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슈켄트 on Air] '벼랑 끝' 신태용 감독이 말하는 '경우의 수'… 속뜻은?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09.03 06:30 / 조회 :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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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2일 오후(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보조경기장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하겠다"

우즈베키스탄과의 일전을 앞두고 신태용 감독이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최선은 승리이지만, 결국 상황에 따라 무승부도 염두에 두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6일 0시(이하 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위치한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10차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현지 시간으로 2일 오후 6시 분요드코르 스타디움 인근에 위치한 보조경기장에서 입성 후 첫 훈련을 소화했다. 훈련은 초반 35분만 공개한 뒤 전면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후 약 1시간 넘게 진행된 훈련에서 대표팀은 전술을 집중적으로 가다듬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훈련에 앞서 신태용 감독이 취재진 앞에 섰다. 평소에 미디어 프렌들리로 유명한 신 감독이지만, 지금 현 시점에서 그에겐 모든 인터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래도 신 감독은 취재진 앞에 밝고 힘찬 모습을 하며 섰다.

신 감독은 이어진 인터뷰에서 "모든 게 경우의 수가 남았다"면서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하면서 이기면 가장 좋겠지만, 혹시나 잘못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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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푸는 선수단. /사진=김우종ㄱㄱ
단 하나라도 안 놓치기 위해 모든 경우의 수를 준비하겠다. 원정이라 마음대로 못한다. 잔디도 우리와 다르다. 세세하게 준비할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이상적으로 승리만 외치기보다는 만에 하나 생길 지도 모르는 무승부도 염두에 두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신 감독이 생각하는 모든 '경우의 수'란 뭘까. 일단 한국이 우즈벡을 꺾으면 무조건 조 2위로 본선에 직행한다. 반면 패하는 3위 플레이오프 혹은 월드컵 본선 탈락이 확정된다. 패배의 시나리오는 생각하기 싫은 가정이다.

그렇다면 남는 건 승리 혹은 무승부인데, 신 감독은 이 둘을 모두 생각하겠다고 이야기했다. 1위 이란이 승점 21점로 조 1위를 확정한 가운데, 한국은 조 2위다. 3위와 4위는 시리아와 우즈베키스탄(이상 승점 12점)이다. 한국-우즈벡전과 비슷한 시각. 이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는 이란과 시리아가 격돌한다.

일단 이란의 선전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한국으로서는 2위 그룹 경쟁자인 시리아가 이란에 패하는 게 당연히 좋다. 이란은 최종예선 무실점 전승 가도를 이어 가기 위해, 또 안방에서 축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가능성이 높다. 케이로스 감독 역시 한국전을 마친 뒤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시리아가 얼마나 어려운 환경에 처했는지 알 것"이라며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홈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궁극적으로 신 감독은 우즈벡전에서 수시로 이란-시리아 상황을 계속 접할 가능성이 높다. 그 경우의 수를 생각해 신 감독의 전술도 달라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이란이 시리아를 상대를 리드를 잡고 있을 때, 한국은 후반 막판으로 갈 수록 더욱 걸어잠글 가능성이 높다. 이러면서 어차피 비겨도 우즈벡을 제치고 한국이 2위로 본선에 오른다. 반면 시리아가 이란을 상대로 앞서고 있다면, 신태용호는 그 순간 공격수를 대거 투입하면서 '공격 앞으로'를 외쳐야 한다. 한국이 비기고 시리아가 이긴다면, 결국 시리아가 2위로 본선에 직행하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무조건 승리하겠다는 이상적인 말보다는 모든 경우의 수도 염두에 두겠다고 하는 현실적인 면을 보여주며 우즈벡전을 차분하게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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