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영수증' 김생민의 스튜핏은 '그레잇'!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7.09.22 15:21 / 조회 : 8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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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민 /사진=김창현 기자


팟캐스트로 시작했던 프로그램이 이렇게 파급력이 클 줄 몰랐다. 팟캐스트는 그 성격에 따라 일부 마니아가 청취자기 때문에 텔레비전에 비해 대중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소문을 타면서 텔레비전 프로그램으로 진출한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KBS 2TV의 '김생민의 영수증'이다.

이 프로그램은 원래 팟캐스트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의 한 코너였다가 인기를 끌면서 KBS2TV에서 6부작으로 기획 된 것으로, 제목처럼 재무 설계에 능통한 김생민이 시청자가 보낸 한 달 치 영수증을 보고 이를 분석해 주고 있다.

여기서 김생민은 알뜰한 소비에는 '그레잇'을 외치고, 이해할 수 없는 소비에는 가차 없이 '스튜핏'을 외친다. 이 두 단어는 적재적소에서 터져 나오며 김생민의 유행어가 되었다. 어찌 보면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사소한 소비들도 김생민의 '스튜핏'을 들을 땐 맞다, 맞아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기도 한다.

김생민은 방송가에서 짠돌이 개그맨으로 불려졌다. 신인 개그맨 시절부터 몸에 배어있는 습관이며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면서 붙은 별명이라고 볼 수 있다. 절약에 관한 그의 에피소드는 무궁무진하지만, 그 중에 신인 개그맨 시절의 이야기를 하나 소개하면, 당시 KBS에서 활동하던 그는 도시락 통에 반찬 없이 밥만 싸왔다. 그럼 맨밥만 먹었던 거냐? 그건 아니다. 그만의 반찬 구하기 비법이 있었기 때문에 매 끼니때마다 반찬을 함께 먹을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선배, 동료 개그맨들이 KBS 구내식당을 가서 식권을 구매할 때 함께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김생민은 밥을 싸왔기 때문에 식권을 구매할 필요 없이, 선배, 동료들이 식판에 반찬을 받으면 그것으로 해결했다는 것이다. 그런 그를 보고 누군가는 심한 구두쇠라고 비하할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창피하게 어떻게 저렇게까지 할까, 혀를 끌끌 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게 절약, 또 절약했던 습관이 쌓였기에 지금의 내실 튼튼한 김생민이 있는 게 아닐까.

사람이 살다보면 재물이 밀물처럼 확 들어오는 시기도 있지만, 반대로 썰물처럼 허무하게 빠져나갈 때도 있다. 특히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더더욱 그렇다. 잘 되기 시작하면 일반인 월급에 비해 큰돈을 벌게 되고, 그러다보면 씀씀이가 커진다. 그러나 문제는 매번 오르막만 있는 게 아니란 사실이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법. 어찌 보면 인기라는 것이 덧없어 한순간 반짝, 하다가 사라질 때도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예인들 중에서 일이 잘 될 때 사업 등에 무리한 투자를 하면서 갑자기 어려워지는 것도 이런 이유 중의 하나다. 그래서, 김생민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급격한 상승세는 없었지만, 꾸준히, 한결같이 저금하고 절약하면서 늘 한 발 한 발 전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 오르는 건 월급뿐'이라는 씁쓸한 우스갯소리처럼 세상은 점점 더 살기 팍팍해졌다. 그래서, 버는 것보다 씀씀이를 줄여야 돈을 모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대체 어떻게 하면 쓰는 걸 줄일 수 있단 말인가? 한 달 치 가계부를 보면, 언제나 '꼭 필요한 것'만 지출한 거 같으니, 소비를 줄인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란 얘기다. 하지만, 김생민은 누구나 대수롭지 않게 지출하는 것들을 하나하나를 지적하며, 절약을 강조한다.

얼마 전 여론조사 기관 피앰아이(PMI)이 20~50대 남녀 1,300명에게 '김생민의 어록'을 조사한 결과, '지금 저축하지 않으면 나중에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한다(48.5%)', '저축과 재테크는 공기와 같다. 남는 돈으로 하는 게 아니라 무조건 해야 한다(40.2%)', '돈은 안 쓰는 것이다(31.5%)' 순으로 뽑혔다. 이외에도 '생수는 사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가져오는 것이다(24.2%)', '커피는 선배가 사줄 때 먹는 것이다(13.5%)', '더우면 속옷만 입어라. 어떤 천도 안 입는 것보다 두껍다(10.3%)' 등을 주옥같은 어록으로 꼽았다.

이 어록들을 듣는 순간, 빵, 하고 웃음이 터지지만, 곱씹어 볼수록 백번 천 번 옳다고 동의하게 된다. 이런 노하우에 정해진 월급에 자식 키우면서 살고 있는 보통의 서민들이 환호할 수밖에 없다. 특히 100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여유 있는 노후에 대한 대비를 생각하면서 불안해하는 사람들에게 김생민이 멘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그가 가차 없이 외치는 '스튜핏'이 그렇게 통쾌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김생민의 영수증'은 6부작으로 기획되었으나 현재 2회 연장된 상황이다. 자, 그러나 이걸로 부족하다. 단 2회 연장이 무슨 소리인가. 그냥 이 여세를 쭉 몰아가서 앞으로 계속 방송하면 안 될까?

‘영수증’, 스튜핏이라는 소리가 이리도 경쾌할 수가 있나 싶어요.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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