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 "슬럼프, 매너리즘, 다시 연기 설레어"(인터뷰)

영화 '브이아이피'의 장동건 인터뷰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7.08.20 11:34 / 조회 : 3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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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동건/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배우 장동건(45)이 범죄 액션 영화 '브아이이피'(감독 박훈정)으로 3년 만에 관객들과 만남을 앞뒀다.

장동건이 2014년 '우는 남자' 이후 관객들과 만날 '브이아이피'는 한국의 국정원과 미국의 CIA의 기획으로 북에서 온 VIP가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자 이를 둘러싸고 네 남자가 각자 목적을 갖고 맞서게 되는 영화다. 극중 국정원 요원 박재혁은 사건을 은폐하려 하고, 이 과정에서 북한의 VIP가 생각 이상으로 위험한 인물임을 알게 된다.

장동건은 '브이아이피'로 '우는 남자'에 이어 또 한 번 느와르 장르에 도전했다. 그의 전작을 본 관객이라면 '낯설다'보다는 '비슷한데?'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왜 또 느와르였나'는 질문에 그는 "선호하는 장르"라고 대답했다.

"사실 '우는 남자' 이후 '7년의 밤' 촬영을 먼저 했는데, 개봉이 늦어지게 되면서 이번 작품으로 먼저 보게 된 거죠. '브이아이피'에서 나오는 홍콩 장면의 경우 촬영하고 모니터를 보니까 '우는 남자' 때 생각이 났어요. 외적으로도 비슷했죠. 그래도 완전히 다른 영화처럼 보이게, 느낌을 다르게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비슷해 보일 수도 있겠네요."

그는 이번 작품에서 맡은 박재혁에 대한 애정이 많았다.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제일 좋았다고 할 정도였다.

"박재혁이 제일 좋았어요. 과거, 현자가 있었고 처음과 나중이 변화하는 캐릭터였죠. 시작과 마무리를 하는 인물이어서 캐릭터가 매력적이었다고 생각했어요."

곧 관객들에게 공개될 '브이아이피'. 영화에 대한 장동건의 생각은 "예상보다 좋았다"였다.

"시나리오를 보고 현장에서 촬영을 하고 신마다 현장 편집분을 봤어요. 이를 붙여놨을 때 어떨까 궁금하더라고요. 다른 분들 촬영도 해서 궁금했죠. 시나리오보다는 재미있었어요. 시나리오에서는 대사가 많고, 상황이나 분위기를 예상만 했었거든요. 영화 보고 나니 예상했던 것보다 긴장감도 있었어요."

시나리오보다 잘 나왔다는 그는 다른 영화에 비해 부담감도 적었다고 했다. 오롯이 혼자 영화를 이끌었던 게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회차도 그렇고 험한 액션도 전작들에 비해 조금 수월했던 것 같아요. 마음의 부담도 다른 배우들과 함께 나누니까 괜찮았죠."

영화에 대한 자신감 외에도 함께 출연한 배우들에 대한 칭찬도 술술 풀어놓았다. 특히 이종석에 대해서는 "애교 많은 막내"라고 했다.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행동을 했었죠. 종석 씨와 첫 촬영 장면이 구둣발로 짓밟는 장면이었어요. 후배지만 거칠게 해야되는 상황이어서 부담이 많았죠. 또 김명민 씨는 처음 만났는데 의외였어요. 진중할 줄 알았는데 되게 분위기 메이커였고, 어색하면 자기가 못 견딜 정도였죠. 그러다보니까 금방 가까워졌어요. 훌륭한 배우라 어떻게 연기 하는지 보게 됐어요. 되게 유연했어요. 박희순 씨는 말 한 마디 하면 되게 재미있었어요. 하지만 둘이 있으면 아직 어색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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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동건/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이번 영화가 흥행했으면 좋겠다는 그는 최근 몇 년 간 슬럼프를 겪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1992년 데뷔 후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 온 그가 이런 말을 하니 의외였다.

"작품이 안 되는 차원을 떠나서 뭔가 연기를 하면서 재미가 없어졌어요. 매너리즘이라는 생각도 했었고, 다른 영화도 잘 안 보게 되는 시기가 있었죠. 지금 생각해 보면, 제가 나르시시즘이 어느 정도 있어야 했는데, 전혀 없었어요. 저에 대한 애정이 없이 살았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저도 저한테 매력을 못 느끼고 관심도 없어졌죠. 그래서 연기도 잘 안 되는 시기가 3, 4년 정도 있었어요."

자기애가 사라진 그가 슬럼프에서 벗어난 것은 연기를 통해서였다.

"영화 '7년의 밤'을 찍으면서 되게 고생스럽게 작업을 했지만 그 영화 찍으면서 다시 옛날에 연기할 때 설레임을 느꼈어요. 그래서 영화가 흥행이 안 되고, 혹평을 받더라도 원이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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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동건/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슬럼프를 딛고 일어선 장동건. 그는 한결 가벼워지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내 고소영과 두 자녀에 대한 이야기도 꾸밈없이 솔직하게 툭툭 털어놓았다. 또 잘 생긴 외모에 대한 속내도 농담을 섞어가며 말을 했다.

그는 데뷔 초와 달리 최근에는 외출도 한결 자연스럽게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지금의 아내인 고소영과 열애 소식이 전해졌을 때를 회상했다.

"열애 소식이 알려지고 나서 편하게 다닐 법 했는데, 안 하던 거니까 되게 어려웠어요. 그래서 연습도 했었죠. 손 잡고 밖에 나가고 도네 한 바퀴 돌아보자고 했었어요."

이제는 결혼 후 두 자녀의 아빠가 된 장동건은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는 것도 어색했었지만 하다보니까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키즈카페도 간다고 밝히며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졌음을 알렸다.

스스로 아빠로 어떤지에 대해 그는 망설임 없이 "좋은 아빠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아이가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본 소감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실제로도 마음 속으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런 게 아이들에게도 잘 전달 되고 있는 것 같아요. 되도록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려고 하거든요. 큰 아이한테 '연풍연가'를 한 번 보여준 적이 있어요. 아이가 되게 부끄러워 하면서 오글오글 하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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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동건/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장동건은 남편으로서도 여느 결혼한 남자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아내에게 잔소리도 듣고, 그녀의 일에 대해 응원도 하는 남편이었다.

"아내의 잔소리? 다 똑같지 않나요. 아이 키우는 친구들에게 얘기를 들어보면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아요."

그는 지난 5월 종영한 KBS 2TV 드라마 '완벽한 아내'에 아내의 출연과 관련해 동료이자 남편으로 애정 어린 모습을 보였다.

"작품이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소영 씨가 되게 좋아했어요. 열심히 하고 설레어 했죠. 부담보다는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그것만으로도 되게 좋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랜만에 나오니까 부담감이 있었겠지만 그렇게 한 작품 하고 나니까 다음 작품하기 수월해지는 것 같아요. 자신감 많이 생긴 것 같아요."

2010년 5월 결혼,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는 장동건 고소영 부부. 이들은 1998년 '연풍연가'에 함께 출연한 이후 한 작품에 호흡하지는 않았다. 이에 둘을 한 작품에서 볼 날도 궁금했다. 이에 장동건은 머쓱해 하며 말문을 열었다.

"어색해요.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싶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더 유연해지고, 편안하게 하는 게 더 멋있다고 생각한다는 장동건. '브이아이피'를 통해 관객들을 어떻게 홀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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