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이장우 "가수 포기 고민도..팬들 응원 큰 힘"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7.10.20 06:00 / 조회 : 6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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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장우 /사진제공=라망스튜디오


"저를 그리워하는 팬들을 위해 용기를 내서 음원을 내려고 해요."


지난 16일 스타뉴스와 마주한 가수 이장우(44)의 말투는 덤덤했다. 오랜 기간 우여곡절을 겪은 이후 다시 새로운 출발선에 선 이장우에게서 왠지 모를 초연함과 비장함이 동시에 느껴졌다.

이장우. 바로 1990년대를 풍미한, 인기 프로듀서 그룹 015B의 객원 보컬리스트다. 당시로선 획기적인 팀 시스템인 객원 보컬 체제에서 이장우는 자신만의 감성 발라드 보컬로 015B의 얼굴로서 역할을 잘 해냈다.

015B 활동을 통해 대중에 알려지게 된 이장우는 이후 1995년 솔로로 발표한 '훈련소로 가는 길'을 통해 이른바 대박을 쳤다. 앨범 판매량은 100만 장을 넘어섰고 이로 인해 이장우가 소화해야 할 스케줄은 하루에도 10개가 넘었다. 지방 공연은 사실상 전국 투어나 다름없는 스케줄로 소화해야 했고 지방 공연을 마치고 나면 많게는 20만 장이 금방 동이 났다.

탄탄대로를 걸을 것 같았지만 안 좋았던 건강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간 수치는 급격하게 높아져 있었고 스트레스에 불면증까지 보이지 않게 몸 상태는 나빠져갔다. 결국 한 달 동안 응급실 신세를 져야 했다. 안정이 필수적이었다. 그 와중에 이장우는 잡힌 스케줄을 펑크 냈다 자칫 향후 활동에 불이익을 당할 까봐 환자복을 입은 상태로 생방송 스케줄을 소화하고 다시 병원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말 그대로 울며 겨자 먹기였다.


과거를 떠올렸던 이장우는 "다 지난 일이다. 다 내 불찰"이라고 말했다. 이 모든 일련의 과정과 결과를 이장우는 덤덤하게 받아들이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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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장우 /사진제공=라망스튜디오


활동 중단 이후 이장우는 긴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솔로 3집 이후 이장우의 활동은 2004년 손지창과 의기투합한 피닉스 활동, 2014년 김형중, 조성민과 뭉쳐 발표한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이 러브 유 코리아' 활동, 2016년 제이보이스 프로젝트 활동이 전부였다. 이장우는 "사실상 가수 활동은 포기한 상태나 다름 없었다"며 "이래저래 솔직히 더럽고 치사해서 활동을 안 한 것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가수 활동의 기로에 서 있던 순간, 이장우에게 용기를 준 사람은 바로 MBC '일밤-복면가왕'을 연출한 민철기 PD였다. 이후 이장우는 민철기 PD가 새롭게 연출한 tvN 음악 예능 '수상한 가수'를 통해 다시금 대중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민철기 PD가 제게 출연 제의를 하면서 아낌없는 조언을 많이 해줬어요. 결과적으로 '수상한 가수' 출연을 통해 가수 활동 재개에 대한 용기를 낼 수 있었어요. 사실 이 프로그램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만 해도 괜히 프로그램에 누가 될까봐 출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경연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는 건 제게 큰 문제가 아니었고요. 그럼에도 민철기 PD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저를 반겨줬어요. 민철기 PD 덕분에 가수 활동 재개에 있어서 많은 용기와 희망을 얻었던 것 같아요. 민철기 PD는 정말 제게 고마운 사람이고 은인이에요."

'수상한 가수'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이장우는 데뷔 20년 만에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솔로 음원 '나쁜 놈이다'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장우는 이와 함께 최근 자신의 근황에 대해 주방용품 브랜드 사업도 활발히 하고 있다. 이 브랜드는 지금 백화점에도 입점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장우는 '나쁜 놈이다'를 소개하며 "한 여자를 지켜주고 싶지만 그러지 못한 채 헌신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자신을 욕하며 사랑하는 이에게 고맙고도 미안한 마음을 표현한 발라드 트랙"이라고 밝혔다.

"'나쁜 놈이다'는 1990년대 느낌의 스탠다드 발라드 곡이에요. 사운드도 비어 있는 느낌이 날 정도로 제 목소리만으로 승부하고 싶었어요."

이장우는 "나를 가수로서 좋아했던 사람들을 위해 인간 이장우로서 내 매력을 선보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장우는 '나쁜 놈이다' 관련 활동에 대한 질문에 "나와 깊은 인연이 있는 유희열이 진행하는 '유희열의 스케치북'과 항상 옆에서 도움을 주는 김창렬이 진행하는 '김창렬의 올드스쿨'은 꼭 출연해서 내 신곡을 발표하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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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장우 /사진제공=라망스튜디오


한편 이장우는 솔로 활동과 함께 자신이 몸담은 015B 활동도 겸해 팬들 앞에 선다. 이장우는 오는 21일 서울 KBS 아레나에서 015B의 팀 결성 27주년 기념 공연 '홈커밍'(Homecoming)을 개최한다. 좌석 규모는 3000명~4000명 정도이고, 총 1회 공연을 통해 2시간 동안 총 20여 곡의 015B 음악을 팬들에게 선사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015B가 발표하는 깜짝 신곡도 처음 공개된다.

"솔직히 015B가 언젠가 공연을 할 것이라는 생각을 잘 하진 않았어요. 멤버들끼리 자주 뭉쳤던 것도 아니었거든요. 그래도 아직 많은 사람들이 015B를 잊지 않고 많이 기억해주셨고 가요계 후배들도 여러 차례 015B의 곡들을 리메이크하고 재해석해줬어요. 결국 사람은 변해도 음악은 변하지 않고 남아 있게 된다는 걸 느낄 수 있어서 참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015B 객원 보컬 이장우'라는 수식어는 변함없이 기억에 남게 된다는 것도 역시 너무 좋고요."

이장우는 마지막으로 앞으로 팬들에게 선사하고 싶은 음악에 대해 말했다.

"평양냉면처럼 밋밋하지만 다시 떠올리게 만드는, 나도 모르게 '좋다'고 느끼고 찾게 되는 그런 음악을 선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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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근 |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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