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맨2' 속편의 법칙 따른 킹스맨 유니버스의 포석

[★리포트][리뷰]영화 '킹스맨:골든 서클'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09.21 07:00 / 조회 : 1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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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킹스맨:골든 서클' 스틸컷


2년 반 만에 돌아온 '킹스맨'의 2탄 '킹스맨:골든 서클'은 치솟은 기대감을 뛰어넘는 수작은 아니다. 하지만 '킹스맨' 콤비 해리와 에그시의 재회, 업그레이드된 스타일을 확인하고 싶은 관객에겐 여전히 매력적일 팝콘무비다.


'킹스맨:골든 서클'은 2015년 2월 청불 스파이액션을 내세워 무려 612만 관객을 모은 초유의 히트작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를 잇는 작품. 전편의 끝에서 1년의 시간이 흘렀다. 죽은 해리(콜린 퍼스)를 이어 어엿한 킹스맨 멤버가 된 에그시(태런 에저튼)는 킹스맨 탈락자 찰리(에드워드 홀크로프트)의 갑작스런 공격을 받는다. 그를 물리치고 배후인 국제범죄조직 골든서클을 조사하던 중 킹스맨 본부는 갑작스러운 공격으로 무참히 파괴된다. 갈 곳 잃은 에그시와 멀린(마크 스트롱)은 킹스맨 최후의 날 규약에서 힌트를 얻어 미국의 형제조직 스테이트맨과 접촉한다. 그 사이 포피(줄리안 무어)가 이끄는 골든서클이 전세계 수억 명의 목숨을 담보로 위험한 거래를 제안하며 본색을 드러낸다. 킹스맨과 스테이트맨, 그리고 죽음에서 돌아온 해리는 함께 세상을 구하러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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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킹스맨:골든 서클' 스틸컷


'킹스맨:골든 서클'은 1편의 이야기와 배경을 숙지해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영화는 탄탄하게 구축된 캐릭터와 사연을 바탕으로 별다른 설명 없이 본론에 진입하며 여전히 거침없는 속도감을 과시한다. 유머를 곁들인 말쑥한 액션 블록버스터에 인육 요리를 불사하는 신체 훼손, 섹스 코드를 얹은 18금 B급 정서도 여전하다. 하지만 007로 대표되는 스파이 무비의 법칙을 완전히 비틀었던 전편의 기발함을 2번째 영화에서 기대하기란 어려운 게 사실. '킹스맨:골든 서클'은 속편의 법칙을 충실하게 따르는 방법을 택했다. 독자적인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판을 키우고 강도를 높이고 길이를 늘렸다.

서사는 다소 아쉽지만 귓전을 때리는 음악, 거침없는 카메라 워크가 곁들여진 액션은 확실히 더 현란해졌다. 런던의 밤거리에서 펼쳐지는 초반 추격전은 눈을 떼기 힘들 정도고, 돌아온 해리의 데뷔전은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명대사를 등장시킨 전편의 도입부를 연상시킨다. 해리-에그시 콤비의 후반 하이라이트 활약상 역시 볼만하다. 영국 귀족 킹스맨과 거의 모든 면에서 대구를 이루는 '아메리칸 클래식' 스테이트맨은 뜻밖에 아기자기한 재미를 주는데, 북미 관객을 겨냥했음이 분명해 보이는 새로운 집단 역시 1편을 제대로 본 관객이라야 더 재미있을 포인트로 가득하다.


결과적으로 '킹스맨:골든서클'은 킹스맨 유니버스의 탄생을 알리는 포석으로 탄생했다. 죽은 줄 알았던 해리를 부활시켜 중심 캐릭터를 잡고, 닮은꼴 형제조직을 추가해 영국에 머물렀던 '킹스맨'의 세계관을 지구적으로 확장했다. 그리고 확실하게 3편을 예고하며 끝을 맺는다. 그래서 '킹스맨:골든 서클'은 마치 '어벤져스'를 잇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본 것 같은 기분을 안긴다. 어쩔 수 없이 무난해진 속편은 그러나 여전히 매력적이며 위력적이다.

태런 에저튼은 확실한 성장을 보여준다. 뜨거운 화제를 모으며 우여곡절 끝에 돌아온 콜린 퍼스가 반갑긴 하지만 활약은 전편에 못 미치는 정도다. 이 와중에 스크린을 휘저은 뜻밖의 시선강탈자가 따로 있으니 바로 엘튼 존. 본인을 그대로 연기한 이 거침없는 브리티쉬 팝스타는 등장한 모든 장면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연기와 노래는 물론 웃음까지 책임진 '킹스맨:골든 서클'의 신의 한 수다. 살림의 여왕 마사 스튜어트에서 영감을 얻은 듯한 줄리안 무어 표 악당 '포피' 또한 흥미롭다.

청소년관람불가. 러닝타임 141분. 9월 2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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