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정가람 "배우 되기 위해 무작정 서울行"

영화 '시인의 사랑'의 정가람 인터뷰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7.09.18 16:00 / 조회 : 7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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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가람/사진=김창현 기자


배우 정가람(24)이 영화 '시인의 사랑'(감독 김양희)로 돌아왔다. 아슬아슬한 사랑을 받는 소년으로 색다른 매력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정가람은 지난 14일 개봉한 '시인의 사랑'에서 시인 택기(양익준 분)의 사랑을 받는 소년 세윤 역을 맡았다. 세윤은 어느 날 택기에게 시적 영감을 주는 소년으로 병환으로 누워 있는 아버지의 부재로 어려운 형편 속에 살고 있다. 자신이 처한 현실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려 한다.

정가람이 극중 맡은 소년 역할은 감정 표현에 있어 쉽지 않다. 무엇보다 캐릭터를 데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저 동성으로부터 사랑 받고 갈등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이에 정가람 역시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세윤의 감정은 복잡했죠. 촬영 전에도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촬영하면서도 여러 가지 생각을 했었어요. 택기의 사랑을 받는 부분에서 동성애적인 코드가 등장하는데, 제 감정은 조금 달랐죠. '불쌍해서 그런 건가' '부모 같은 사람이 필요했나?' 등 감정이 있었죠.

그는 극중 택기와 세윤의 복잡 미묘한 감정을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였으면 하는지 묻자 관객들의 몫이라고 했다.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게 다를 거예요. 반응이 어떨지는 예상할 수 없어요. 관객들의 몫이니까요. 저는 그냥 시인의 입장, 소년의 입장, 시인의 아내 입장 등 여러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기를 바라요."

세윤은 감정을 드러내고, 절제해야 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친다면, 캐릭터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 신인 배우로서는 쉽지 않은 감정 연기였다. 쉽지 않은 캐릭터에 왜 도전했는지 묻자 정가람은 "그냥 끌렸다"고 대답했다.

"감정 연기에 어려움이 있었죠. 그런데 시나리오, 캐릭터에 너무 끌렸어요. 막연한 것도 있지만, 어떤 캐릭터를 봤을 때 '이건 꼭 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있잖아요. 제 마음이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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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가람/사진=김창현 기자


복잡한 감정이 담긴 연기를 할 때는 상대배우와의 호흡도 중요하다. 특히 동성의 감정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정가람은 자신과 호흡한 양익준에 대해 "대단했다"고 말했다.

"사실 처음에 선배님과 호흡에 걱정을 많이 했죠. 그게 '똥파리' 때 선배님의 강한 인상 때문이었거든요. 그런데 처음 만났는데, 시인 같았어요. 순한 인상이었고, 촬영하면서 조언도 많이 해주셨죠. 선배님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는데, 저는 촬영할 때 즐거웠어요. 무엇보다 테이크마다 감정이 다를 때도 있었는데, 그런 게 저한테 도움이 많이 됐어요."

'시인의 사랑'에서 정가람이 소년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있어 가장 절제된 부분이 있다. 바로 시인 택기가 "함께 떠나자"는 제안을 거절하는 부분이다. 곧 태어날 시인의 아이가 자신처럼 아버지의 부재를 겪게 될까봐 걱정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일이 아니지만, 자신과 얽힌 일에 완전히 손을 떼지 못한 것. 이를 두고 실제 누군가 '사랑'을 운운하며 떠나자고 하면 가능한지 묻자 그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럴 수 없겠죠. 택기처럼 그런 상황이 온다면 남을 배려하지 않을 것 같아요. 하지만 어떤 것을 잃고 선택해야 하는데, 저를 위한 선택을 할 건데 떠나지는 않을 거예요. 모든 것을 다 놓고 그럴 수는 없어요."

극중 양익준을 두고 뜻하지 않게 전혜진과는 날선 감정으로 만나야 했던 정가람이다. 그는 전혜진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속내를 털어놓았다.

"전혜진 선배님과 연기할 때는 폐를 끼치지 않도록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었죠. 처음 만나고 나서는 제가 걱정했던 게 많이 풀렸어요.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 해주셨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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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가람/사진=김창현 기자


정가람은 영화에서 양익준을 두고 전혜진과 격한 감정으로 대립하기도 했다. 격한 감정에 휩싸인 전혜진을 마주했던 소감을 묻자 "찍고 나서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그 장면을 찍기 전까지는 선배님 자체가 굉장히 어렵고 부담스러웠죠. 무서웠어요. 그 장면을 찍고 나서는 돈독해졌죠. 정말 신기했는데, 진짜 그 장면 찍고 정말 좋아졌어요."

배우들과 즐거운 호흡으로 촬영을 했던 정가람. 그는 촬영 중 아쉬움으로 남았던 것은 없는지 묻자 편집이라고 했다.

"소년의 감정을 욕설, 행동으로 표현된 게 많았는데 편집이 됐어요. 그런 부분은 사실 아쉬워요. 어쩌면 관객들도 혼란스럽게 느껴질 법한 부분들이 편집된 부분에서 이해되지 않았을까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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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가람/사진=김창현 기자


신인이지만 연기에 있어서는 자신만의 신념을 내세운 정가람. 어떻게 연기를 시작했는지 궁금해 하자 "우연한 계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20살 때 부모님이 가라는 대로 대학교에 들어갔어요. 부산외국어대학교의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과였어요. 그게 저와 맞지는 않았고, 정말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죠. 그러다 우연히 사진 찍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는데, 정말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카메라 앞에 섰을 때 느껴지는 긴장감도 좋았어요. 카메라 앞에 서는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던 중에 연기라는 것이 글로 적혀 있는 것을 직접 만들어 내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직업이라는 게 매력적이라서 살던 곳(밀양)에서 서울로 무작정 올라오게 됐죠."

서울로 올라온 정가람은 2012년 MBC 시트콤 '스탠바이'를 통해 데뷔하게 됐고, 이후 JTBC '풍문으로 들었소'와 웹드라마 '나는 걸그룹이다'에 조연으로 출연했다. 그리고 지난해 개봉한 영화 '4등'을 통해 스크린에까지 데뷔하게 됐다. 그리고 지난해 10월엔 전도연, 공유 등이 소속된 매니지먼트 숲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한솥밥을 먹게 된 선배들에게 연기적으로 어떤 것을 배웠는지 묻자 그는 전도연을 이야기 했다.

"전도연 선배님이 많은 조언을 해주셨어요. 워낙 존경하는 선배님이라 같은 회사가 되어서 영광스럽죠. 그리고 선배님이 해주시는 조언 하나하나 새겨들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앞으로 '악질경찰' '독전'을 통해 관객들과 만나게 될 정가람. '시인의 사랑'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전보다 더 나은 연기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쟁쟁한 선배들 틈에서 어떤 모습으로 존재감을 뽐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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