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MLB산책] WS매치업..'막강' 다저스 vs '저력' 양키스?

장윤호 기자 / 입력 : 2017.10.20 08:17 / 조회 : 4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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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월드시리즈를 향한 마지막 1승을 챙길 것으로 기대되는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의 양대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가 피니시라인으로 치닫고 있다.

내셔널리그(NLCS)에서는 LA 다저스가 시카고 컵스에 3연승 뒤 4차전을 패해 시리즈 싹쓸이를 놓쳤지만 여전히 3승1패로 앞서 있어 오늘(한국시간 20일)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나서는 5차전에서 승리하면 1988년 이후 29년 만에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하게 된다. 물론 5차전에서 지더라도 주말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6, 7차전 중에서 1승만 거두면 월드시리즈 티켓을 얻는다. 컵스가 3연패 뒤 반격의 1승을 거뒀다고 하나 아직도 대세는 다저스 쪽에 머물고 있다.

아메리칸리그(ALCS)에서는 뉴욕 양키스가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2연패 뒤 3연승을 거두고 주도권을 잡은 모양새다. 비록 6차전과 7차전(휴스턴이 6차전을 이길 경우)이 모두 휴스턴에서 펼쳐지고 특히 6차전에선 2차전에서 삼진 13개를 쓸어담으며 5안타 1실점 완투승을 거둔 우완 에이스 저스틴 벌랜더가 휴스턴 선발로 등판하지만 그럼에도 시리즈 전체의 저울추는 이미 양키스 쪽으로 기운 느낌이다. 5차전에서 그동안 양키스 킬러로 군림해오던 휴스턴의 좌완 에이스 달라스 카이클마저 무너뜨리고 홈에서 3~5차전을 싹쓸이한 양키스의 기세가 전체적으로 휴스턴을 압도하고 있다. 반환점을 돌아 결승선을 향해 가는 두 LCS를 점검해본다.

■ALCS

디비전시리즈에서 나타났던 양키스의 저력이 다시 빛을 발하고 있다. 정규시즌 102승을 올린 AL 최고의 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상대로 한 5전3선승 시리즈에서 1, 2차전을 모두 패했을 때만 해도 양키스가 살아남으리라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양키스는 압도적인 피칭과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3~5차전을 휩쓸고 LCS에 진출했다. 이어 시즌 101승의 팀 휴스턴을 상대로도 적지에서 벌어진 첫 두 경기에서 카이클과 벌랜더에 눌려 단 1점씩을 뽑는데 그치며 연패했으나 안방 양키스타디움에 돌아와선 투수진이 휴스턴 타선을 완전히 잠재우면서 타자들도 찬스 때마다 적시타를 뿜어내 3연승을 거두며 완전히 시리즈 주도권을 거머쥐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양키스의 저력은 특히 막강한 투수력과 찬스를 놓치지 않는 타자들의 놀라운 집중력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특히 양키스 투수진은 올해 득점과 안타, 타율, 출루율, 장타율에서 모두 메이저리그 1위에 오른 휴스턴의 막강 타선을 완벽하게 압도하고 있다. 휴스턴 타자들은 첫 5경기에서 단 22안타로 9점을 뽑는데 그쳐 팀 타율 0.147과 경기 당 1.8득점에 그치고 있다. 1, 2차전에선 단 2점씩만을 뽑고도 카이클과 벌랜더의 역투 덕에 모두 승리를 따냈지만 뉴욕에서 벌어진 3경기에선 합계 5득점에 그치며 전패했다. 휴스턴은 뉴욕에서 얻은 5점 중 4점을 4차전에서 뽑았지만 그 경기마저도 역전패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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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전 5-0 완승을 거둬 2연패후 3연숭한 양키스 선수들. /AFPBBNews=뉴스1


사실 아롤디스 채프먼과 데이빗 로벗슨, 토미 캔리 등이 이끄는 양키스 불펜이 탄탄한 것은 이미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바이지만 다나카 마사히로, 루이스 세베리노, CC 사바티아, 소니 그레이 등 양키스 선발진이 막강 휴스턴 타선을 이렇게 효과적으로 틀어막을 것이라곤 생각하기 힘들었다. 양키스 선발투수들은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클리블랜드에 8-9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이후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75에 WHIP 0.80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올리고 있다. 상대가 휴스턴과 클리블랜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수치다. 양키스는 지난 3경기에서 휴스턴 타선을 모두 4안타 이하로 묶었는데 이는 양키스 포스트시즌 역사에서 돈 라슨이 월드시리즈 역사상 유일한 퍼펙트게임을 던진 1956년 월드시리즈 이후 단 두 번째다.

눈부신 피칭에 못지않게 돋보이는 것이 양키스 타선의 집중력이다. 양키스 타자들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팀 타율은 0.218에 그쳐 5개 AL 포스트시즌 팀 중 클리블랜드(0.171)에 이어 끝에서 2등이다. 하지만 홈런 수는 15개로 2위 휴스턴(9개)를 압도하고 있고 50득점도 단연 최고다. 이처럼 낮은 타율에도 불구,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는 것은 그만큼 찬스를 놓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양키스는 이번 ALCS에서 2사후 주자가 득점권에 있을 때 타율이 무려 0.421에 달한다. 경기 도중 상대팀의 사기를 꺾어놓는데 투아웃 적시타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키스가 얼마나 효율적인 야구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NLCS

다저스가 왜 정규시즌 104승을 올린 팀인지를 보여주고 있는 시리즈다. 디펜딩 월드시리즈 챔피언을 상대로 클래스의 차이를 보여주며 시리즈를 압도해가고 있다. 컵스가 비록 4차전을 따내 승부를 연장시키긴 했지만 3연패 뒤 4연승의 기적을 꿈꾸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 분명히 드러난 매치업이다.

이번 시리즈 첫 4경기에서 컵스는 총 7점을 뽑았다. 경기당 1.75득점이다. 그리고 이 7득점은 홈런 6개로 뽑아낸 것이다. 1차전에서 알버트 알모라 주니어가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상대로 투런홈런을 친 것을 빼면 모두 솔로홈런들이다. 유일하게 승리를 거둔 4차전에선 다저스의 4선발 알렉스 우드를 상대로 솔로홈런 3방으로 3-2 승리를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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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 6연승 질주의 강력함을 보여주었던 LA 다저스./AFPBBNews=뉴스1


홈런은 당연히 좋은 것이지만 찬스를 살려 집중타로 점수를 뽑아내지는 못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어쩌다 터지는 큰 것 한 방이 없다면 점수를 뽑지 못한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컵스 타선은 이번 NLCS에서 타율 0.163, 출루율 0.234, 장타율 0.519에 그치고 있다. 특히 4경기에서 단 4개의 볼넷을 얻어내는데 그쳤는데 다저스가 무려 26개의 볼넷을 얻어낸 것과 비교하면 비교조차 무색할 지경이다.

특히 다저스 불펜은 컵스 타선을 완벽하게 잠재우고 있다. 컵스가 뽑아낸 6홈런 7득점은 모두 다저스 선발투수를 상대로 얻어낸 것이고 불펜을 상대로는 전혀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7회 이후 컵스의 팀 타율은 0.083(36타수 3안타)이고 볼넷 1개와 몸 맞는 볼 1개를 얻은 반면 삼진은 15번을 당했다. 6회 이전에 리드를 잡지 못하면 역전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상대적으로 다저스 타선은 이번 NLCS에서 팀 타율이 0.217로 그다지 신통치 않은 상황이지만 7회 이후 팀 타율은 0.286(35타수 10안타 3홈런)으로 좋다. 또 볼넷 12개를 얻어내고 삼진은 8번만 당했다. 설사 6회까지 리드를 빼앗긴다고 해도 컵스 불펜을 상대로 충분히 뒤집을 여지가 있다는 말이다. 이미 컵스 불펜은 여러 면에서 취약함을 드러내고 있고 특히 시리즈 4차전에서 2이닝을 던지며 48개의 공을 던진 컵스 마무리 웨이드 데이비스는 5차전에 아예 등판이 불가능하다.

컵스로선 이제 설명할 수 없는 기적의 가능성을 제외하면 이번 시리즈에서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 됐다. 물론 단 1%의 가능성이 종종 현실이 되는 것이 스포츠의 묘미인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 다저스로선 5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는 것이 생각보다 더 중요하다. 끝낼 찬스를 살리지 못하면 무슨 일도 일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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