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슈켄트 on Air] '슈틸리케부터 신태용까지' 파란만장했던 '최종예선 1년'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09.06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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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전 감독(좌)과 신태용 감독.


1년 전만 해도 이렇게 험난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 한국 축구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탈출했다. 지난해 9월 1일 출항한 태극호가 무사히 목적지에 당도했다. 선장은 바뀌어 있었고, 선원들은 때로는 환희, 때로는 역경을 겪었다. 그래도 값진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결과를 얻어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랭킹 49위)은 6일 0시(이하 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위치한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FIFA 랭킹 64위)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10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무승부로 한국은 4승3무3패(승점 15점)를 기록, 이미 본선 진출에 성공한 이란(승점 21점)에 이어 조 2위로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우즈베키스탄은 4승1무5패(승점 13점)를 기록, 이란과 2-2로 비긴 시리아(3위)에 밀린 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2014년 9월이었다. 브라질 월드컵 참사 이후 한국은 독일 출신의 울리 슈틸리케를 감독으로 선임했다. 그는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갓틸리케'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 흐름을 살려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뿐만 아니라 본선 무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그러나 지난해 9월 1일 최종예선으로 돌입하면서 상황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중국과의 1차전부터 삐걱거렸다. 3-0으로 앞서고 있다가 후반 집중력 부족을 노출하며 2골을 내리 내줬다. 자칫 비길 수도 있는 경기였다. 하지만 승리했으니, 승점 3점을 따냈으니 그걸로 됐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A조 최약체로 분류된 시리아와의 제 3국 원정 경기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이어 지옥의 이란 테헤란 원정에서는 아무런 힘도 써보지 못한 끝에 0-1로 패했다. 슈틸리케를 향한 시선이 급싸늘해지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이후 지난해 11월 안방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서 2-1 승리를 거두며 급한 불을 끄는 듯했다. 하지만 여전히 경기력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후 대표팀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2017년 3월 치른 첫 최종예선 경기서 창샤로 원정을 떠나 0-1 참패를 당하고 왔다. 창샤 참사였다. 곧바로 시리아를 안방서 1-0으로 물리치긴 했으나, 6월에는 카타르 원정에서 2-3으로 패했다. 도하 참사였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이 도하 참사를 끝으로 사실상 경질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팀을 떠나면 그만이었다.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한국 축구가 떠안아야 했다. 한국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무산될 수도 있는 위기서 소방수 신태용 감독이 나섰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K리그 각 구단들이 조기 소집에 응하는 등 적극 협조했다. 손발을 맞출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지난달 31일 이란과의 홈경기에서는 0-0으로 비겼다. 수적 우위. 그리고 6만 관중이 넘는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고도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이번 우즈벡전은 자칫 월드컵에서 떨어질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벼랑 끝에 몰린 한국 축구는 배수진의 각오로 이번 우즈벡 원정에 임했다. 그리고 0-0 무승부로 승점 1점을 따내며, 천신만고 끝에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파란만장했던 지난 1년 간의 최종예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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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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