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한끼합시다]윤정수 "'미우새' 외삼촌 하드캐리? 개그DNA 집안 내력"(인터뷰③)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7.10.09 11:40 / 조회 : 1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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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흔히 인생을 롤러코스터에 비유한다. 천천히 올라가다 꼭짓점에서 한없이 떨어지는 듯하나 이내 다시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한다. 롤러코스터의 가파른 오르막 선로를 '출발점'이라고 하면, 개그맨 윤정수(45)는 이제 출발점을 지나 또 다른 출발점에 서 있다.

1990년대 제1의 전성기를 누렸던 윤정수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가상 결혼 프로그램 '님과 함께 시즌2-최고의 사랑'(이하 '님과 함께2')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개그맨 후배 김숙(42)과 무려 2년여간 가상 부부로 호흡을 맞춘 그는 '쇼윈도 부부'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으며 '파산의 아이콘'에서 '재기의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그를 옭아매던 빚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을 위한 밑거름이 됐다.


추석 황금연휴의 마지막, 스타뉴스 '밥한끼합시다'의 주인공은 윤정수다. 서울 강서구의 한 감자탕집에서 만난 윤정수는 특유의 넉살로 먼저 대화를 이끌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다이어트 해야 하는데…"고 중얼거리면서도 금세 뼈를 들고 고기를 발라먹는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얼마 전 '님과 함께2'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점심 식사를 하면서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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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서

-힘들 때 가장 힘이 돼 준 사람은 누군가요?

▶역시 가족이죠. 저희 집안은 작은 일 있을 때는 성질 막 내고, 큰일 있을 때는 오히려 아무 말도 안 해요.

-절친 박수홍 씨도 곁에서 많이 의지가 된 것 같은데, 윤정수 씨에게 어떤 사람인가요?

▶큰 변동이 없는 사람이에요. 걱정이 되질 않죠.

-오지 여행을 하는 '오지의 마법사'에도 출연하고 있죠? 원래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딱히 좋아하진 않아요. 제 삶 자체가 안정적인 듯 안정적이지 않은 삶이어서요. 부모님이 속한 곳이 집이라면, 전 20살부터 여행 같은 삶을 살았거든요.

-그럼에도 '오지의 마법사'에 출연을 결정하신 이유는요?

▶리얼로 뭔가 해낼 게 많아서 제가 잘해낼 수 있는 프로그램 같았어요. 제게 고급 여행은 잘 안 어울리더라고요. 하하하. 사람들은 제가 힘들어할 때 좋아하세요. 김숙한테 혼날 때, 박수홍한테 끌려다닐 때, 오지의 나가서 고생할 때처럼요. 제가 편한 건 감춰야 할 것 같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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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말이 나와서 말인데, 연예인이란 직업이 그렇잖아요. 뭔가 내색하고 싶어도 내색할 수 없을 때도 있고요. '님과 함께2' 기자간담회 도중 모친상 비보를 접했을 때도요. 마저 일정을 소화하고 빈소에 갔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워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아침에 어머니 상태를 보고 많이 안 좋으신 것 같아서 '2시간 정도 (기자간담회) 하고 올테니 병원으로 옮깁시다'고 한 뒤 (간담회에) 나섰는데 (진행자가) '윤정수 씨 모시겠습니다'고 하는 순간 그 얘길 하더라고요. …그냥 가버릴 수도 있었죠. 어머니가 갑자기 아팠으면 갔겠죠. 그런데 계속 아프셨으니까요. 제가 무뎌졌을 수도 있어요.

-'미우새'에서는 외삼촌 활약이 대단했어요. 소위 '하드캐리' 했다고들 하는데, 원래 그렇게 재밌는 분이에요?

▶네. 원래 재밌고, 거칠기도 해요. (저도) 어릴 때부터 (외삼촌에게) 보고 배워서 비슷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개그 감각은 외삼촌 영향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그런 거 같아요. 집안 자체에 그런 유전자가 있는 것 같아요. 아빠 쪽에도 예능을 하는 분들이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어머니도 되게 재밌으신 분이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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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최근 들어 가족 공개도 하고, 빚 얘기도 편하게 하는 걸 보면 여러모로 사생활 공개에 거리낌 없는 연예인인 것 같아요.

▶어쨌든 (외삼촌 네는) 제 친가족이 아니니까 '될까?' 싶었는데, 제가 가족을 보면 못 느끼지만, 남이 우리를 볼 때 너무 똑같다고들 하시니까요. '정말 가족이 맞구나'란 생각하게 돼요. 또 다행히 TV에 내놨을 때 너무 제 역할을 다 해주니까요. 하하하. 삼촌도 그렇게 싫어하지 않는 것 같고요. 새로운 경험으로 받아준다면 저는 기분 좋죠. 어떤 분들은 개그맨으로서 가족까지 동원해서 웃음을 주느냐고 뭐라 하실 수 있지만, 전 가족까지 함께 웃음을 줄 수 있다면 너무 행복한 일이라 생각해요.

-개그맨 윤정수에게 '웃음'은 뭔가요?

▶힘든 사람에게 잠시 힘듦을 잊게 하거나, 힘들어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약 그 이상의 것'이라 생각해요. 요즘 같은 시기에는 정말 필요해요. 그 웃음이 공통되게 다 웃을 수 있어야 하는데, 간혹 어떤 사람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것 같아요.

간혹 제가 돈을 잃어서 웃긴 것이 정말 돈을 잃은 사람에게는 웃음이 될 수 있을지 우려는 있어요. 저의 숙제죠. 다 웃을 수 있는 웃음을 개발하고 싶은데, 누군가에겐 부담일까 걱정이에요. 이런 것까지 다 고려하다 보니까 개그가 자꾸 더 힘들어요. 옛날엔 생각 못 했거든요.

-윤정수란 사람이 앞으로 대중에게 어떻게 비춰 졌으면 좋겠어요?

▶되게 웃기는 사람이고 싶어요. 사람을 웃기는 건 법칙을 알면 쉽지만, 새롭게 또 웃긴다는 건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저는 그 어려운 걸 계속 도전하고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님과 함께2'는 되게 새로웠어요. 또 새로운 웃음 만들어 드릴게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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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연예국 가요방송뉴미디어 유닛에서 방송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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