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언니는' 박광현 "첫번째 직업은 아빠..50세까지 달릴 것"

SBS 토요드라마 '언니는 살아있다' 추태수 역 박광현 인터뷰

임주현 기자 / 입력 : 2017.09.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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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광현/사진=임성균 기자


데뷔 20년 만에 첫 악역 연기에 도전해 '분노 유발자'로 등극한 배우가 있다. 바로 배우 박광현(40)이다. SBS 토요드라마 '언니는 살아있다'(극본 김순옥·연출 최영훈)에서 비열한 신문 기자 추태수 역을 맡은 박광현은 불륜을 저지르고도 뻔뻔한 인물을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공분을 자아냈다.

지난 1997년 SBS 톱탤런트 선발대회로 데뷔해 선한 캐릭터를 도맡아온 박광현은 '국민 악역'을 꿈꾸며 호기롭게 '언니는 살아있다'에 뛰어들었다. '등짝 스매싱'을 기대했다는 박광현은 실제로 동네 아줌마에게 등짝을 맞았다며 웃었다. 스스로를 국민 악역이 아닌 '동네 쓰레기'라고 표현한 박광현이었지만 그의 악역 변신은 제대로 통했다.


"역할이 주인공이 아니고 감초 같은 악역이기 때문에 국민 (악역)까지는 아닌 것 같아요. 쓰레기 같은 느낌이 많이 보였으면 국민까지 갈 수 있는 캐릭터였죠. 어떻게 끝날지 모르겠지만 일단 동네 쓰레기 정도 되지 않을까 해요. 동네 아줌마들은 '실제로 보면 순수하고 젠틀한 이미지인데 그런 연기를 하냐'라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살면 안 된다'라고 등짝 때리는 분도 한 분 있었어요. 추태수와 다르게 편한 옷에 스냅백을 쓰고 다니니까 '실제로 보면 그런 이미지가 없는데'라는 반응이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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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광현/사진=임성균 기자


현재 추태수는 아내 김은향(오윤아 분)과 불륜 상대 구세경(손여은 분)에게 모두 버림받은 상황. 박광현은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인물의 상황을 능청스럽게 소화하며 극의 웃음을 담당하고 있다. 지금은 드라마에서 한 몫하고 있지만 극 초반에는 스트레스가 있었다.


"처음에 힘들었어요. 원래는 캐릭터를 나쁜 놈은 아닌데 상황이 나쁜 놈을 만들었다고 해석했어요. 지금처럼 깐죽대는 것은 버리고 연기했는데 중반 넘어가면서 돈과 내 인생이 걸려있고 살아야 하니까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하고 믿었던 사람에게 팽 당하고 간신배 같은 캐릭터의 느낌을 입혔어요. 그다음부터는 현장에서 반응이 좋았어요. 이제 추태수가 제대로 나온 것 같다고 했죠. 초반에는 안 하던 캐릭터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지금은 촬영장 가면 어떻게 망가지고 올까 생각하면 신나요."

박광현은 극중 딸의 사망에 자신의 책임이 있음에도 모두 아내에게 떠넘기는 등 후안무치한 만행으로 극에서 갈등을 만들어냈다. 박광현 역시 드라마 속 용서할 수 없는 인물로 추태수를 꼽았다.

"개인적으로 용서를 할 수 없는 한 사람은 저인 것 같아요. 딸을 죽이려는 의도는 없었는데 딸이 죽은 계기가 저의 바람이니까 저도 슬프지만 용서 안 되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 인생을 대신 살거나 다른 악행도 악행인데 용서받기 힘든 캐릭터는 저인 것 같아요."

박광현은 실제로 지난 2014년 2세 연하 일반인과 결혼, 슬하에 딸 하나를 두고 있다. 드라마에선 파렴치한이었지만 그는 공동 육아를 하며 좋은 아빠와 남편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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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광현/사진=임성균 기자


"아내는 저에게 '오빠는 책임감이 강해서 1부터 10까지 해야 하는 성격'이라고 해요. 대신 제가 안 맡은 건 쳐다도 안 봐요. 지금은 아이가 20개월 돼 신경 쓸 게 덜해졌지만 태어나서 돌까지는 공동 육아를 했어요. 촬영하고 들어가서 아기 보고 씻기고 했었죠. 기본적으로 아기 돌보는 건 제가 하고 아내가 이유식이나 먹이는 건 맡았어요.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되려고 노력을 하는데 쉽지 않죠."

박광현의 아내는 연극배우 출신으로 그에게 많은 힘이 돼줬다. 드라마에서 더욱 망가지라고 조언한 것도 바로 아내였다. 박광현의 딸 역시 아빠의 연기를 따라 하며 힘을 줬다. 박광현은 딸의 행동에 난감해하면서도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아내가 연극배우 출신이라 응원을 많이 해줬어요. '인간'이라는 작품을 했는데 그 작품에서 저희 와이프가 초연을 했던 배우여서 연극하면서 잘 맞춰줬죠. 이번에는 더 망가지라고 하고 찌질한 건 디테일하게 표현했으면 하더라고요. 아이는 제가 오윤아 씨한테 빌면서 '잘못했어. 멍멍. 꿀꿀'하는 장면을 보고 따라 하더라고요. 아빠가 TV에 나오는 사람이라는 걸 아는 것 같아요. '다녀올게'라고 하면 TV를 가리켜요."

박광현은 자신의 첫 번째 직업을 아빠라고 표현했다. 아빠이기에 쉬지 않고 50대까지 열심히 달리겠다고 말했다. 첫 악역 도전으로 캐릭터의 스펙트럼을 넓힌 그가 만들어갈 10년이 기대된다.

"배우이기 전에 제 첫 번째 직업은 아빠예요. 아빠는 돈을 벌어야 하고 가정을 책임져야 해요. 예전에는 저만 생각했다면 지금은 제가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다 해볼 생각이에요. 추태수가 됐건 뭐가 됐건 고르는 것 없이 이런저런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꼭 배우 쪽 일이 아니라도 그동안 마음속에 해보고 싶은 일을 10년 동안 다해볼 거예요. 저를 가만히 안 두고 10분 단위로 쪼개서 50세가 될 때까지 달릴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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