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겡끼데스까"로 하나 된 BIFF의 문소리X나카야마 미호(종합)

부산=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10.13 16:00 / 조회 : 2065
image
나카야마 미호와 문소리 /사진=김창현 기자

'여배우'보다 '배우'로 불리고 싶은 한국과 일본의 두 대표 배우들이 진솔한 이야기로 해운대의 모래밭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제 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 이틀째인 13일 오후 부산 해운대 비프빌리지 야외무대에서 '여배우, 여배우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일본 배우 나카야마 미호와 배우 문소리의 오픈 토크가 진행됐다.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정재은 감독의 신작 '나비잠'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나카야마 미호는 우리에게 이와이 슌지 감독의 영화 '러브레터'를 비롯해 '도쿄맑음', '사요나라 이츠카' 등 여러 영화의 주인공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일본의 스타 배우다.

또 최근 주연과 각본, 연출을 겸한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는 등 배우이자 감독으로도 폭넓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 문소리는 부산영화제의 대표 행사 중 하나인 오픈토크를 통해서도 나카야마 미호와 함께 부산의 관객들과 만났다.

올해 '나비잠'을 통해 처음으로 부산영화제를 방문한 나카야마 미호는 "이렇게 분위기가 젊고 좋은지 몰랐다. 굉장히 화려하고 기분도 업되는 것 같다"고 웃음지었다.

그녀는 "오겡끼데스까"(건강하신가요)라는 명대사로 아직까지 회자되는 '러브레터'의 여신. 나카야마 미호는 "'러브레터'가 개봉한 지 25년이 됐다. 그런데도 '러브레터'를 보신 한국 분들은 저를 보면 지금도 '오겡끼데스까'라고 인사하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나카야마 미호는 "지금도 '러브레터' 재개봉을 원하는 분들이 있다고 하니 기쁘고 감사하다"며 "'러브레터'가 작년에 대만에서 재개봉했을 때 몰래 가서 본 적이 있다. 만약 한국에서 재개봉한다면 또 한국에 와서 보고 싶다"고 털어놨다.

문소리 또한 '러브레터'를 두고 당시의 아이콘과 같았다는 감상을 전한 가운데, 사회자가 나카야마 미호에게 즉석에서 '오겡끼데스까'라는 '러브레터' 속 대사를 해줄 수 있겠냐고 부탁했고, 나카야마 미호는 그렇다면 '겡끼데스'(건강합니다)라고 대답을 해 달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나카야마 미호는 25년전의 그 목소리로 "오겡끼데스까"라고 인사를 건넸고, 현장에 있던 200여 명의 부산 시민들과 영화팬들이 큰 소리로 "겡끼데스"라고 화답하는 부산국제영화제만의 풍경이 펼쳐졌다.

이 자리에서 문소리는 "고향이 부산이기도 하고 햇수로 산 것은 서울에서 오래 살았지만 저는 이 곳을 많이 그리워 한다. 부산영화제는 설날 추석처럼 영화인으로서 큰 명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고 영화제에 대한 애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문소리는 이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다 한 것 같다. 개폐막 사회도 보고, 배우로도 오고, 오픈토크도 이렇게 한다"며 "영화제를 위해 뭔가를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고, 이런 게 계속 갔으면 좋겠다"고 웃음지었다.
image
/사진=김창현 기자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여배우로 살아가고 있는 두 사람의 진솔한 연기, 배우 이야기였다.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를 통해 배우 문소리의 삶을 웃프게 그려냈던 문소리는 "화려해 보이기도 하는 여배우의 삶이고 문소리라는 사람은 강인해보이기도 하지만 알고보면 순두부같은 면이 있다. 여러 역할에 치이며 한숨짓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지내는 날들을 '여러분처럼 허덕이며 살아요' 하고 담은 영화다"라고 설명했다.

미리 '여배우는 오늘도'를 보고 이 자리에 참석했다는 나카야마 미호는 작품을 칭찬하며 말씀하신 그대로 일본에서도 나이가 들수록 역할이 적어지는 느낌을 받는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나카야마 미호는 "그렇지만 나이가 많아져도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여성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영화가 더 많아져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게 시대 때문인지 사회 시스템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저는 나이를 먹을수록 깊이를 더해가는 배우로 남고 싶다"면서 "잠시 휴식기도 가졌다. 지금까지 3회전 쯤을 한 것 같다. 앞으로도 쭉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문소리는 "여배우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이 정치경제적 상황과 연결돼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는 산업이기도 하니까. 이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구나 생각한다"며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를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여배우들에게 남아있는 것 같다. 너무 배부른 것 보다는 약간 배고플 때가 이런 저런 생각도 하게 되고 더 뛰기도 좋고 더 건강해질 것 같은 마음이다. 그런 마음처럼 할 일도, 더 고민할 지점, 숙제도 더 많이 남아있는 것 같다"고 밝혀 박수를 받았다.
image
/사진=김창현 기자


나카야마 미호는 또한 "일본에서 '여배우'를 '여우'라고 한다. '우'자가 빼어나다는 뜻의 한자다. 빼어난 여성이라는 뜻일 텐데 그 한자가 별로 좋지가 않다. 여배우라고 이야기하기보다는 그냥 배우가 좋다고 생각이 든다. 연기를 하면서 제가 '여자'라고 막 생각하며 연기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를 이어받았다.

문소리는 "'여배우'라는 말에 많은 것들이 요구되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것 말고 이것만 하길 바란다는 느낌도 있다. 거기에만 맞춰야 하나 하는 생각도 한 적이 있다. 영화를 만드는 일원이자 구성원으로서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image
/사진=김창현 기자


  • 페이스북
  • 트위터
  • 라인
  • 웨이보
  • 프린트
  • 이메일
김현록|roky@mtstarnews.com 트위터

스타뉴스 영화대중문화 유닛 김현록 팀장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