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하지원이 탄 '병원선'이 좋은 이유!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7.09.08 16:00 / 조회 : 3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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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 / 사진='병원선' 화면 캡처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찾는다. 그렇지, 당연하다. 이것이 일반적인 세상 법칙이다. 그런데, 목이 타들어 갈 만큼 물을 마시고 싶을 때 누군가 먼저 우물가로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면 얼마나 고마울까? 그렇다면, 이걸 다른 상황으로 한 번 바꾸어 볼까? 아픈 사람이 병원을 찾는다. 그러나, 병원이 먼저 아픈 사람들을 찾아가 준다면? 정말로 고마울 텐데, 에이, 그런 일이 있어?, 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런 일이 바로 여기, MBC 드라마 '병원선'에서 펼쳐지고 있다. '병원선'은 말 그대로 배가 병원이다. 병원은커녕 약국조차 없는 열악한 환경의 섬, 특히나 고립되어 있어서 자유롭게 육지로 나오기도 힘들다. 이곳에선 사람이 아파도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병원선이 존재한다. 한 마디로 말해 '찾아가주는 서비스'란 얘기다.


병원선은 지난 주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수목 드라마 1위에 기분 좋게 등극했다. 우선 소재 자체의 신선함이 크다. 앞서 말했듯, 병원 가기 힘든 사람들이 쉽게 진료를 볼 수 있도록 병원이 찾아가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지만,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지, 이렇게 단정 지으려 했으나, 실제로 있다. 윤선주 작가가 대천에 있는 병원선, '충남501'에 탑승하여 한 달간 체험과 자료조사를 통해 탄생한 드라마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그 동안 방송됐던 의학 드라마랑 뭔가 다르게 느껴지니까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메디컬 드라마는 망하지 않는다'라는 불문율이 있을 정도로 대부분의 의학드라마는 성공해 왔다. 그러나 사실 '의사들이 연애하는 드라마'인 경우가 주류를 이루었다. 다시 말해, 드라마의 배경이 병원이요, 등장인물의 직업이 의사일 뿐, 스토리는 로맨스가 많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우스갯소리도 있지 않은가. 의학드라마는 의사들이 연애하는 드라마요, 법정드라마는 검사, 변호사들이 연애하는 드라마라고 말이다. 우리나라 드라마는 멜로가 있어야 잘 된다는 걸로 바꾸어 해석할 수도 있다. 이런 배경 때문에, '병원선'이 더욱 특별하게 여겨진다. 독특한 소재인 만큼 단순히 의사들이 연애만 하는 드라마는 아닐 것이라는 예감 말이다.

또 하나, 하지원(송은재 역)이 여주인공이라는 점 역시 특별하다. 그동안의 의학드라마들은 대부분 남자 의사들이 메인 주인공이었고, 여자 주인공은 그의 파트너 개념이 더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병원선'은 하지원이 메인 주인공으로 강민혁(곽현 역), 이서원(김재걸 역), 차준영(김인식 역)의 동료 의사들과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 못 보던 인물구도라는 것이다. 이 역시 '병원선'이 남다르다.

그리고 '병원선'이 눈에 띄는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따뜻함이다. 고립된 섬의 아픈 환자들을 찾아간다는 콘셉트에서 엿보이듯, 여기엔 환자에 대한 휴머니즘이 담겨 있다. 특별히 아픈 일 없으면 평생 병원이라고는 가보지 않았을 섬마을 사람들, 이들과의 교류가 그렇다. 젊은이들은 떠나고 남아있는 노인들이 대부분 섬마을 주민이다. 정리해 보면, '병원선' 의사들과 섬마을 노인들이라는 얘기다. 그동안 의학드라마들은 어땠던가? 으리으리하고 번쩍거리는 일류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화려한 분위기에서 이야기가 펼쳐졌다. 하지만, 병원선은 배도 낡았고, 병원시설도 초라할 만큼 소박하다. 여기에 섬마을 주민들 역시 소박하다. 이렇게 소박한 병원선을 배경으로, 소박한 주민들과 소통이라는 소재, 이것만으로도 따뜻함이 물씬 풍기지 않는가. 게다가 하지원을 비롯해, 강민혁, 이서원 등 각자 가지고 있는 상처와 아픔이 있다. 이들의 아픔 역시 마을 주민들을 치료해 나가는 과정에서 스스로 치유되어 가면서 동시에 환자를 사랑하는 진짜 의사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벌써부터 따뜻함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그동안 의사들의 권력다툼, 사랑 이야기는 너무나 많이 보아 왔다. 그래서 새로운 소재의 의학드라마가 딱 필요한 시점에 '병원선'이 등장했다. 여기에 환자에 대한 진심까지 담겨 있는 드라마. 이것이 '병원선'을 앞으로 더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다.

▫'병원선'의 의사 캐릭터가 실존 인물이었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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