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부터 문재인 대통령까지..이슈가 달군 제22 BIFF③

[BIFF 중간결산]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7.10.16 07:00 / 조회 :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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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강수연 집행위원장, 김동호 이사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지난 12일 개막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뜨거웠던 첫 주말 일정을 마무리했다. 올 부산영화제는 보이콧 여파 등으로 썰렁했던 지난해와 달리 여러 이슈로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위기의 BIFF, 문재인 대통령 정상화 약속

2014년 '다이빙벨' 상영 이후 부산국제영화제는 위기의 연속이었다. 연이은 감사에 이어 정부 지원금이 큰 폭으로 줄었다.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 등 영화제 초반부터 이끌었던 인사들이 횡령 등의 혐의로 법정 투쟁에 들어갔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부산국제영화제가 올라 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한국영화계는 부산영화제 정상화를 위해 보이콧을 선언했지만, 정상화는 결코 쉽지 않았다. 영화제 기둥이었던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가 지난 칸국제영화제 기간 중 타계하면서 내홍마저 심해졌다. 급기야 영화제 사무국과 갈등으로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김동호 이사장이 이번 영화제를 끝으로 부산영화제를 떠나겠다고 공언하기까지 했다.

이런 위기 끝에 깜짝 이벤트가 벌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부산영화제를 찾은 것. 문재인 대통령은 2012년 당시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 영화제 개막식을 찾았다. 5년 만에 다시 부산영화제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은 영화제 정상화를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부산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부문에 초청된 '미씽: 사라진 여자'를 관람한 뒤 관객과 대화에 참석했다. 이후 영화의 전당을 찾아 "부산영화제가 정치적인 영향 탓에 많이 위축돼 가슴이 아팠다"고 토로했다. 문 대통령은 "부산영화제가 과거 위상을 되찾고 더 권위 있는 영화제로 나아가기 위해 최대한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고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위원장이 농담 삼아 떠난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과연 김 이사장과 강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약속을 뒤로 하고 이번 영화제를 끝으로 떠날지, 아니면 농담 삼아 한 말이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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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부산영화제 뉴커런츠 심사위원장인 올리버 스톤 감독이 북핵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북핵 위기 해법과 와인스타인 성추문 일침

전 세계의 시선을 모으고 있는 북핵 문제에 대한 이야기들이 영화제 초반을 달군 것도 이례적인 일.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인 올리버 스톤 감독은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인정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혔다.

아내가 한국인인 올리버 스톤은 "북한이 갖고 있는 위협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 김정은 입장도, 핵으로 무장하고 있는 것도 이해한다"며 "정말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적대적이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냉전시대에서) 고르바초프가 레이건을 만났듯이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해야 한다"며 "교섭이 필요하고, 중국, 러시아도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대화보다는 군사적인 위협을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상반된 입장을 드러낸 것.

미국을 넘어 전 세계 영화인들에 충격을 준 하비 와인스타인 성추행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마더!'로 영화제를 찾은 대런 아로노브스키 감독은 "관용을 보여줄 수 없는 사건"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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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리와 나카야마 미호가 오픈 토크에서 여배우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시대의 화두는 여성

올해 한국 대중문화 가장 큰 화두는 단연 여성이다. 한국영화도 마찬가지. 여성주의 비평과 함께 여혐 논란이 내내 뜨거웠다. 이런 분위기를 살피는 시선은 올해 부산영화제에서도 이어졌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처음으로 여성 감독 영화로 개막작과 폐막작을 채웠다. 개막작인 '유리정원'은 신수원 감독의 신작에 문근영이 주인공이다. 폐막작 '상애상친'은 실비아 창이 주연과 감독을 맡았다.

이런 가운데 문소리가 13일 오픈토크에 참석해 유쾌하면서도 묵직한 화두를 던졌다. 문소리는 올해 '여배우는 오늘도'로 배우 겸 감독으로 일하는 여성, 그리고 여배우의 삶을 적나라하게 그렸다. 그런 문소리와 '러브레터' 주인공인 일본 여배우 나카야마 미호의 만남은 그래서 눈길이 쏠렸다.

두 사람은 "시간이 지날 수록 여배우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진다"며 공감했다. 한국 뿐 아니라 일본, 어느 나라 영화계나 마찬가지인 것. 부산영화제가 시대와 통하는 화두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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