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한끼합시다]윤정수 "김숙, 문신 같은 존재..이성적 호감도 51%"(인터뷰①)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7.10.0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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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흔히 인생을 롤러코스터에 비유한다. 천천히 올라가다 꼭짓점에서 한없이 떨어지는 듯하나 이내 다시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한다. 롤러코스터의 가파른 오르막 선로를 '출발점'이라고 하면, 개그맨 윤정수(45)는 이제 출발점을 지나 또 다른 출발점에 서 있다.

1990년대 제1의 전성기를 누렸던 윤정수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가상 결혼 프로그램 '님과 함께 시즌2-최고의 사랑'(이하 '님과 함께2')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개그맨 후배 김숙(42)과 무려 2년여간 가상 부부로 호흡을 맞춘 그는 '쇼윈도 부부'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으며 '파산의 아이콘'에서 '재기의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그를 옭아매던 빚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을 위한 밑거름이 됐다.


추석 황금연휴의 마지막, 스타뉴스 '밥한끼합시다'의 주인공은 윤정수다. 서울 강서구의 한 감자탕집에서 만난 윤정수는 특유의 넉살로 먼저 대화를 이끌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다이어트 해야 하는데…"고 중얼거리면서도 금세 뼈를 들고 고기를 발라먹는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얼마 전 '님과 함께2'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점심 식사를 하면서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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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평소 감자탕을 즐겨 먹나 봐요?

▶네 좋아합니다. 제가 강원도 사람이거든요. '감자바우'라 부르잖아요. 하하하. 탕 안에 후들거리는 고기도 좋아해요. 한 번에 빨리 먹을 수 있거든요. 뭐, 뜨거운 건 혀가 알아서 할 테니까요. 하하하.

-그런데 다이어트 하고 계신다고요.

▶(순간 침묵)……미안합니다. 하하하. 네. 하고 있습니다. 하하하. 제가 살 뺀다고 하면 다들 웃으니까 짜증이 좀 나서요. 하하하. 사실 일주일도 안 됐어요.

-목표 감량은 어떻게 되나요?

▶10kg 정도요. 가상 결혼도 끝났으니까 새 출발해야죠. 여자들 머리 자르듯이요. 하하하.

-'님과 함께2' 종영 소감을 안 물어볼 수가 없어요.

▶많이 섭섭해요. 끝날 때 되니까 좀 더 해도 되지 않을까 아쉬움도 남고요. 그동안 최장수로 자리를 지켜왔음에도 '여기서 더 할 수 있지 않을까?'는 욕심은 나죠.

-김숙 씨는 가상 아내로서 어땠나요?

▶너무 뜨거운 파트너였죠. 저는 25년간 방송하면서 혼자 하는 것보다 누구와 컬래버레이션을 했을 때 더 빛이 났어요. 그럼에도 (김)숙이 같은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생각은 들어요. 특히나 이성이라 더 그런 것 같아요.

-무려 713일간 가상부부로 호흡을 맞췄는데, 그만큼 여운도 많이 남을 것 같아요.

▶마지막 촬영을 하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왜 울었는진 모르겠어요. 숙이가 제 옆에서 잘 해줬는데, 더 오래 못하게 돼서 미안하더라고요. 숙이는 창피한지 애써 눈물을 참더라고요. 전 조절이 안 돼요. 2년이란 세월이 결코 짧은 게 아니잖아요. 제 자신이 기특하기도 했어요.

-'시청률 7% 달성 시 정말 결혼하겠다'는 공약을 세웠을 때 만해도 시청률이 오르자 되려 난감해 하기도 했어요.

▶그때 당시만 해도 (김숙에게) 애정이 별로 없었죠. 일이 잘돼서 신이 났던 거지, 서로 애정을 갖는 건 다른 문제니까요. 저는 정말 시청률 6.9%면 프로그램 하차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시청자와 약속이니까요.

-방송에서 얘기한 것처럼 시즌3에 출연하게 되면 또 김숙 씨와 할 건가요?

▶물론이죠. 김숙은 저랑 안 한다고 했는데, 누가 김숙을 다른 사람하고 하게 시켜주겠어요. 하하. 김숙과 저는 서로에게 문신이에요. 어느 방송국이 김숙에게 다른 남자를 캐스팅해서 '제공'하겠어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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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님과 함께2'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을 꼽아주세요.

▶김숙이 멋져 보였을 때요. 미적 감각이 뛰어난 친구거든요. 한번은 제가 누드모델을 하고 김숙이 그림을 그려준 적이 있는데 반하겠더라고요. 그 그림이 꽤 오래 동안 제 집에 걸려있었어요. 피아노도 아주 잘 쳐요. '라라랜드' OST를 풀 버전으로 혼자 다 치더라고요. 제가 '라라랜드'처럼 그런 남자가 못 돼 줘서 미안하죠. 하하하.

-김숙 씨가 여자로 보일 때도 있었다는 거죠?

▶아우~그럼요. 여자로 보이죠. 그럴 땐 제 눈을 탓해요. '이렇게 훌륭하고 괜찮은 사람을 왜 내 본능은 못 받아들일까…' 하지만 본능도 중요한 거니까요. 하하하.

-김숙 씨에 대한 이성적 호감도가 처음엔 0%였다면 지금은 얼마나 올라 갔을까요.

▶수치로 계산하면 반은 넘어갔습니다. 51%라고 할까요. 이게 50~60% 넘어가면 쭉쭉 올라가는 거 아시죠?

-카메라에 나오지 않았지만, 혹시 사적으로 데이트한 적은 있나요?

▶솔직히 전혀 없는데… 그냥 아름답게 씁시다. 하하하. 김숙이 너무 바빠요. 그거 하나 진짜 마음에 안 들어요. (김)생민이랑 '영수증' 할 때 샘나기도 했고요. 생민이는 제가 너무 좋아하는 동생이에요. 저랑 같은 리포터 과에요. 90년대 초중반만 해도 리포팅 프로그램이 많았거든요.

-김숙 씨 같은 스타일을 시쳇말로 '걸 크러쉬'라고 하죠. 그런 스타일 실제 아내론 어때요?

▶저를 많이 사랑해주면 되죠. 그리고 아무리 '걸 크러쉬'라도 진짜 사랑하는 사람에겐 그렇게 세게 나오지 않아요.

-'님과 함께2'는 윤정수 씨를 다시 재기하게끔 도와준 프로그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요즘 같이 리얼 예능이 많은 때 저를 발견해준 프로그램이죠. 제가 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줬어요. 자신감도 불어 넣어줬죠. 덕분에 SBS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나 MBC '오지의 마법사'도 같은 맥락으로 잘 소화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인터뷰②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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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연예국 가요방송뉴미디어 유닛에서 방송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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