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신혼일기2' 신혼과 육아 사이의 애매모호함이 주는 밋밋함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7.09.15 14:32 / 조회 : 3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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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혼일기2' 방송화면 캡처


이번 주 또다시 tvN의 야심찬 프로젝트가 출발했다. 구혜선, 안재현 부부가 주인공이었던 '신혼일기'에 이은 시즌2, 바로 '신혼일기2'다. 시즌2에서는 장윤주 부부와 둘 사이의 딸, 세 식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털털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모델 장윤주, 그녀는 일단 대중에게 호감인 인물이다. 그것만으로 관심을 얻으며 3%대의 시청률로 기분 좋게 시작했다. 그러나, 불과 2회 만에 2%대의 시청률로 뚝 떨어졌다. 3%대에서 2%대로 1%가 하락했다는 건 꽤 큰 수치이기 때문에 그저 웃으며 넘길 수만은 없는 사실이다.

한 회 만에 시청률이 하락했다는 건,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우선 프로그램의 재미 유무와 상관없이 그날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못 봤을 수도 있다. 실제로 방송가 시청률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날씨가 좋으면 사람들이 집보다 외출을 더 많이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신혼일기2' 2회 방송 날 1회 때보다 많은 사람들이 외출했던 걸까? 글쎄, 이건 일일이 확인해 보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다. 그러니 이건 차치하자. 그리고 오직 프로그램의 내용으로만 접근해 보자.

'신혼일기2'의 정체성 부분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것이 신혼일기냐? 육아일기냐? 그것이 문제라는 점이다. 일단 구혜선, 안재현의 '신혼일기'와 비교해 보자. 그때는 결혼한 지 얼마 안 되는 두 사람, 이들의 달달한 신혼생활을 엿보는 것이 프로그램의 콘셉트였다. 반면 이번 시즌2는 아이가 있는 장윤주 부부를 콘셉트로 했다. 여기서부터 시즌1, 2의 차별성이 보인다. 이건 물론 제작진의 계산 된 전략이었을 것이다. 출연자만 바꿔서 시즌1과 비슷하게 만드느냐, 아니면 좀 다르게 제작하느냐를 놓고 제작진이 고민한 흔적이 보이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어느 쪽으로 하던 일장일단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에 제작진은 늘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한다. 이번 역시 그랬을 것이며, 제작진은 차별성을 선택했으리라 본다.

물론 그 차별성이 주는 매력도 있다. 부부 두 명만 있었을 때보다 아기가 주는 귀여움과 훈훈함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로 인한 단점 또한 분명히 생겼다. 그것은 바로 프로그램의 성격의 모호함이다. '신혼일기' 시즌1에서는 어찌 보면 오글거릴 만큼 닭살 돋는 구혜선, 안재현 부부의 생활이 확실하게 보여졌다. 신혼이라고는 하지만 마치 연애 생활의 연장선 같은 두 부부의 이야기에 오직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2에서는 이 부분이 애매하다. 부부만의 달달함을 그리기엔 아이 때문에 애매하다. 그렇다고 육아만 보여주기엔 프로그램 콘셉트가 신혼이라 이 또한 모호하다. 특히 육아를 확 내세울 수 없는 건 이미 KBS2의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기 때문에 이를 능가하기 어렵다. 그러니 육아도 아니요, 신혼도 아닌 경계선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구혜선, 안재현의 달달한 신혼 생활이 오글거려 거부감 느껴진다는 시청자들도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그랬기 때문에 그것이 오히려 확실한 색깔로 비춰 지며 무엇을 보여주고자 하는지 프로그램의 성격이 분명해졌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이번 장윤주 부부의 신혼생활은 닭살이 돋는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아이에 완전히 치이며 지친 육아생활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솔직히 말해, 어린 아이가 있는 부부의 한가로운 제주도 여행 같아 보이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신혼일기2'의 모호한 정체성이다. 이 때문에 확실한 비호감도 없는 반면, 확실한 호감도 얻을 수 없는 게 아닐까. 그래서 그저 제주도 풍경 속에 들어가 있는 한 가족의 모습이 밋밋하게 그려지고 있는 게 아닌지! 단 2회 만에 끝날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이점에 대한 좀 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 '신혼일기2', 우연히 보면 보겠지만, 마음먹고 보자고 생각하게 되지는 않는..그래서, 제 별점은요~ ★★★☆(3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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