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4] '아듀' 이호준 "NC에서 5년동안 즐거운 야구했다"(일문일답)

PS특별취재팀 박수진 기자(창원) / 입력 : 2017.10.21 18:46 / 조회 : 7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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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가운데)


NC 다이노스 이호준이 현역 마지막 경기를 치른 소감을 전했다.

NC는 2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2017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5-14로 대패했다. 1-4로 뒤진 5회말 3점을 뽑으며 4-4 동점을 만들었으나 6회초 오재일에게 3점 홈런을 맞으며 승기를 내줬다. 오재일에게만 홈런 4방으로 9타점을 헌납했다.

이날 이호준은 1-4로 뒤진 4회말 2사 1,3루 상황에서 김태군 대신 대타로 타석에 나섰다. 김경문 감독의 회심의 카드였다. 이호준은 유희관의 4구를 받아쳤지만 3루 땅볼에 그치고 말았다. 5회초 시작과 동시에 박광열과 교체되며 현역 마지막 타석을 마쳤다. NC가 플레이오프 탈락하며 이호준은 현역 생활을 마쳤다.

경기 후 이호준과의 일문일답.

- 이제 진짜 마지막이다.

▶ 은퇴식보다 마음속에서 더 벅차오른다.

- 혹시 울었나.

▶ 울지는 않았지만 건드리면 울 것 같다.

- 마지막 타석을 마쳤는데.

▶ 5차전을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끝나고 나니 아쉽다. 그때 좋은 모습을 냈다면 어땠을가 하는 후회가 남는다.

-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는데.

▶ 5년 동안 즐겁게 야구를 해서 좋았다고 전달했다. 공부하고 다시 만나자고 했다.

- 무슨 공부를 말하나.

▶ 지도자 공부를 할 생각이다. 밖에서 보는 한국 야구는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다. 많이 배워오려고 생각하고 있다.

- NC와 논의 중인가.

▶ 아직 정확한 답변을 듣지는 못했지만 논의하고 있다. 어느 구단에 연수를 떠날 것인지 구단과 상의를 해야 한다.

- 선수 생활을 돌아본다면.

▶ 나만큼 우여곡절이 있는 선수가 있었나 생각한다. 생각 없이 야구했는데, 결혼 이후 책임감이 생겼다. 그때부터 야구를 했다. 돈을 벌겠다는 생각도 강했고, NC 오면서 여유가 생겼다. 행복한 야구를 했다. 해보고 싶은 것들을 다 했다. 기쁘게 떠난다.

- NC에 왔을 때 이룰 것을 이루고 왔는데.

▶ 신생팀이 3년 연속 가을 야구한 것이 대단하다. 비록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빠르게 성장했다는 점에 보람을 느낀다. 안에서 배운 점도 많다. 자원이 많은 팀이기 때문에 내년과 내후년이 더 기대된다.

- 이상적인 지도사 스타일.

▶ 스타일 그대로 가고 싶다. 선수 때 느꼈지만 선배님들이 지도자가 되더니 변하는 것을 봤다. 나는 내 스타일대로 그대로 한번 지도자를 해보고 싶다.

- 지도자 수업 기간.

▶ 길게는 생각하지 않는다. 행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긴 시간은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1년 정도 생각하고 있다.

- 김경문 감독에게 많이 배웠을 것 같은데, 하고 싶은 말이 있나.

▶ 감독님이 경기도 중요하지만 끝도 중요하다는 말을 해주셨다. 250홈런만 치고 시다고 했는데 여기까지 왔다. 감독님 덕분이다. 고참이지만 항상 혼내실 땐 혼내셨다.

그러지 않았다면 나도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멋지게 떠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을 멋지게 만들어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 추후 지도자가 되면 다른 선수들에게 감독님의 좋은 점들을 전달해주고 싶다.

- 후계자로 꼽을 선수 있나.

▶ 후계자라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선수는 모창민 선수다. 내 수발을 드느라 정말 고생했다. 학교 후배지만 FA를 앞두고 대박을 쳤으면 좋겠다. 등번호 27번은 장현식이 달기로 했다. 조용히 와서 달라고 해서 흔쾌히 수락했다. 아웃카운트 27개를 잡으며 퍼펙트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하더라.

- 선수 시절 초반부터 27번을 달고 뛰었다.

▶ 김봉연 선배처럼 되고 싶어서 달았다. 홈런왕이 되고 싶어 27번을 선택했다. SK에서는 17번을 잠깐 달았지만 오승준이 27번을 다시 주더라.

- 아쉬운 점은.

▶ 광주에서 야구를 시작했는데, 한국시리즈 진출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싶었다. 큰 그림을 이루지 못해 약간은 아쉽다(웃음).

- 공부하기 전까지 계획.

▶ 정확한 계획은 없다. 하지만 가족들과 보내고 싶다. 팬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은 무조건 참여할 예정이다. 이승엽과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 NC의 매력.

▶ 이 팀은 감독님이 너무 잘 만들어놓으셨다. 선수들이 이미 감독님의 카리스마나 지도력이 모두 다 받아들였다. 선수들의 인성이 잘되어있었다. 잘하면 티를 내기 마련인데, 전혀 그런 것이 없다. 팀워크를 해치지 않는다. 몇몇 잘하는 선수로 야구하는 팀이 아니다. 그런 점들이 매력이고 놀랐다. 지금도 잘 이어지고 있다. 손시헌, 이종욱 같은 고참들도 역할을 잘해준다.

- 나성범, 박민우 말고도 NC에 KBO 대표할 만한 선수가 있나.

▶ 예전부터 노성호를 밀고 있는데, 아직 잘 안 된다. 아직도 포기하지 않았다. NC에서 첫 시즌 때 청백전에서 공을 쳐봤는데, 류현진 공보다도 더 좋더라. 내년에는 더 기대된다. 구창모도 경험도 많이 쌓았고, 좌완에다가 구속도 좋다. 김광현처럼 좋은 투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정수민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왔다. 이번 시즌 막판에 많이 좋아졌다. 장현식도 이제 어느 정도 발전했다. 이 선수들 모두 착실하고 생활이 바르다. 그 점이 더 기대된다.

- 선수로서 마지막 기자회견이다.

▶ 경기 끝나고 선수들에게 웃으라고 했다. 졌지만 그렇게 침울하지 않다. 어린 선수들은 모두 고개를 푹 숙였는데, 그러지 말라고 했다.

■ PS특별취재팀 : 김우종 기자, 김동영 기자, 한동훈 기자, 심혜진 기자,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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