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TV]'이번생은 처음이라', N포세대식 계약결혼의 예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10.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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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번 생은 처음이라' 화면 캡처


이민기와 정소민의 2017년식 계약 결혼이 묘한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17일 오후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는 서울을 떠나려던 윤지호(정소민 분)의 프러포즈를 받아들인 남세희(이민기 분)가 착착 계획을 진행시키는 모습이 그려졌다 .


남세희의 프러포즈를 한 차례 거절했던 윤지호는 고향 집으로 가기 직전 남세희에게 결혼을 하자고 역 프러포즈를 했다. 남세희는 알았다고 이를 승낙했다. "혹시 저를 좋아하십니까"라고 묻는 남세희에게 윤지호는 당연히 "아니오"라 답했다. 사랑 없는, 담담한 결혼식이었지만 둘 모두 서로를 원했다. 남세희는 깔끔하고 똑 부러진 세입자가, 윤지호는 보증금 없는 월셋집이 필요했다. 수많은 드라마에서 여러 종류의 계약 결혼, 계약 연애를 그려냈지만 이 21세기 청춘의 짠내 나는 계약결혼은 '수지타산 로맨스'라는 설명이 붙어 주목받고 있다.

동갑내기 두 친구에 비춰 윤지호의 계약 결혼은 어쩌면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결혼해 엄마가 되는 게 꿈이었지만 5년째 연애에 2년째 동거 중인 양호랑(김가은 분), 사장님이 꿈이었지만 사장님이 부르면 달려가야 하는 회사원 우수지(이솜 분)의 이야기도 등장했다. 로맨스라곤 눈곱만치도 없는, 그렇다고 음모나 야심 또한 눈곱만치도 없는 윤지호 남세희의 덤덤한 계약 결혼은 처음부터 결혼에 대한 기대 따위 없었던 두 사람에게 '필요' 자체다.

"사랑해서 결혼하는 건 금수저들이나 하는 의식"이란 윤지호의 내레이션은 N포세대라 자조하는 또래 젊은이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물론 드라마가 곧 현실은 아니지만 충분히 그럴법한 이야기가 드는 '이번 생은 처음이라'. 세상이 나아질 리 없기에 내 삶이 이전 사람들의 삶보다 나아질 리 없다는 체념은 씁쓸하지만 냉혹한 현실 판단처럼도 보인다. 처음 살아보는 이번 생에서 두 주인공이 어떤 것들을 마주하게 될지 더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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