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X김윤석 '남한산성', 역사가 스포라도 괜찮은 정통사극(종합)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09.2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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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


이병헌과 김윤석을 비롯한 믿고 보는 배우들이 뭉친 정통 사극이자 추석 기대작 '남한산성'이 베일을 벗고 그 면면을 드러냈다.

25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영화 '남한산성'(감독 황동혁·제작 싸이런픽쳐스)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시사회에 이어진 기자간담회에는 황동혁 감독과 배우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이 참석했다.


'남한산성'은 '도가니''수상한 그녀' 황동혁 감독의 차기작이자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 등이 출연한 추석 기대작. 김훈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한 47일간의 이야기를 그렸다. 원작의 긴 문어체 대사를 말맛 그대로 스크린에 옮기는 한편, 묵직한 긴장감을 끝까지 이어 간 정통 사극의 매력을 유감없이 뽐내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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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 사진=김휘선 기자


주화파 수장 최명길 역을 맡아 살기 위해 청과 화친할 것을 주장하는 이병헌의 소감은 남달랐다. 이병헌은 "사극은 3번째다. 사극을 할 때마다 내가 실제로 살아보지 않았던 시대이기 때문에 모든 걸 정확하게 고증할 수는 없다. 당시 말투나 예법 등을 배우면서 이렇게 했겠지 상상하면서 연기하게 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남한산성'에 대해 "'광해'나 '협녀'처럼 어느 정도 픽션이 가미된 이야기가 아니고 우리 역사에 있었던 일을,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라 많은 부분 감독님과 상의하면서 고증에 따라 하려고 했다"며 "당시 최명길의 마음가짐이 이런 것이겠구나 상상하며 좀 더 신중하게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우진씨만 빼놓고는 심지어 감독님까지 다 처음 해보는 배우들과 작업했다. 긴장도 됐고 신선했고 배우기도 했다. 그런 부분이 좋았다"며 "각기 개성있는 연기를 하는 분들이라 하루하루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촬영 분위기였다.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목숨을 건 투쟁을 주장한 척화파 수장 김상헌으로 분한 김윤석과 치열하게 대립하는 클라이막스 장면에 대해서는 "촬영이 중요하기도 하고 대사량이 정말 많았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분위기도 진지했고, 그 전에 대사를 숙지하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오랜 시간 공을 들였다. 대사 NG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윤석에 대해 "불같은 배우구나, 또 상황에 던져놓고 연기하는구나 했던 게 있다. 매 테이크마다 연기가 다르고 강조하는 부분이 바뀐다는 생각을 했다"며 "탁구로 예를 들자면 이 순간 내가 공격을 해야 하는지 수비를 해야 하는지 내가 순발력있게 대처를 해야 하는 상황이 많았다. 저는 많이 긴장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썼던 기억이 난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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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 사진=김휘선 기자


이에 김윤석은 그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김윤석은 "그날 이야기를 하자면, 그날 그렇게 인조 앞에서 상헌 명길 두 신하가 마지막 결정을 놓고 다툴 때 제가 실수로 바뀐 대본을 몰랐다. 대본이 바뀌었다는 걸 몰라서 준비를 해오긴 햇는데 이전 시나리오를 외워서 갔다. 현장에 도착해서 바뀌었다는 걸 알았다.한 장면에서 정말 모골이 송연할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김윤석은 "이 중요한 장면에서 이렇게 많은 대사를 숙지해야 한다니 했다"며 "일부너 변화구와 직구, 체인지업을 던지려 한 것이 아니고 급조하다보니 그렇게 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병헌씨가 잘 받아줘서 좋은 장면이 나왔던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김윤석은 또한 "여기 계신 모든 배우와 처음 했다. 영화를 처음 오늘 봤다. 모두들 맡은 바를 충실히 다 하셨고 너무나 충실하셨다. 함께 해서 영광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찬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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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일 / 사진=김휘선 기자


남한산성에 갇혀 나라의 명운을 결정해야 하는 왕 인조 역을 맡은 박해일은 "이병헌 김윤석 선배님이 먼저 캐스팅 돼 있었고 다음에 하게 됐다"며 "사극이란 장르 안에 정극이니 숨을 데가 없겠구나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박해일은 "옆에 계신 선배님과 호흡을 맞추려니 사뭇 긴장이 됐고, 반대로 배울 것도 많겠다 해서 집중하고 관찰하려 했다"며 "추운 겨울 잘 찍으면 너무 좋은 작품이 나올 거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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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 / 사진=김휘선 기자


왕의 명령을 담은 격서를 운반하는 중책을 맡게 된 대장장이 서날쇠로 분한 고수는 "워낙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배님들과 함께하게 돼 기뻣고 영광이었다"면서 "제 모습을 벗어버리고 싶던 시기에 본 시나리오가 '남한산성'이었다. 지금까지는 다른, 새로운 캐릭터인 것 같아 흔쾌히 촬영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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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순 / 사진=김휘선 기자


수어사 이시백 역의 박희순은 무거운 투구와 갑옷을 내내 쓴 채 연기를 펼쳐야 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그는 "워낙 훌륭한 배우분들이시라 잘 하는 것은 믿어 의심치 않았다"며 "다만 소설을 먼저 읽었기 때문에 어떤 다른 느낌을 낼까 궁금증이 있었다. 영화를 지금 처음 봤는데 소설을 봤을 때 먹먹함이 이 배우들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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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진 / 사진=김휘선 기자


조선을 등지고 청의 역관이 된 정병수 역 조우진은 '내부자들' 이후 2년 만에 다시 이병헌과 호흡을 맞추며 악랄하게 그를 괴롭혀 눈길을 모았다. 그는 "꼭 다시 현장에서 호흡을 맞추고 싶었는데 이렇게 빨리 기회가 와 기쁘고 즐거웠다"며 "다음에는 제발 같은 편에 서서 편하게, 괴롭히지 안혹 도우며 연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온 정성을 기울여 만든 영화다. 여러분도 그 정성이 느껴지셨으면 좋겠다"고 밝힌 황동혁 감독은 실제 역사서나 소설 원작과 같게 또는 다르게 담아낸 부분을 조목조목 밝혀 눈길을 모았다. 황동혁 감독은 "380년 전 역사와 지금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구나 생각이 들었다. 한반도라는 곳이 어떻게 보면 지정학적 위치에 따른 운명이란 생각도 든다. 많은 분들이 보시고 380년 전 일어난 일을 되새겨 현재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묵직한 이야기와 원작, 믿고 보는 배우들의 팽팽한 열연으로 완성된 '남한산성'은 추석 연휴인 오는 10월 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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