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주도..'은퇴' 미야자토 아이가 선물한 '스포츠 감동' 어디까지

미야자토 아이(위, 사진=AFPBBNews=뉴스1)와 안선주(아랫 사진 밑줄 왼쪽서 세번째, 사진출처=안선주 인스타그램)

스포츠가 사회 다른 분야 및 세계적으로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감동'이다. 애초 스포츠는 의식주와 관련된 것이 아닌 엔터테인먼트 적 측면, 즉 '재미'에 중점을 두고 탄생했다. 하지만 고난을 이겨내고, 경쟁자를 존경하는 등 스포츠의 여러 과정은 단순히 재미를 넘어 팬들의 인생까지 바꿔놓을 수 있는 요즘 사회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 그 중에서도 역시 가장 두드러진 스포츠의 강점은 '감동 선사'라 할 만하다.

최근 들어 나라 밖에서 들려온 한 가지 소식은 오랜만에 스포츠의 감동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게 하고 있다. 일본 출신 여자 골프 스타 미야자토 아이(32) 은퇴 소식이 바로 그것이다.


"나는 (미야자토) 아이랑 같이 찍은 사진은 이뿐 만인가...왠지 슬퍼...어제(17일)의 에비앙에서 선수로 골프 인생을 마친 아이는 골프 선수에서도 그렇지만 사람으로서 너무 훌륭한 선수였다. 처음 만났을 때는 일본어도 못하는 (내가) 인사했을 때도 너무 웃는 얼굴 아이. 아이가 에비앙에서 우승했을 때(2009년)에도 굉장히 웃었다. 아이가 에비앙에서 우승했을 때 나는 예선 탈락으로 돌아가기 전에 갤러리로 응원한 적 있다. 그때는 부끄러워서 '아이님...힘내세요'라고 말하지 못했다. 하지만 정말 처음 만났을 때부터 (미야자토 아이를) 아주 좋아했다. 골프 인생은 끝났지만, 좋아하는 아이, 멋진 아이. 지금부터 제 2의 삶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아이, 지금까지 정말 수고 많으셨다. 정말 팬으로서 좋아한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통산 22승을 기록 중인 또 다른 골프 스타 안선주(30)가 지난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미야자토 아이 및 이보미 등과 찍은 사진을 게재한 뒤 일본어로 덧붙인 말이다. 골프계 동료, 그것도 대스타급 선수로부터 인정받은 것만 봐도 미야자토 아이의 실력을 넘은 인성이 얼마나 대단한 지 쉽게 알 수 있다.

안선주 뿐 아니다. 지난 17일 막을 내린 올 시즌 마지막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메이저 대회 2017 에비앙 챔피언을 끝으로 은퇴한 미야자토 아이에 대한 존경과 칭찬은 그녀의 프로 선수로서 최종 퍼팅 장면을 여자 골프 세계 랭킹 전 1위 청야니(28·대만) 스스로 직접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게 만들었다. 현재 세계 랭킹 1위 유소연(27·메디힐)은 2017 에비앙 챔피언십 기간 미야자토 아이와 식사를 같이 했고, 미국의 미녀 골프 스타 폴라 크리머(31)도 자신의 경기가 일찍 종료했음에도 미야자토 아이를 자발적으로 응원했다.


채 160cm도 안되는 키지만 미야자토 아이는 지난 2004년 JLPGA에서 데뷔한 뒤 단숨에 일본 여자 프로 골프계를 점령했고, 2006년에는 세계 최고 여자 골프 선수들이 모인 LPGA에 진출했다. 미야자토 아이는 이번 2017 에비앙 챔피언십을 끝으로 은퇴할 때까지 LPGA에서 통산 9승을 거뒀고 세계 랭킹 1위에도 올라봤으며, LPGA 활동 기간 총 상금 830만 2365달러(한화 약 93억 6000만 원)를 벌었다.

실력도 출중했지만 동료 선수, 팬, 미디어 그 누구를 만나도 따뜻했던 미야자토 아이. 그녀의 은퇴는 특히 동료 골프 선수들의 진심 어린 아쉬움과 제 2의 인생을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이끌어 내는 등, 스포츠의 감동도 선사하고 있다.

요즘 몇몇 국내 여자 골프 선수들은 팬들과 미디어의 주목을 받으면, 원래부터 스타였던 양 스스로 무거워지는 경향도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 선수들은 이번 미야자토 아이의 은퇴를 지켜보며 스포츠가 줄 수 있는 진정한 선물이 무엇인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감동이며, 그 감동은 겸손함과 팬을 포함한 주위에 대한 진정하고 따뜻한 배려에서 나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