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슈켄트 on Air] '2무3패-지옥의 원정길' 한국, 끝내 승리는 없었다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09.06 01:59
  • 글자크기조절
image
득점 실패 후 아쉬워하는 손흥민.


시원한 승리는 끝내 거두지 못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원정 경기는 매번 지옥이었다. 마지막 경기까지도 그랬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랭킹 49위)은 6일 0시(이하 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위치한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FIFA 랭킹 64위)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10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무승부로 한국은 4승 3무 3패로 승점 15점을 기록, 이미 본선 진출에 성공한 이란(승점 21점)에 이어 조 2위로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한국과 비긴 우즈벡은 4승1무5패로 승점 13점(득실차 -1)을 마크했지만 이란과 시긴 시리아(3승 4무 3패, 승점 13점, 득실차 +1)에 골득실에 밀려 조 4위에 그쳤다. 시리아가 B조 3위와 격돌하는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획득했다.

험난한 여정이었다. 전임 슈틸리케 감독이 최종예선에서 팀을 이끄는 동안 한국 축구를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국은 이번 최종예선에서 총 10경기를 치렀다. 홈 5경기, 원정 5경기.

안방에서는 강했다. 중국과의 최종예선 1차전에서 3-2 승리를 거뒀다. 이어 카타르와의 3차전에서도 3-2로 승리한 뒤 우즈베키스탄과의 5차전에서도 2-1 승, 시리아와의 7차전에서도 1-0 승리를 각각 맛봤다. 모두 쉽지 않은 상황 속에 따낸 한 점 차 승리였지만 그래도 승점 3점을 꼬박꼬박 챙겼다.


하지만 원정만 가면 작아지는 호랑이였다. 제 3국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시리아와의 2차전에서는 졸전 끝에 0-0으로 비겼다. 이어 악명 높은 이란 아자디 원정(최종예선 4차전)에서는 이렇다 할 공격도 해보지 못하며 0-1로 완패했다. 슈틸리케 감독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었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지난 3월 중국 창샤에서 열린 최종예선 6차전에서는 0-1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 2010년 2월 일본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중국에 0-3으로 패한 뒤 7년 만에 중국을 상대로 두 번째 패배를 당한 순간이었다. 원정 참사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6월에는 카타르 도하서 열린 최종예선 6차전에서 2-3으로 패했다. 결국 이 패배는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는 계기가 됐다.

이후 대표팀은 수장을 바꿨다. 이번 우즈벡전은 신태용 감독의 첫 원정 경기였다. 신 감독은 우즈벡에 도착한 이후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한국이 아직까지 원정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어떻게 할 텐가'리는 날선 우즈벡 취재진의 질문에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그래서 우리가 이기기 위해 왔다"고 최대한 말을 아끼면서 대응했다.

한국이나 우즈벡이나 사생결단이었다. 이미 경기 하루 전부터 암표값은 4배 이상 폭등해 있는 상황. 우즈벡은 자국민들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은 채 한국을 경기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쳤다. 그러나 더 이상의 참사는 없었다. 기성용의 공백은 느껴졌지만, 정우영과 장현수가 중원을 잘 지켜냈다. 전반 43분 장현수가 교체된 이후 구자철이 들어와 제몫을 다했다.

후반전이 되자 오히려 한국의 조직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수비 진영도 점차 안정감을 찾기 시작하며 탄탄한 모습을 보였다. 붉은 악마의 '대한민국'을 외치는 목소리가 경기장에 울려퍼졌다. 반면 우즈벡 관중들은 점차 초조함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결국 한국은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서 마침내 값진 무승부를 올리며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결과를 냈다.
기자 프로필
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안녕하세요. 스타뉴스 김우종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