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오재원, 일촉즉발 상황서 왜 '감정 자제' 요청했을까

PS특별취재팀 김우종 기자(잠실) / 입력 : 2017.10.19 06:00 / 조회 : 4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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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두산 김재호가 사구로 출루하며 화를 내자 오재원이 NC 선수단 쪽을 향해 자제하도록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일촉즉발의 순간. 두산 오재원은 앞장서서 선수들의 감정 자제를 요청했다. 오재원의 신속한 행동이 이어지면서 더 큰 감정싸움은 벌어지지 않았다.

두산 베어스는 18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NC 다이노스와의 '2017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2차전에서 17-7 역전승을 거뒀다. 두 팀은 1승씩 나눠가진 채 발걸음을 마산으로 돌렸다. 플레이오프 3차전은 하루 휴식 후 오는 20일 오후 6시 30분 창원 마산구장서 열린다.

화끈했던 화력 대결만큼이나 양 팀 선수들의 기세 대결 또한 뜨거웠다. 두산은 4-6으로 뒤지고 있던 6회 최주환이 만루홈런을 터트리며 8-6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사실상 이날 승기를 잡은 순간이었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두산은 계속해서 민병헌이 사구로 출루한 뒤 박건우가 좌전 적시타를 터트렸다. 김재환이 우월 스리런 아치를 그리며 12-6까지 달아났다. 두산의 쐐기포였다.

NC 나성범이 7회초 솔로포로 한 점을 만회한 가운데, 7회말 두산의 공격. 1사 후 오재원이 2루수 방면 내야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이어 초구에 2루 도루, 2구째 3루 도루를 연달아 성공시킨 뒤 허경민의 우월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후속 조수행도 안타를 치며 두산은 1,3루 기회를 이어갔다. 다음 타자는 김재호.

김재호가 번트 모션을 취하는 순간이었다. 투수 최금강이 김재호의 상체 쪽에 가깝게 공을 붙였다. 투구는 김재호의 왼쪽 가슴 쪽을 강타했다. 침착한 김재호도 순간 배트를 땅으로 내던지며 화를 냈다. 김재호가 최금강을 노려봤고, 양 팀 선수들 일부가 그라운드 위로 나왔다. 일촉즉발의 순간이었다.

그런데 바로 이때였다. 두산 벤치서 한 선수가 그라운드 위로 가장 빨리 나왔다. 그는 대기 타석 너머까지 성큼 나와 상대 벤치를 향해 무언가 진정시키는 제스처를 취했다. 양 손을 아래로 향하며 감정 자제를 요청하는 모습이었다. 이번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두산의 임시 주장으로 선임된 오재원이었다.

오재원의 제스처는 다소 큰 편이다. 그래서 종종 오해를 받기도 한다. 이날 경기서도 자칫 상대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날 오재원은 행동으로 경기에 대한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줬다.

그는 이번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말을 생략한 채 행동으로 솔선수범하고 있다. 사실 만약 이때 벤치클리어링 사태가 벌어졌다면 오히려 NC에 흐름을 넘겨줄 수도 있었다. 이미 두산은 6점 차로 앞서 상대의 항복 선언을 받아내는 과정이었다.

따라서 괜히 불필요하게 충돌해 감정을 소모하는 것보다는, 최대한 두산 쪽으로 넘어온 흐름을 유지하면서 경기를 마무리 짓는 게 유리해보였다. 오재원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결국 오재원이 앞장서 나서면서 더 이상 큰 불상사 없이 양 팀의 신경전은 마무리됐다.

이날 오재원은 그라운드 안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수비가 좋았다. 4회엔 박민우의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낸 뒤 1루로 뿌려 아웃시켰다. 6회에도 모창민의 타구를 잡아 더블플레이로 연결했다. 오재원의 호수비로 경기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고, 결국 두산은 승리했다. '두산의 캡틴' 오재원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가을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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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


■ PS특별취재팀 : 김우종 기자, 김동영 기자, 한동훈 기자, 심혜진 기자,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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