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경수가 까까머리로 100억 '스윙키즈' 얼굴된 속사정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7.10.17 10:04 / 조회 : 27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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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호,오정세,강형철 감독,박혜수, 도경수/사진제공=NEW


도경수의 도전이 시작됐다.

17일 배급사 NEW는 '스윙키즈'가 강형철 감독과 도경수 박혜수 오정세 김민호 등과 함께 지난 11일 무사 촬영을 기원하는 고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어 18일부터 1만평 규모의 삼척 오픈세트에서 촬영을 시작해 대장정에 돌입한다고 전했다.

기획부터 마침내 촬영에 들어가기까지, 결코 쉽지 않았다. 그 중심에는 도경수가 있었다.

'스윙키즈'는 1951년 한국전쟁 중 북한군과 중공군 포로를 집단 수용했던 거제 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우연히 탭댄스에 빠져든 북한군 로기수(도경수)와 각기 다른 사연과 꿈을 안고 춤을 추게 된 오합지졸 댄스단 ‘스윙키즈’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창작 뮤지컬 '로기수'로 많은 뮤지컬팬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과 원작이 같다.

강형철 감독이 '과속스캔들'(824만명), '써니'(736만명), '타짜-신의 손'(401만명)에 이어 선보이는 신작이다.

강형철 감독은 당초 '타짜-신의 손' 이후 차기작으로 '로기수' 영화화를 준비했다. 하지만 판권 정리가 난항을 겪으면서 한때 영화화 작업에서 손을 뗐다. 이때 구원투수로 등장한 게 CJ E&M이었다. CJ E&M의 도움으로 판권 정리가 마무리되면서 강형철 감독은 2016년 초부터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이미 시나리오 작업은 거의 마친 상태였기에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듯 했다.

정작 본격적인 난관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주인공 로기수 역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북한군 소년병사 역이다. 젊은 배우여야 했다. 그 배우가 100억원이 넘는 영화의 얼굴이 돼야 했다. 여러 배우들이 물망에 올랐지만, 강형철 감독과 투자배급사 간 이견은 좀처럼 좁혀들지 않았다.

강형철 감독은 '과속스캔들'의 박보영', '써니'의 심은경 강소라 등 신예 배우들로 흥행에 성공한 전력이 있다. 그럼에도 100억대 영화는 다르다는 말들이 난무했다. 너무 위험하다는 말들이 많았다.

그런 말들 속에서 강형철 감독은 도경수를 '스윙키즈' 주인공 로기수로 낙점했다. 도경수는 2014년 '카트'를 시작으로 '순정' '형' 등으로 배우로서 입지를 다져왔다. 그럼에도 아이돌그룹 엑소로, 아무리 K-팝스타로 유명해도, 100억대 영화를 책임지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강형철 감독은 승부수를 던졌다. 정말 승부수였다. 자칫 투자가 어그러질 뻔 했다. 영화 제작이 무산될 뻔 했다. 결국 투자사가 NEW로 바뀌었다. 도경수가 이미 지난 5월에 캐스팅이 됐지만 10월에서야 촬영에 들어가게 된 건, 이런 속사정들 때문이다.

강형철 감독은 기자에게 "예산이 큰 영화일 수록 확실한 적역이 필요하다"며 "도경수를 만나는 순간부터 더 없이 확신을 가졌다"고 말했다. 강 감독은 "도경수를 보는 순간, 시나리오에서 튀어나온 것 같았다"며 "도경수가 마치 이 영화를 찍으려고 이렇게 행보를 걸어왔나 싶었을 정도"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칭찬은 강형철 감독, 스스로의 선택에 대한 확신 같았다.

강형철 감독은 "'스윙키즈'는 한국에서 보기 드문 춤 영화"라면서 "연기력이 있는데다 소년과 청년 사이의 인물인 동시에 춤을 잘 춰야 했다. 그런 점에서 도경수는 운명 같다"고 토로했다.

박혜수가 합류했다. 박혜수는 '스윙키즈'에 전쟁통에 아버지를 잃고 온 가족을 부양하는 당찬 소녀로 영어와 중국어에 능통해 댄스단 통역사로 활약하는 양판래 역으로 출연한다. 쉽지 않았다. 박혜수는 그즈음 JTBC '청춘시대2' 출연제안을 받은 상태였다. 박혜수는 고심 끝에 '스윙키즈'를 택했다. 당시만 해도 '스윙키즈'는 8월부터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청춘시대2' 촬영일정이 겹칠 듯 했다. 이렇게 '스윙키즈'가 산고를 겪을지 몰랐다. 자칫 '청춘시대2'도 '스윙키즈'도 다 물거품이 될뻔 했다.

그렇게 '스윙키즈'는 어쩌면 무모한 도전 끝에 출발한다.

NEW는 일찍이 임시완을 얼굴로 '오빠생각'에 100억원 가까운 돈을 투자했다. 애니메이션 감독 연상호가 만들겠다는 좀비영화 '부산행'에 80억원이 넘는 투자를 강행했다. '오빠생각'은 흥행에 실패했고, '부산행'은 천만 관객을 동원했다.

NEW는 도경수로 '스윙키즈'라는 승부수를 다시 던졌다.

도경수는 저간의 사정을 익히 알고 있다. 도경수는 투자사가 바뀌는 진통 가운데서 묵묵히 탭댄스를 연습했다. 5개월 동안 묵묵히 연습장을 찾았다. 촬영에 들어가게 되자 주저 없이 머리를 밀었다. 아이돌로선 쉽지 않은 일이다. 이제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여러 사람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입증하는 것 밖에 없다.

16일 도경수가 신하균과 호흡을 맞춘 영화 '7호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도경수는 '7호실'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 타투를 했다고 했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 노력할 수는 없다"는 내용이라고 했다. 그는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래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좌우명은 "이만큼이 있으면 저만큼이 있다"라고 했다.

'스윙키즈' 저간의 사정을 살피면, 도경수의 말이 남다르다.

도경수와 올 초 어느 장례식장에서 만났다. 그는 "자꾸 어두운 역을 맡게 되는데 밝고 명량한 또래 같은 모습을 연기하고 싶다"고 했다. 도경수가 그 말 뒤에 선택한 영화가 바로 '스윙키즈'였다.

도경수가 품은 뜻이 '스윙키즈'에서 어떻게 펼쳐질지, 강형철 감독과 NEW의 선택이 또 한 번 '과속스캔들'과 '써니' 같은 결과를 낼지, 도전은 시작됐다. '스윙키즈'는 내년 개봉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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