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천만..'괴물' 송강호-'변호인' 송강호-'택시운전사' 송강호②

[★리포트]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7.08.20 09:13 / 조회 : 8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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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 사진='괴물' '변호인' '택시운전사' 스틸컷


영화 '택시운전사'의 1000만 돌파와 함께 송강호의 3번째 1000만 영화가 탄생했다. 이제껏 복수의 천만 영화에 출연한 몇몇 배우가 있었지만,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3편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이는 송강호가 유일하다. '괴물', '변호인' 그리고 '택시운전사'까지, 1000만 영화 속 그의 모습은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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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괴물' 스틸컷


'괴물'(2006)은 송강호의 첫 1000만 영화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모티프 삼은 '살인의 추억'(2003)으로 처음 인연을 맺은 봉준호 감독의 2번째 영화로, 송강호 박해일 배두나 변희봉 고아성이 출연한 그해 화제작이자 흥행작이다. 당대 최고 제작비가 투입된 괴수영화이자 냉소적인 풍자극이기도 했던 '괴물'은 그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은 뒤 곧장 여름 극장가에 상륙, 무려 1300만 관객을 모으며 한국 영화 흥행사를 다시 썼다. 이 기록은 2009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가 개봉하기까지 바뀌지 않았다.

유행이 한참 지난 탈색 머리에 늘어진 추리닝, 늘어지게 낮잠을 자다 깬 모습으로 등장하는 송강호의 강두는 한강 둔치 매점을 하는 아버지에 빌붙어 사는 처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딸이 돌연변이 괴물에게 납치되지만 세상은 관심이 없고, 그는 직접 딸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그가 목격하는 건 세상이란 괴물이다. 요동치는 액션과 코미디, 공포와 드라마로 대한민국의 현실을 비튼 '괴물'에서 송강호는 세상은 못 구해도 내 딸은 구하고 싶은 어리숙한 소시민 영웅이 되어 중심을 지킨다. 가족과 따뜻한 밥상을 함께하고픈 그의 소박한 소망에 목이 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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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변호인' 스틸컷


'변호인'(2013)은 송강호가 신인 양우석 감독과 의기투합해 선보인 그의 2번째 1000만 영화다. 부산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 1981년 부림사건 변호를 맡았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화에서 모티프를 얻은 작품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변호사 송우석 역을 맡은 송강호를 비롯해 오달수 임시완 김영애 등이 출연했다. 2013년 말 개봉한 '변호인'은 최종 1137만 관객을 불러모았다. 한국영화로는 9번째, 외화를 포함하면 11번째 1000만 영화였다.

송강호가 맡은 송우석은 돈도 빽도 없고 가방끈도 짧은 부산의 고졸 출신 변호사. 일찌감치 돈벌이에 눈을 떠 이름을 날리던 그는 단골 국밥집 아들이 휘말린 용공사건을 마주한다. "이런 게 어딨어요? 이려먼 안 되는 거잖아요." 변호인으로 나선 그의 삶은 송두리째 바뀐다.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대사를 줄줄 읊어야 하는 단순한 이야기. 하지만 친숙함으로 다가와 결국 마음을 흔들어놓는 송강호의 존재는 그 힘을 몇 곱절 증폭시킨다. 결국 그를 통해 실감하게 된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수없이 읽고 들은 대한민국 헌법 1조 1항이 얼마나 뜨거운 문장인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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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택시운전사' 스틸컷


'택시운전사'(2017)는 송강호의 3번째 1000만 영화가 됐다. 그가 '의형제'(2010)의 장훈 감독과 함께 한 2번째 영화로,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의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해 세계에 전했던 독일 택시기사 고 위르겐 힌츠페터와 택시운전사 김사복씨의 이야기를 모티프로 삼았다. 지난 2일 개봉한 '택시운전사'는 개봉 이후 내내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킨 끝에 올해의 첫 1000만 영화이자 통산 19번째, 한국영화로는 15번째 1000만 영화에 등극했다.

이번엔 밀린 사글세를 한 방에 갚을 수 있는 거금에 혹해 광주로 떠난 홀아비 택시운전사 만섭이 송강호의 몫. 그는 선량하지만 무지했던 외부인이 되어 광주의 따뜻함 그리고 믿지 못할 비극을 마주한다. '변호인'을 연상시키는 이야기지만 송강호의 만섭에게서 '변호인'의 송우석을 떠올릴 새는 없다. 무고한 사람들을 사지에 남겨두고 돌아가는 길, 순간의 표정과 몸짓, 목소리로 수만 가지 감정을 드러내는 그는 여전히 압도적이다. 여전히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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