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선무비] '킹스맨2'가 너무 무서운 韓영화들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7.09.09 10:00 / 조회 : 4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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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맨: 골든서클'(이하 킹스맨2)이 무섭긴 무섭나 봅니다. 한국영화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꼬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남한산성'이 돌연 개봉을 10월3일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당초 '남한산성'은 '킹스맨2'와 같은 날인 9월27일 개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남한산성'은 한국 최대 투자배급사인 CJ E&M이 올 추석 시즌 선보이는 기대작입니다. 김훈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이병헌과 김윤석 등 출연진도 쟁쟁합니다.

다른 한국영화들이 '킹스맨2'과 정면대결을 피한 반면 '남한산성'은 배짱 좋게 승부수를 던지는 듯 했습니다. 더욱이 9월27일은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인 문화가 있는 날입니다. 이날은 극장요금 할인으로 관객이 대거 몰립니다. '킹스맨2'는 청소년관람불가인데다 '남한산성'은 15세 이상 관람가니 해볼만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꼬리를 내렸습니다. 문화가 있는 날을 포기했습니다. 추석 황금연휴에 돌입하기 직전 관객이 몰리기 시작하는 주말 극장가를 포기했습니다. '킹스맨2'와 정면승부를 피했습니다. 첫 주말을 내주더라도 이번 추석 연휴가 워낙 기니 공휴일인 10월3일 개봉을 택한 것입니다.

'킹스맨2'와 같은 날 맞붙었다가 혹시라도 밀릴 경우 전체 연휴 기간 동안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로 확장성에 한계가 있는 '킹스맨2'가 2주차에 접어들면 그때 출사표를 던져 사극영화로 여러 연령대를 극장으로 끌어들인다는 전략입니다.

나름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겁을 먹었다는 뜻이기도 하구요. 배짱이 없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CJ E&M 답지 않습니다. 이러니 올해 할리우드 직배사들 한국극장 점유율이 40%가 넘는 것이겠죠. CJ E&M은 올여름 천만은 따논 당상이라던 '군함도' 쇼크를 톡톡히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적극적인 공략 보다는 안전한 전략을 택한 듯 합니다.

반면 '킹스맨2'는 일찌감치 이번 추석 극장가를 선점했습니다. 미국에선 9월22일 개봉인데 한국에선 9월27일 개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매튜 본 감독과 콜린 퍼스 등의 내한도 추진 중입니다. 중국 방문 일정을 고려해 최종 협의 중입니다. 공격적입니다.

공격과 수비가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킹스맨2'와 같은 날 개봉을 점쳤던 또 다른 한국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아예 한 주 앞서 9월21일 개봉하기로 했습니다. '아이 캔 스피크'는 중소 배급사인 리틀빅픽쳐스가 배급합니다. 주인공도 나문희, 이제훈이죠. 위안부 문제를 다룬 휴먼 코미디라 입소문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한 주 앞서 개봉하기로 결정한 건 차라리 좋은 전략입니다. '킹스맨2' '남한산성' 등 메이저 배급사들 고래싸움에 자칫 극장 잡기도 쉽지 않을 수 있었으니깐요. 입소문이 돌아 바람몰이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남한산성'과는 좀 다르죠. '남한산성'은 병자호란 당시 청나라의 군대를 피해 남한산성에 갇혔던 인조와 그 신하들의 이야기입니다. 역사에선 아무 준비 없이 오랑캐와 손을 잡을 순 없다고 큰 소리만 치다가 왕이 머리를 조아린 치욕적인 사건이라고 전합니다.

영화 '남한산성'은 어떤 운명을 맞게 될지, 합리적인 전략이긴 하지만 배포가 그립습니다. 할리우드 영화가 한국영화 눈치를 보던 시절이 끝나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 더욱 그런가 봅니다.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요, 죽으려고 하면 살 것이다, 이렇게 외친 '명량'이 한국영화 최대 흥행작이죠. CJ E&M 영화기도 하구요.

살게 될지, 죽게 될지,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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