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돈 잘버는 콘텐츠" 휘성, 이제는 '리얼슬로우'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7.10.23 12:00 / 조회 : 6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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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휘성 /사진제공=리얼슬로우컴퍼니


"리얼슬로우라는 이름으로 활동 이름을 바꾸려고 했는데 안 된대요. 사람들에게 휘성이라는 이름이 잊혀질 수도 없고요."

특유의 환한 미소는 여전히 인상적이었다. 새로운 독립 레이블과 함께 홀로서기를 이어가는 것에 대한 기대감 속에 가수 휘성(35)은 지난 20일 서울 청담동 모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많은 이야기를 전했다.

휘성의 활동이 한동안 뜸했던 건 다 이유가 있었다. 휘성은 지난 2016년 1월 전 소속사인 YMC엔터테인먼트와 결별한 이후 새 출발을 모색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여러 기획사를 거쳤지만 휘성과 인연을 오래 가져갈 회사는 결국 없었고 휘성은 스스로 회사를 차리기로 마음을 먹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다.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았다. 가수 한 명에 매니저 한 명. 그리고 60평짜리 작업실 하나가 리얼슬로우컴퍼니라는 새 독립 레이블 재산의 전부였다. 그래도 휘성은 "(회사 운영이 잘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재미가 있지 않을까요?"라고 되물으며 남다른 기대감을 내비쳤다.

"전 그저 과정이 궁금했어요. 음악의 유통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방송 스케줄이 어떻게 잡히는지 등이요. 지금은 제가 혼자서 모든 걸 다 하고 있어요. 재무 관리도 직접 하고 의상도 직접 얻어오고 사람들도 만나서 가격 흥정도 하고요. 아직까지는 (회사 운영에 대한) 감이 잘 안 오긴 해요. 그래도 그것에 대한 두려움을 미리 갖고 싶진 않아요."

여러 회사를 거치면서 자신과 딱 맞는 회사를 만나지 못한 듯 보였다. 기자의 이 말을 들은 휘성은 이렇게 대답했다.

"제가 회사 나간다고 하면 당연히 안 좋아하죠. 전 돈을 잘 벌어오는 콘텐츠였으니까요. 그럼에도 회사를 나간 이유는 분명했어요. 전 소속사인 YMC엔터테인먼트와도 잘 마무리했고 대표님과도 지금까지 연락하고 있고요."

휘성이 리얼슬로우컴퍼니 설립을 준비하며 걸린 기간은 1년 7개월 정도였다. 휘성이 대중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 못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휘성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당장 되는 일들은 모두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될 수 있으면 후배 가수들도 영입하고 싶고요. 물론 지금으로선 쉽지는 않죠. 회사를 이끌어가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정말 생활력이 강하신 분들 보면 자기 직업에 몰입해서 일하시잖아요. 정말 닮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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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휘성 /사진제공=리얼슬로우컴퍼니


한편 휘성은 23일 낮 12시 주요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신곡 '아로마'(Aroma) 음원을 발표했다. '아로마'는 휘성이 자신의 독립 레이블 리얼슬로우컴퍼니를 설립한 이후 처음 발매하는 음원.

'아로마'는 슬로우 템포의 R&B 장르 트랙. 슬로우잼 스타일을 기반으로 과하지 않은 보컬과 화려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사운드가 인상적이었다. '아로마'는 엠넷 '쇼미더머니6'를 통해 존재감을 나타낸 래퍼 해쉬스완이 랩 피쳐링에 참여하며 귀를 기울이게 했다.

휘성은 아는 지인을 통해 직접 해쉬스완에게 랩 피쳐링 제안을 했고 해쉬스완 역시 흔쾌히 제안에 응했다고 말했다.

"해쉬스완만의 삶이 느껴지는 톤과 플로우가 있어요. 해쉬스완은 자기 영역에 대한 무언가가 뚜렷해요. 자신의 주관을 가지고 하는 랩이 정말 멋있었고 영리했어요. 같이 작업을 해보고 싶었죠. 뮤직비디오 감독님을 통해서 해쉬스완 연락처를 알고 제안을 했어요."

휘성은 해쉬스완 이외에도 이센스, 창모, 킬라그램, 사이먼 도미닉 등과도 향후 음악 협업을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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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휘성 /사진제공=리얼슬로우컴퍼니


휘성은 이번 신곡 컴백을 통해 실험적이지 않은, 자신만의 방향성을 확실하게 드러내는 모습을 보였다. '아로마' 속 휘성의 보컬은 미성에 더욱 가까웠다. 과거 대중이 기억하던, 파워풀한 창법의 휘성이 아니었다.

휘성은 '아로마'에서 자신의 파워풀한 창법을 없애기로 한 것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흑인 음악이 반드시 보컬이 중심이 되는 건 아니니까요. '아로마'를 통해서 보컬을 리듬으로 표현하고 리듬으로 이해시키고 싶었어요. 전체적으로 내가 하고 싶었던 음악이 어우러지기 위해서는 이러한 미성 창법이 과감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휘성은 과거 '안되나요'를 필두로 '전할 수 없는 이야기', 'With Me', '불치병', '결혼까지 생각했어', '불면증' 등 다수의 히트곡을 통해 정상급 R&B 가수로 군림해왔다. 휘성이 지르는 특유의 고음과 바이브레이션은 일품이었고 노래방에서도 여러 차례 회자될 만했다. 이 창법은 이후 조세호 등 여러 개그맨들에게서 성대모사로도 소환될 정도였다. 그만큼 휘성의 가요계에서의 영향력은 분명 대단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휘성이었다. 하지만 휘성은 "향수는 향수일 뿐"이라고 답했다.

"처음 노래를 발표한 이후 대중이 느낀 만족을 지금 다시 재현하는 것은 힘들 것 같아요. 그때의 나는 이제는 있을 수 없기 떄문이죠. 제가 부른 노래에 대해 대중이 느꼈던 각각의 느낌이 있고 그 느낌들이 모여져서 (공감과 입소문으로 이어져) 나를 향한 인기로 이어지게 됐는데 만약 그것에 대한 니즈가 지금도 많이 있다면 이에 부응해서 무언가를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솔직히 나의 새로운 모습을 찾고 싶은 마음이 더 커요."

휘성은 이제 과거의 인기를 뒤로 하고 새로운 무언가를 추구하기 위해 새롭게 출발선에 섰다. 앞으로 휘성이 리얼슬로우컴퍼니를 이끌고 보여줄 음악성이 무엇이 될 지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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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근 | sgyoon@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가요 담당 윤상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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