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입지 드러난 '칼교체'...PS 갈 수 있나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7.09.18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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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AFPBBNews=뉴스1


류현진의 팀 내 입지가 드러난 칼 같은 교체였다. 관리 차원이든 신뢰가 부족했든 길게 던지게 할 생각은 없다는 감독의 뜻이 엿보였다.

LA 다저스 류현진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전에 선발 등판했다. 4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승리투수까지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두고 교체됐다. 1-0으로 앞선 5회말 2사 1, 2루, 98구를 던진 채 마운드서 내려왔다. 팀에서 믿는 투수라면 상상할 수 없는 교체였다. 포스트시즌 엔트리 진입은 사실상 힘들 전망이다. 다저스는 1-7로 역전패했다.


류현진은 어깨 수술 후 재활 끝에 어렵게 올 시즌 복귀했다. 복귀 시즌부터 무리할 필요는 없는 관리 대상이다. 이 경기 전까지 22차례 등판한 류현진은 투구수 100개를 넘긴 적이 5번 뿐이다(100개 1번 포함). 한 경기 평균 투구수는 87.5개로 90개도 되지 않는다. 다르빗슈 유가 경기당 평균 98.8개를 던진 것과 비교하면 선발투수 치고는 매우 적다.

이날 역시 류현진은 투구수에 발목이 잡혔다. 4회까지 실점은 없었으나 68구를 던졌다. 5회말 맷 위터스를 상대하며 11구,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를 상대하며 9구를 던지는 등 투구수가 급격히 불어났다. 결국 2사 후에 볼넷을 2개나 허용했고 한계 투구수에 도달했다. 98구가 되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직접 마운드에 올라 투수를 교체했다.

사실 서부지구 우승이 확정된 상태나 다름 없기 때문에 다저스에게 1승이 그렇게 절실한 상태는 아니다. 1-0으로 앞선 5회말 2사 1, 2루 위기가 반드시 막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투수에게는 개인적인 지표인 승리투수까지 걸려있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투수교체 타이밍이라 보기에는 힘들었다. 그만큼 류현진에게는 이례적인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칼을 갈고 있는 다저스는 4선발 옥석 가리기에 한창이다. 클레이튼 커쇼와 다르빗슈 유가 원투펀치를 구성하고 나머지 두 자리에 알렉스 우드, 리치 힐, 마에다 켄타, 류현진 등이 경합했다.

하지만 마에다는 최근 페이스가 하락세다. 우드가 전반기 구위를 회복했고 힐 역시 꾸준하다. 후반기 페이스가 가장 좋았던 류현진은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듯 보였지만 이날 현실적인 한계를 노출했다. 100개 이상 안심하고 맡길 수 없는 투수를 포스트시즌에 과연 데려갈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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