토로할 수 없고 점점 고립돼 가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제 모습이 누군가에겐 꿈일 수도 있으니까, 스스로 감내하려는 편이에요.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배우들과 같이 공유할 수 있진 않을까요?

▶그렇기는 한데, 배우들끼리 사적으로 만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개개인의 스케줄이 바쁘니까요. 다들 친하고 좋은 사람들인데, 제가 막 의지하는 사람들은 대개 이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에요.

-그래도 사적으로 만나서 털어놓을 수 있는 동료 배우가 있다면?

▶(안)재홍이 형이요. 형과는 서로 데뷔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서요. 술도 자주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 많이 하죠. 같이 감성에 젖어서 도란도란 수다 떨면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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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공교롭게도 안재홍 씨와는 드라마 '응답하라1988'(이하 '응팔')에 출연하면서 함께 자리를 잡았어요.

▶저도 너무 신기했어요. 같은 작품에 출연한 것만으로 너무 재밌고 좋았는데, '응팔' 멤버로서 같이 한 족적을 남겼으니까요. '응팔' 포상휴가 중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편에 같이 갔을 때도 신기했어요. 만날 화양동에서 학교 끝나고 술 마시던 사람들인데, 아프리카까지 와서 와인을 마시고 있으니까요. 서로에게 '잘 살았다', '열심히 살았다' 응원해주고 다독여줬죠. 아직도 신기하고 얼떨떨해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고민도 많이 되고요.

-'응팔' 멤버들 얘길 안 할 수가 없죠. 여전히 자주 연락하고 지내는 것 같아요.

▶네. 지금도 단체방을 통해 연락하고, 돈독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꽃보다 청춘' 때처럼) 다 같이 또 여행가면 좋을 것 같아요. 나영석PD님이 불러주시면 만사 일을 제쳐 두고 가야죠. 하하하. 그 팀이랑 여행가면 진짜 너무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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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최강 배달꾼' 속 상대 배우 채수빈 씨와 호흡은 어땠어요?

▶너무 좋았어요. 수빈이랑 작업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어요. 연기도 너무 잘하는데 참 성실하거든요. 촬영하다 보면 힘들 법도 한데, 항상 밝고 긍정적이에요. 작품에 대한 애정도 깊고요. 멋진 배우인 것 같아요.

-건국대학교 영화과 동문인 걸로 알고 있어요.

▶네. 그런데 학교에선 별로 친해질 기회가 없었어요. 이번 기회에 수빈이랑 많이 친해지고 정을 쌓았죠. 각자의 삶에서 일정 시간을 공유한 거잖아요. 예쁜 추억이라 정말 감사한 일인 것 같아요.

-학교 다닐 때는 인연이 별로 없었어요?

▶3번 정도 만났는데, 대면식처럼 사람들도 많고 정신없는 환경 속에서 봐서 많이 가까워지진 못했어요. 첫눈에 딱 '아~괜찮은 친구가 우리 학교에 왔구나' 정도 생각했죠. 수빈이는 똑 부러지는 아이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다시 또 만난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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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최근 몇 년간 '응팔', '질투의 화신', '시카고 타자기', '최강배달꾼' 등 여러 작품에 출연했어요.

▶작품을 많이 하는 것은 큰 운이자 감사한 일이에요. 한 작품을 끝내고 다음 작품에 대한 제의가 들어오면, 도전하고 싶은 욕구가 생겨요.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했을 때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증도 생기고요. 그 힘이 원동력이 돼서 계속 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요즘 체력적으론 잠깐 쉬어야겠단 생각은 들어요.

-현재까지 가장 애정이 가는 작품은 뭘까요?

▶하나하나 다 좋았어요. '응팔'은 물론 절대 잊을 수 없고요. '질투의 화신'은 스펙트럼을 넓혀준 작품이었고, '시카고 타자기'는 '함께 할 수 있을까' 싶었던 선배들과 연기했던 작품이었고요. 저는 매 작품 사람들과 추억 쌓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시청률은 크게 연연하지 않는 편이에요. 물론 잘 나오면 기분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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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드라마 이전에 예능 프로그램 'SNL코리아'에서 코믹 콩트연기를 하면서 얼굴을 많이 알렸잖아요. 이렇게 다채롭게 연기하는 것을 보면 정말 매력이 많은 배우란 생각이 들어요.

▶감사해요. 제가 제일 듣기 좋아하는 칭찬이에요.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가 되고 싶거든요. 사실 'SNL코리아' 할 당시엔 '이런 코믹적인 이미지가 앞으로 배우 생활에 제약이 되지 않을까'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데 열심히 정진하다 보니까 꼭 그렇지 않더라고요. 너무 안심이 됐어요. 캡처 짤도 많이 돌던데…이제는 많이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제 연기도 관심 있게 봐주시고요. 요즘엔 시청자들의 안목이 높아져서 더는 제약이 아니더라고요.

-개인적으로 'SNL코리아'에 처음 나왔을 때, 슈퍼주니어 최시원 씨인 줄 알았어요. 닮았단 얘기 많이 듣죠?

▶아~네. 닮았다는 얘기 많이 들었어요. 저 닮은꼴 되게 많아요. 송창의 선배 닮았단 얘기도 듣고요. 어린 시절엔 김범 씨 닮았단 말도 들었고요. 각각 이미지가 다 다르신 분들이잖아요. '그만큼 난 여러 색깔을 내는 배우가 될 수 있겠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길을 거닐다 가끔 한류 팬들이 최시원 씨인 줄 착각한 적은 없나요?

▶하하. 아직 그런 적은 없었는데, 저를 옆에 두고 잘못 알아보시는 분들은 있어요. 제가 뚜렷한 특징이 없나 봐요. 하하. 그런데 그건 배우로선 큰 장점 같아요. 어떤 배우와도 좋은 '케미'를 낼 수 있다고 봐요. 예전엔 고민거리였는데, 그 고민이 이제 장점으로 정리됐어요.

-'SNL코리아'에 다시 나갈 생각은 없나요? 혹시 호스트로 제안이 온 적은?

▶있었는데 시기적으로 좀 맞물리지 않았어요. '시카고 타자기' 끝나고 급하게 또 촬영에 들어가야 했거든요. 과거 드라마 촬영이 끝나서 'SNL코리아' 촬영할 수 있을 때는 시즌이 종료돼서 무산되는 경우도 있었고요. 전 언제든지 열려있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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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올해로 나이가?

▶28살이에요.

-군대는 아직 안 다녀왔더라고요?

▶네. 군대도 시기가 되면 잘 다녀와야죠. 그전까지는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 열심히 살아보려고요. 지나온 시간에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요.

-현역이에요?

▶현역이에요. 3급인데 육군 현역으로 가고 싶어요.

-신체검사에서 3급 나왔어요?

▶네. 시력이 많이 안 좋아서요. 지금도 렌즈 끼고 있어요. 3급이건 1급이건 현역으로 가는 건 똑같으니까요.

-맞다. '꽃보다 청춘' 때 안경 쓴 거 보니까 렌즈가 제법 두껍더라고요. 그러면 입대는 언제쯤 계획하고 있어요.

▶사실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요. 때가 돼서 가게 되면 잘 다녀올 생각입니다. 피하고 싶지 않아요.

-그럼 내년에도 활동을 좀 더 기대해봐도 되는 거죠? 배우로서 어떤 모습을 더 보여주고 싶나요?

▶계속 기대감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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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롤모델 있나요?

▶저는 히스레저 너무 좋아해요. 그분의 연기를 보면서 공부하다 보니까 지금의 제 연기가 자연스레 자리 잡게 됐어요.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 '기사 윌리엄', '다크 나이크'를 봤을 때 저는 한 사람이 연기하는 줄 몰랐어요. 충격적이었고, 멋지단 생각이 들었어요. 할리우드는 분장, 특수효과, CG 같은 시스템도 되게 좋잖아요. 그런 것도 되게 부러웠어요.

-고경표 씨도 기회가 되면, 할리우드 진출에 도전하면 좋겠네요.

▶한때 그런 꿈을 꿨던 적도 있었죠. 그런데 영어를 못해요. 지금은 너무 먼 미래라 꿈보다 현실에 충실히 하려고 노력해요.

-30, 40대에는 어떤 배우가 돼 있을까요?

▶지금처럼 연기 꾸준히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시간이 더 흐르기 전에 재홍이 형이랑도 작품도 하나 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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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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