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한양 된' 케이로스 감독 "한국전은 영광, 자극적 보도 사실 아냐" 해명 (일문일답)

메이필드호텔=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08.2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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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하는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뉴스1





이란 대표팀의 카를로스 케이로스(62) 감독이 갑자기 순한 양이 됐다. 이날 실외 공식 훈련을 취소한 가운데, 대한축구협회 그리고 취재진에게 감사의 뜻을 거듭 전했다. 일부 이란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에 대해서도 절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랭킹 49위)은 오는 31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 대표팀(FIFA랭킹 24위)을 상대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A조 최종 예선 9차전을 치른다.

이란 대표팀은 지난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메이필드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이란 대표팀은 다음날인 27일, 인천 아시아드 보조경기장에서 첫 훈련을 실시했다.

그러나 케이로스 감독은 곳곳에 패인 잔디를 보며 "지금 이 훈련장이 과연 한국이 제공할 수 있는 최상(경기장)인지 묻고 싶다. 한국 축구 팬들이 부끄러워 해야할 일"이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일종의 신경전이었다. 이에 신 감독은 28일 "(신경전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우리가 당한 것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그 감독은 심리전을 아주 잘 이용한다. 말려들 필요도 없다"며 일침을 가했다.


케이로스 감독의 신경전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29일 오전에는 자신의 SNS에 "경기장 상태가 어떻든지 우리 선수들은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거라 기대한다"며 물이 고인 곳과 잔디가 패인 곳 등을 사진으로 찍어 게재했다. 그러나 이날 케이로스 감독은 "단지 지인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아름다운 한국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이란은 이날 오후 6시께 파주공설운동장에서 훈련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훈련을 약 2시간 앞두고 훈련 취소 결정을 내렸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해외에서 오는 이란 선수들이 이날 합류한다. 또 이란 측이 실내에서 전술적인 이야기를 하길 원했다"고 밝혔다. 숙소에서 실내 훈련을 하는 것으로 대체된 가운데, 케이로스 감독이 오후 7시 50분께 한국 취재진 앞에 섰다. 당초 예정된 7시 30분보다 20분 정도 늦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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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약속 시간보다 다소 늦게 나왔지만 그럼에도 여유를 잃지 않고 있는 케이로스 감독. /사진=뉴스1





다음은 케이로스 감독과의 일문일답.

- 훈련을 취소한 이유는

▶ 가끔은 훈련을 하지 않는 게 더 좋다. 이동 시간이 길다보니 회복에 중점을 두고 훈련을 진행했다.

- 경기 외적으로 다소 감정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데

▶ 그동안 오고 간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다시 강조하지만 한국과 경기하는 건 영광이다. 한국은 월드컵에 여러 번 진출한 강팀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배우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좋은 지도자가 많이 있다. 우리는 배움의 자세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선수는 어느 정도 모였나

▶ 아직 해외파 2명을 더 기다리는 중이다. 한국은 유럽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이 많고 경험도 풍부하다. 이란 역시 많다. 이란뿐만 아니라 FIFA(국제축구연맹) 규정에 따라 선수들이 이런 식으로 합류한다. 불만은 없다. 선수와 코칭스태프 사이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 그래서 휴식을 부여했다. 긴 여정이 이어지고 있고 있다. 경기를 잘 준비하기 위한 조치다.

- SNS에 훈련 사진을 올렸는데

▶ 딱히 의미는 없다. 한국에 왔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나의 지인들과 공유하기 위한 목적이다. 숨기고 싶지 않았다. 한국이라는 아름다운 나라를 보여주고 싶었다.

- 한국과 이란이 앞으로 어떤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나

▶ 이런 경쟁 구도는 아시아 축구에 있어 굉장히 좋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더 많은 팀이 라이벌이 돼야 아시아 축구가 발전한다.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선보이는 게 우리가 할 일이다. 양 팀의 경쟁 구도는 팬들도 원한다. 상호 존중 하에 더 열심히 경쟁하면 아시아 축구가 발전할 것이다.

- 이란 언론에서 한국 언론이 치졸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 전혀 사실이 아니다. 한국 기자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훈련할 때마다 우리를 존중해준다. 많은 기자들이 찾아와줘서 감사하다. 이란에서 그런 보도가 나왔다면 전혀 사실이 아니다.

- 본인 SNS에 잔디 상태가 안 좋은 경기장 사진을 올렸다. 또 대한축구협회의 지원은 어떤가

▶ 그것을 겨냥한 의미로 올린 건 아니다. 이란 기자들과 인터뷰 할 때 대한축구협회에서 제공한 최상의 환경과 프로페셔널한 태도에 대해 감사함을 표시했다. 이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제가 드리는 말씀이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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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로스 감독을 둘러싼 한국 취재진의 모습. /사진=뉴스1


- 최종예선 중도에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 내게 절대 중도 포기란 없다. 도전이 내 최고의 가치다. 예선 중간에 있었던 일 뿐이다. 팀을 위해 좋은 환경을 제공 받기 위해서였다. 이란축구협회의 도움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기기 위해서는 좋은 환경이 필요하다. 각급 지도자들 중에서는 한 경기 이기고 만족하는 지도자가 많다. 하지만 나는 한 경기를 이기면 더 이기고 싶다. 이런 것을 못하면 그때 그만 둘 것이다.

- 기자회견을 자청한 이유는

▶ 오늘 훈련 초반 15분을 공개하기로 했다. 그런데 훈련이 취소가 됐다. 한국 기자들이 경기장에서 기다릴 것 같아서 이렇게 자청했다. 또 한국 기자들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내일도 예정대로 기자회견을 진행할 것이다.

- 서울월드컵경기장에 6만 관중 이상이 몰릴 텐데

오. 정말 좋다. 관중은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 이란에서는 10만 관중이 경기장을 찾는다. 부담은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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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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