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강요 당하는 여성의 희생이 의미하는 것은?

[리뷰]마더!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7.10.19 10:45 / 조회 :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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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포스터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마더!'는 종교 영화였을까.


어느 날 한 부부의 집에 낯선 남자(에드 해리스)가 찾아온다. 아내(제니퍼 로렌스)는 남편(하비에르 바르뎀)이 늦은 밤 낯선 남자를 집에 들이는 것도 모자라 잠까지 자고 가라는 친절이 내심 못마땅하다.

아내는 남편의 행동을 과잉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상황들을 받아들인다. 심지어 남자의 아내까지 집 안으로 들이게 된다. 제발 여기서 멈추기를 바라는 아내였지만 남편의 친절은 막지 못한다. 이유인즉, 작가인 남편이 창작에 낯선 이들과의 만남이 영감을 떠오르게 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아내는 이 모든 것을 감수하지만 분노는 계속 쌓이게 된다. 그러나 그녀의 분은 결국 터지고 만다. 남자의 둘째 아들이 집에서 사고를 당하고, 그들의 조문객들이 찾아와 집안을 망가뜨리기 때문이다. 화재가 있던 집의 곳곳을 수리, 자신의 손으로 꾸몄던 것을 망쳐버리는 것에 감정을 폭발시켰던 것. 그 일로 사람들을 모두 내쫓고, 이전처럼 남편과 함께 하는 평화의 시간을 갖게 된다. 여기에 둘의 아이까지 잉태하는 기쁨까지 얻게 된다.

행복한 시간이 이어지던 중 또 다시 낯선 이들이 집을 방문한다. 어떻게 알고 온 것인지 모를 일이다. 남편의 새 작품에 감동했다는 사람들이 찾아온 것인데, 끊임없이 찾아오는 이들로 인해 아내는 미치기 직전이다. 그래도 남편은 집 안의 모든 것을 내어준다. 광신도 같은 이들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는데, 혼란 속에서 태어난 아이까지 주고 만다. 모든 것을 잃고 만 아내는 다시 한 번 폭발하고 마는데, 앞서 터진 감정보다 더 격렬했다. 광기 어린 이들을 상대하는 아내의 감정은 극단적이었다. 모든 것을 쓸어버리는, 자신이 아꼈던 집이 무너져도 개의치 않았다.


'마더!'는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는데 그 중 눈에 띄는 것는 '희생'이다. 특히 아내로, 엄마로 사는 여성의 희생이다. 여성을 대표하는 인물이 바로 아내이며, 의도치 않게 모든 것을 내어주는 희생자가 된다. 마치 자연이 인간에게 끝없이 작은 것까지 내어주듯이 말이다. 일반적인 희생으로 이해한다면 어렵겠지만 '종교 영화일까?'라는 생각으로 영화에 접근한다면, 남편과 아내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낯선 방문자들에 대한 이해가 가능해진다.

'마더!' 큰 틀을 성경을 모티브로 만들었다는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의도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아내가 하는 희생은 남편을 통해 시작된다. 남편을 신으로 가정하면, 아내는 그의 뜻에 불만을 품으면서도 사랑과 믿음이라는 신념에 따르는 존재가 된다. 신을 믿는 인간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희생의 과정이 혼란스럽고, 당하는 자에게는 잔인한 상황이지만 종교적 신념에 따르면 이해 가능하다.

또한 "준다고 했으니 가져간다"는 방문자들의 말에서는 이기적인 현실의 인간을 고스란히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허락했으니, 내 마음대로 가져가겠다는 모습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인간의 모습이었다.

여기에 자신의 아기까지 내어주면서 희생의 끝을 보여준 여자이지만, 그래도 남편에 대한 믿음과 사랑은 신을 향한 인간의 믿음이지 않았을까 싶다.

'종교 영화일까'를 '종교 영화'라고 한다면 '마더!'는 받아들이기 쉽지만, 이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확실히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문제작이긴 문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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