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4] '형' 김경문과 '동생' 김태형, 잔인한 운명의 아이러니

PS특별취재팀 김우종 기자(창원) / 입력 : 2017.10.21 18:03 / 조회 : 8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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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차례 포스트시즌 진출. 준우승만 4차례. 그러나 우승과는 유독 연이 없었다. '국민 감독' NC 김경문 감독이 자신의 10번째 가을무대서 또 다시 고배를 마셨다. 그 상대는 아이러니하게도 '동생이자 후배' 김태형 감독이었다.

NC 다이노스는 21일 오후 2시 창원 마산구장에서 펼쳐진 '2017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5-14로 패했다. 이로써 NC는 2014년부터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나 또 한 번 우승에 실패했다. 특히 2015년 플레이오프(2승3패), 2016년 한국시리즈(0승4패)에 이어 3년 연속 두산의 벽에 막히며 고개를 숙였다.

형이자 선배인 김경문 감독. 동생이자 후배인 두산 김태형 감독의 맞대결이었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가 종료된 이후였다. 김태형 감독은 당시 인터뷰에서 "기쁘면서도 착잡하기도 하고 그렇다"면서 김경문 감독을 떠올렸다. 그리고 뜨거운 눈물을 펑펑 쏟았다.

김 감독은 그때 "감독이란 직업이… 이제 2년 했지만 감독님 옆에서 친형같이 많이 배우고 그랬는데, 항상 1등만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라며 말을 쉽게 이어가지 못했다.

김태형 감독은 김경문 감독에게 하고 싶은 말에 대한 질문에 "제가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800승 감독님이신데. 제가 감히 말씀드릴 위치도 아니고요. 하여튼 800승 감독이시니 우리나라 최고의 감독이십니다. 항상 건강 신경 쓰셨으면 좋겠어요"라고 인사했다.

1년이 지나 지난 16일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김태형 감독은 "감독으로 부임하고 3년째 김경문 감독님과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를 함께 하고 있다. 앞으로 한 10년 동안 계속 함께하고 싶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에 김경문 감독은 "3년 연속 두산과 이렇게 만나게 돼 정말 기쁘다. 지난해 너무 허망하게 끝났다. 올해는 좀 더 좋은 경기를 보여 드리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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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김경문 감독의 10번째 가을야구 무대였다. 김 감독의 커리어 중 가장 화려한 경력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우승이다. 당시 김경문 감독이 이끈 한국은 전무후무한 9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김 감독은 '명장' 반열에 올랐다.

김 감독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부터 1989년까지 OB베어스(두산 베어스 전신)에서 포수로 활약했다. 이어 삼성 라이온즈 코치와 두산 베어스 배터리 코치를 역임한 뒤 2003년 10월 두산 베어스 감독으로 부임했다.

이어 2010 시즌까지 2006 시즌을 제외하고 6차례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유난히도 한국시리즈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2005년과 2007년, 2008년 총 3차례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었으나 준우승에 그쳤다. 2005년에는 선동렬 감독이 이끌던 삼성에 시리즈 전적 4패로 무너졌다. 2007년과 2008년에는 김성근 감독이 지휘하던 SK에 시리즈 전적 2승 4패, 1승 4패로 각각 패했다. 두산 감독 재임 시절 그의 성적은 512승16무432패(총 960경기).

2011년 두산 감독직에서 물러났으나, 그해 곧바로 김 감독은 NC 다이노스 창단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2012년과 2013년 퓨처스리그서 팀을 이끈 그는 2014년 70승1무57패의 좋은 성적과 함께 3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감했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에서 4위 LG에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졌다.

그리고 2015년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번번이 김태형 감독의 두산이라는 거대한 벽에 가로막혔다. 2015년에는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5차전 혈투 끝에 패했다. 2016년에는 한국시리즈에서 두산과 만났으나 승리 없이 4패로 허무하게 무너졌다.

2017년. 김태형 감독의 두산과 또 조우했다. 앞서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SK, 준플레이오프서 롯데를 5차전 혈투 끝에 꺾고 온 두산이었다. 플레이오프 잠실 1차전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업셋을 바라보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내리 3연패하며 고배를 마셨다.

그 상대가 그리고 김태형 감독이었다. 2015년과 2016년 그리고 2017년 이번에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형의 숙원을 가로막을 수밖에 없었다. 너무도 잔인한 운명의 아이러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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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만난 김경문 감독과 김태형 감독의 모습


■ PS특별취재팀 : 김우종 기자, 김동영 기자, 한동훈 기자, 심혜진 기자,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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