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순/사진=홍봉진 기자 |
가수 고(故) 김광석의 부인 서해순 씨가 경찰 소환 조사에 앞서 격앙된 톤으로 억울함을 피력했다.
서해순 씨는 12일 오후 2시께 경찰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에 나타나 이같이 말했다.
서씨는 이날 딸 김서연 양 사망과 관련한 유기 치사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 당한 지 3주 만에 이날 피고발인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딸 사망 의혹 및 저작권 소송 관련 의문점이 조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조사에 앞서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서씨는 딸의 죽음을 10년 간 주변에 알리지 않은 것은 자신의 불찰이고 때문에 오해를 샀지만, 이는 소송과 무관하며 딸 그리고 남편의 죽음과 관련해 의심을 받고 있는 데 대해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이상호 기자가 연출한 다큐멘터리 영화 '김광석'과 관련 "그런 이야기는 이전부터 많아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면 시끄러워지니까 (대응하지 않았다)면서 "영화 홍보 이야기를 하다가 서연이 이야기로 넘어가 타살 이야기를 하시니 정확히 뭘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고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서해순 씨는 이어 "영화가 저를 사회적으로 매장시키고, 딸도 남편도 그렇게 했다는 식으로 하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 저는 사회적으로 활동을 거의 할 수 없을 만큼이 됐다. 저에게 무슨 원한이 있는지 모르겠다. 왜 저의 사생활을 20년 동안 뒷조사하고 그러는지 알고 싶다. 영화에 나온 것도 팩트가 맞는 게 하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상호 기자에 대해 "돈을 벌기 위해 영화를 개봉하고 하는 것이, 그 분의 정신 상태가 정상이신지 의심스럽다"면서 "법적 대응을 하겠다. 그리고 저도 그 분과 관련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법적 대응과는 별도로 이상호씨는 공개 사과를 하시고 제 명예을 회복시켜 달라"고 요구하며 "저도 그 분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어떤 분인지, 언론인은 맞는지, 억울하신 분은 없는지 직접 제작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서해순씨는 또 2007년 숨진 딸 서연 양과 관련해 "서연이의 죽음에 대해 알리지 않은 불찰이 있었지만 나중에 소상히 알리고 싶었던 부분이다"며 "철저히 부검도 했고 학교도 다녔다. 친구들도 학교 생활을 열심히 한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차 "서연이 부분에 대해서 가까운 친지 분들에게 잘못됐다고 알리지 못한 점은 불찰이다. 이런 상황이 오해를 불러 일으켜 죄스러운 마음이 많다"며 "그렇지만 돈 안 아끼고 서연이를 전 세계에 데리고 다니면서 공부시켰고 서연이도 행복하게 지냈다. 하지만 (친가 쪽은) 서연이를 한 번도 돌보지 않고 학비도 준 적 없다"고 주장했다.
서해순씨는 재산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서씨는 "남편이 무명일 때 회사에서 돈 벌고 그만큼 남겨 드리고 제 역할을 했다"면서 "그런데 남편도 없고 애도 없는 상황에 마치 돈이나 쓰고 다니고 해외에서 부동산 사고 호화생활을 하는 것처럼 됐다"면서 "저는 강남에 아파트나 빌딩이 없다. 해외부동산도 없다"며 "서연이가 그렇게 된 이후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작권료가 100억이니 200억이니 하지만 98년도 500만원 나왔고 7~8년 간은 1년에 500~600만원 밖에 안 나왔다"며 "가게 팔고 와서 음반 정리 좀 하려고 왔더니 뮤지컬 등등을 하고 싶어 하신 분들 연락이 와서 권리가 있으니 대응한 것 뿐이다. 그분들이 알아서 제작해 돈 벌고 하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서해순씨는 이 자리에서 "거짓이 있으면 여기서 할복 자살을 할 수도 있다. 나는 하나도 잃을 것이 없는 사람이다"라고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저는 최선을 다해 서연이를 키웠다. 그런 부분에 의혹이 있으시면 유학, 병원 등 관련 기록이나 모든 것을 가지고 있으니 다 제출하겠다"며 성실하게 경찰 조사를 받겠다고 다짐했다.
또 억울함을 재차 피력하며 "저는 김광석씨와 이혼을 하겠다. 인연을 끊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그런 사례도 있다고 들었다. 저는 혼자 제 이름으로 살고 싶다. 누구랑 결혼하는 것도 없을 것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나는 남의 힘으로 살아온 사람이 아니다"라며 "억울한 부분이 많다. 나라에서 얼마나 저를 보호해 주는 지 알고 싶다"고 덧붙인 뒤 경찰 조사를 받으러 떠났다.
이날 서씨는 지각 소동을 빚기도 했다. 그는 오후 1시 경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을 계획이었으나, 집 앞에 취재진 등이 있다는 이유로 밖에 나오길 거부하다 경찰이 동행하고서야 뒤늦게 출발, 결국 1시간이 지난 오후 2시께 경찰청에 나타났다.
앞서 고 김광석과 서해순 씨의 딸 김서연 양이 2007년 12월 17세의 나이로 사망한 것이 10년 만에 알려진 뒤 서해순씨는 고 김광석의 친형 김광복 씨로부터 지난 달 21일 고소·고발을 당했다.
서연 양 사망 및 저작권 소송 진행 과정과 관련한 의혹 제기에 사건은 서울지방검찰청 형사 6부에 배당됐으며, 이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수사 중이다. 앞서 지난 달 27일에는 김광석 씨, 28일에는 영화 '김광석'을 통해 고 김광석의 사망 의혹을 제기한 이상호 감독 겸 기자가 고발인 및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마쳤다.
서씨는 지난 달 2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경황이 없었을 뿐 일부러 딸의 사망을 10년간 알리지 않은 것이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