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슈켄트 on Air] 대표팀 응원한 한국인 부기장의 즉흥 기내 방송 '훈훈'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09.02 08:13 / 조회 : 6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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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안에서도 상대 분석에 여념이 없는 대표팀 코치진.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은 승객이나 승무원이나 마찬가지였다. 아시아나항공 한국인 부기장의 진심 어린 멘트 하나가 대표팀과 그들이 탄 비행기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6시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 2일 오전 2시께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도착했다.

출국에서 도착까지 약 7시간 넘게 걸린 짧지 않은 여정이었다. 이날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이용한 항공편은 아시아나항공이었다. 많은 한국 취재진 역시 대표팀과 함께 이 비행기를 타고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했다.

이제 한국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가 이 한 경기에 달려 있다. 한국은 오는 6일 0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10차전을 치른다.


한국으로서는 이번 우즈벡 원정에서 무조건 승리를 거둬야 자력으로 월드컵 본선 직행이 가능하다. 앞서 지난달 31일 한국은 이란과 0-0으로 비겼다. 이 무승부로 한국은 4승2무3패로 승점 14점을 기록하며 A조 2위를 유지했다.

같은 날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점)은 중국에 패하며 승점 차는 2점이 됐다. 그러나 시리아(승점 12점)가 카타르를 꺾으면서 3위로 점프, 2위 싸움은 혼전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만약 이번에 한국이 우즈벡과 비길 경우에는, 시리아-이란전 결과까지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필승'을 위해 모두가 한 마음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코칭스태프는 비행기 안에서도 공부를 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통상적으로 비지니스석을 타고 이동한다. 그러나 이날 항공편에는 대표팀 선수단을 모두 수용할 만한 비지니스석이 부족했고, 결국 코치들은 자신들이 타야 할 비지니스석을 선수단에게 양보했다.

이에 전경준 수석코치를 비롯해 김해운 GK 코치, 김남일 코치, 차두리 코치 등 코칭스태프는 이코노미석 맨 앞줄에 앉았다. 이들은 7시간이 넘는 비행시간 내내 지난 이란전 및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영상을 보며 분석했다. 그리고 보고서까지 만들면서 철저하게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타슈켄트 착륙 약 40분 전. 기내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기장과 함께 조종간을 잡고 있는 부기장의 목소리였다. 그는 평소와 같이 도착까지 남은 시간과 현지 시각 및 날씨 등 일반적으로 승객들에게 안내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멘트를 했다.

그리고 멘트가 거의 다 끝날 즈음. 부기장이 계속해서 한국말로 몇 마디를 이어갔다. 그것은 바로 한국 축구 대표팀에 대한 응원이었다. "(중략)… 그리고 신태용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단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대표팀 선수단과 함께 비행한다는 것을 안 부기장의 진심 어린 마음을 부기장 멘트로서 스피커를 통해 전달한 것이다. 알고 보니 그가 비행하면서 대표팀 선수단과 함께 비행을 한 적은 처음이라고. 착륙 후 만난 그는 어떤 정해진 게 있었냐는 말에 "그건 아니고 그냥 즉흥적으로 한 것이었다. 한국 축구가 정말 선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야기를 한 것"이라면서 진심 어린 표정을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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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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