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제이 "前매니저 사건, 많은 걸 배웠어요"(인터뷰①)

[이 가수, 만나고 싶었습니다]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7.10.17 10:30 / 조회 : 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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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크라운제이 /사진=임성균 기자



스타뉴스에서 특별한 '스타들'을 모십니다. 한 때 잘 나갔다가 지금은 대중의 기억에서 다소 잊혀졌거나, 지금도 잘 나가고 있지만 생각보다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가수, 작곡가, 안무가, 기획사 대표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스타들을 스타뉴스가 직접 마주했습니다.

6번째 인터뷰에서는 다시 래퍼와 마주했습니다. 해외파 출신이자 본토 힙합을 기반으로 한 카리스마 랩으로 주목을 받았고,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활약이 더해져 스타덤에 올랐지만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리며 잠시 대중의 시선에서 멀어졌다죠. 그럼에도 공백 기간 동안 쉬지 않고 음악 작업을 계속 해옴과 동시에 역시 예능을 통해 대중 앞에 선 래퍼입니다. 예전만큼의 화제성은 아니지만,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그리고 패션 사업도 운영하며 바쁜 나날들을 이어가고 있는, 크라운제이(38, 김계훈)입니다.




▶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래퍼. 14세 때 미국 유학 이후 흑인음악에 관심.


▶ 2006년 정규 1집 'One & Only'로 가수 활동 시작.

▶ 2008년 MBC '우리 결혼했어요' 출연으로 큰 인기. 서인영과 '개미부부' 호흡.

▶ 2010년 사건 사고에 연루돼 연예 활동 중단.

▶ 2015년 'LIFE OF LUXURY ONLY'로 활동 재개.

▶ JTBC '님과 함께2-최고의 사랑'으로 서인영과 가상 부부 재회, 논란 속 하차.

▶ 현재 플라이보이엔터테인먼트와 패션 브랜드 'LOLO' 운영.

▶ 자신의 사건, 사고 관련 심경을 담은 신곡 'Trust Nobody' 음원 발표


- 요즘 잘 지내시죠. 많이 바쁘신가요.

▶네. 음악 작업도 하면서 옷 디자인에도 신경 쓰느라 바빴죠. 신곡을 발표하면서 지난 13일부터 제 인스타그램을 통해 '4마디 Friday'라는 캠페인을 시작했어요. 무반주든 제 음악에 얹든 자신만의 랩을 선사해서 매주 금요일마다 우승자를 뽑아 제가 선물로 옷도 주고 개성 있는 래퍼들로 하여금 우열을 가리게 하는 미션이죠. 이후 4주 마다 각 우승자들을 모아 왕중왕전을 통해 'KING or QUEEN'(최종 우승자)이 뽑히면 제 다음 곡 피쳐링 기회를 주거나 제 소속사 아티스트가 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자는 취지로 시작하게 됐어요.

- 그렇군요. 신곡은 4월 발표한 'Pull Up' 이후 6개월 만이네요.

▶그렇습니다. 음악적으로는 1970년대 재즈 스타일 음악을 샘플링으로 활용했고 나스, 우탱클랜 등 동부 힙합을 대표하는 레전드들의 목소리도 입혔죠. 우리나라에서도 알아주는 힙합 DJ인 DJ 니들의 연락을 받고 작업을 함께 했어요. 스크래치로 후렴구를 완성하고 제가 부른 랩 뒤에 소울 느낌이 강한 여성 보컬도 샘플링으로 함께 얹었어요. 어려운 작업이었죠.

- 가사 내용이 의미심장한 것 같아요.

▶가사는 6~7년 전 제가 겪었던 사건, 사고에 대한 심경을 담았어요. 저를 지지해주는 팬들과 가족들, 그리고 친구들에게 미안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고 당시 상황이 어떠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담았어요. 교훈적인 메시지도 담겨 있어요. 30대가 아닌, 어린 친구들에게는 형으로서 오빠로서 인생 선배로서 저만의 조언을 하고 싶었어요. 솔직히 이 가사를 언급하면서 많이 발가벗겨진 느낌도 들어요. 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기 때문이죠. 그래서 더 특별해요.

- 장르는 요즘 국내 힙합 트렌드와는 약간 다른 느낌도 드네요.

▶요즘은 한국에서 유행하는 힙합 장르가 트랩이라고 하지만 지금은 또 달라졌다고 생각해요. 제가 이 장르가 아닌 뉴욕 힙합 스타일을 선택한 건 오리지널 힙합을 팬들에게 선사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어요. 샘플링이 힙합 음악의 시작이기도 하니까요. 트랩 장르가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데 적합한 장르이긴 하지만 제 이야기를 트랩 장르에 얹을 수는 없었어요. 제 이야기는 뉴욕 힙합 장르에 더 어울렸어요.

- 이 가사는 언제 완성했나요?

▶가사는 예전에 이미 다 완성돼 있었어요. 음악만 최근에 작업을 했고요. 언젠가는 이 가사를 음악으로 만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지금 발표하는 것이 적절하겠다고 생각했어요. 장르 역시 가장 힙합에 가까운 장르가 진심과 같다고 생각했고요.

- 과거 사건, 사고를 언급하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쉽지 않았죠. 그래도 누군가가 그때 과거로 되돌릴 수 있다고 한다면 전 그때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답할 거예요. 과거의 일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는 스스로 무덤을 판다고 말하지만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졌거나 재기를 꿈꾸는 이들에게도 이 음악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요.

- 아무도 믿지 말라는 메시지라. 정말 직설적인 메시지네요.

▶살면서 아무도 믿지 않는 것 역시 자신의 삶을 위한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물론 그 누구도 다 믿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믿을 수가 없는 사람은 절대 믿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누군가를 무조건 믿을 필요도 없다는 생각도 들고요. 제가 믿었던 그 매니저 역시 마찬가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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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크라운제이 /사진=임성균 기자


- 사건에 연루됐던 전 매니저는 크라운제이에게 어떤 존재였었나요.

▶정말 저와 가까웠던, 친형제나 다름없는 존재였어요. 그랬던 그가 제 약점을 이용했어요. 돈 문제로 저를 궁지에 몰게 했어요. 심지어 저로부터 신체적인 피해를 당했다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할 정도였으니까요. 그 매니저는 제가 미국에서 플라이보이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활동을 시작했을 때도 같이 오고 싶다고 해서 미국에서 함께 지낸 동생이었어요. 하지만 사건이 터진 이후 제 무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수비하느라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어요. 그 친구는 결국 사기, 무고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았고 그 이후 저와는 연락이 되지 않았죠.

- 어떻게 보면 가장 친했던 사람과 멀어지게 됐군요.

▶마음이 아팠어요. 저와 모든 것을 함께 했던 친구였기 때문이었죠. 친형제와 생이별을 한 경우라고 봐도 될 것 같아요. 그 친구와의 일 때문에 지금 이렇게 'Trust Nobody'라는 노래가 탄생하게 됐네요. 그 일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어요. 누구를 믿게 되면 결국은 그 누구에게 기대게 되잖아요. 무슨 일을 하더라도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해서 (누군가에게 기대지 않고) 알아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걸 배웠죠. 힘든 시절을 보내며 제 어머니와 하나님이 큰 힘이 돼줬어요.

- 이번 신곡에 대한 주위 반응은 어떠한가요.

▶제가 사건 사고를 겪은 이후 발표한 곡들 중에서 가장 반응이 좋은 것 같아요. 특히 노래를 듣고 많은 사람들이 '슬프다'는 반응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사실 그런 감정을 갖고 쓴 건 아니었거든요. 주위에서 응원도 많이 해주셨고, 몇몇 팬들도 오리지널 힙합 장르에 대해 많이 관심 가져주신 것 같아요. 'Trust Nobody'가 요즘 힙합 스타일이 아닌, 재즈 샘플링이 곁들여진 힙합이고 20대 후반 팬들부터 40대 팬들까지 많이 좋아해주세요.

- 인터뷰②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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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근 | sgyoon@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가요 담당 윤상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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