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박민영 "매일 울었지만 힘들지 않아..치열하게 연기"

KBS 2TV 수목드라마 '7일의 왕비' 신채경 역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7.08.15 08:00 / 조회 : 3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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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문화창고


'There is only one happiness in life to loved and be loved'(삶에서 얻을 수 있는 한 가지 확실한 행복은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이다.)


KBS 2TV 수목 드라마 '7일의 왕비' 촬영을 마치고 기자와 만난 배우 박민영(31)은 카페 한 켠에 적힌 영어 문구를 가리켰다.

"(신)채경인 딱 저런 인물이죠."

지난 3일 종영한 '7일의 왕비'는 조선 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 동안 왕비의 자리에 앉아있던 비운의 여인 단경왕후 신씨를 소재로 다룬 팩션(사실을 토대로 한 소설) 사극.

박민영은 극 중 중종과 연산군,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단경왕후 신채경으로 분했다. 신채경은 폐비가 돼 궁을 떠났지만 중종과 백발노인이 돼 재회하는 결말로 진한 여운을 남겼다.


"힘든 촬영이었지만 최선을 다해 연기했고, 잘 마무리돼서 다행이에요. 아직 여운이 남아 있어 아리는 느낌은 있지만 그래도 잘 보내줄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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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이 여름 사극에 출연한 것은 '자명고'(2009), '닥터 진'(2012)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삼복더위에 긴 한복을 입고 장시간 촬영에 임하는 일이 여간 쉽지는 않을 터.

박민영은 "여름 사극은 할 때마다 힘들었다"며 "올해는 습도가 더 올라와 땀이 많이 나더라. 탈수 증상이 생기고 더위를 먹어서 그런지 촬영 후반부엔 밥도 못 챙겨 먹었다"고 털어놨다.

게다가 박민영이 연기한 신채경은 극 설정상 극적이고 감정 소모가 많은 캐릭터였다. 그러나 그는 "매일 운 것치고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았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오히려 대사 처리에 한계가 있는 중국 드라마 촬영을 마친 직후라 연기에 대한 갈증이 깊어진 시기였다고 털어놓았다.

"드라마 자체가 비극이라 신파로 흘러가겠다는 걸 알고 어느 정도 각오를 했었어요. 바닥 끝까지 감정을 긁어내는 연기를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정말 치열하게 연기하면서 해소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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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의 왕비'는 배우들의 열연에 비해 시청률이 다소 아쉬웠던 작품으로 평가된다. KBS가 설립한 콘텐츠 제작사 몬스터 유니온의 첫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경쟁작 MBC '군주 : 가면의 주인'과 SBS '수상한 파트너'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드라마의 타이틀 롤로서 2개월간 극을 이끌어온 박민영의 속내는 어땠을까.

"사실 시청률은 큰 기대치를 갖지 않고 시작했어요. 아예 낮은 시청률로 시작하니까 어느 순간 초월하게 되더라고요. 오히려 시청률에 신경 안 쓰고 연기에만 집중하니까 스토리에 힘도 받았고 결국엔 시청률 2위로 마감하더라고요. 배우 입장에선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시청률을 떠나 그녀에게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작품이다. 그녀는 "종방연도 기분이 업 된 상태에서 갔다"며 "촬영장에서 좋은 선배들과 열정적으로 연기하고, 서로 전쟁하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치열하게 했기 때문에 여전히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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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과 제작진은 드라마 방영 기간 동안 경기 안성시에 마련된 세트장에서 함께 몸을 부대끼며 동고동락했다. 박민영도 연산군 이융을 연기한 이동건과 중종 이영 역의 연우진과 삼각 로맨스 연기로 합을 맞추며 정을 쌓았다고 했다.

"오랜만에 오빠들과 촬영하니까 많이 까불었어요. 둘 다 마른 체형이지만 다 받아줄 것 같은 넉넉함을 느꼈죠." 애틋한 역경 로맨스를 함께 펼친 연우진에 대해 그는 "배려심이 엄청난 배우"라며 "덕분에 편하게 촬영했다"고 치켜세웠다.

박민영은 '폭군' 연산군을 새롭게 해석한 이동건에 대해 "실제론 친절한데, 연기만 들어가면 나를 죽이려 하니까 무서웠다"며 "마지막엔 '내가 싫다'는 데 결국 날 가둬놓고 매번 찾아왔다. '집착남'인데, 귀여운 구석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작품 출연 전과 후, 체중 편차가 큰 편이라 고민이라는 박민영은 "초반부터 날렵한 얼굴로 찍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모니터를 하면서 심각성을 깨달았다"며 "고생하며 힘들수록 얼굴이 좋아지는 편이라 조금씩 좋아지긴 하더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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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하면서 더위를 먹었을 때가 얼굴이 가장 좋더라고요.(웃음) 작품으로 다이어트를 하는 편이에요. '7일의 왕비'를 촬영하는 동안 4kg 정도 체중이 빠졌어요. 연기적으론 초반 집중력이 좀 아쉬웠어요. 다 같이 로케이션으로 촬영하고 생활하면서 집중도는 훨씬 좋아졌던 것 같아요."

역사 인물이지만 기록이 거의 없는 단경왕후를 이질감 없이 극에 맞게 소화해야 하는 점은 또 다른 숙제였다.

"단경왕후에 대해 역사상으로 남은 부분은 단 한 줄에 불과해요. 나머진 창의적으로 붙여서 이야기를 만들어야 했죠. 가장 큰 틀로 봤을 때 채경이란 인물은 순수하게 사랑하며 살고 싶은 평범한 여인이었던 것 같아요. 실존했던 인물이니까 너무 망가지지 않고, 최대한 예쁘고 사랑스럽게 표현하려 했어요. 제가 흔들리면 이 캐릭터가 무너지니까 각별히 신경을 썼죠."

지난 2006년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데뷔한 박민영은 이후 '성균관 스캔들'(2010), '영광의 재인'(2011), '힐러'(2014) 등 다양한 작품에서 다채로운 캐릭터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평소 밝은 성격의 소유자라는 그녀는 "이제 남은 건 '로코' 밖에 없다"며 차기작으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좀 더 가벼운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심각한 연기로 한구석을 해소하고 나니까 다른 쪽을 풀고 싶더라고요."

20대 초반 연기에 입문한 박민영은 어느덧 30대가 되면서 한결 여유가 생긴 눈치였다. 2008년 SBS '야심만만' 이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없지만 "이제 기회가 되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민영은 "요즘엔 억지로 꾸미는 것 없이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 많아서 재밌게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빙그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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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문화창고


"옛날엔 연기로 보여드려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있었어요. 이젠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면 다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연기도 열심히 하면서 대중에게 좀 더 자연스럽게 다가가고 싶어요."

박민영은 최근 즐겨 본 예능 프로그램으로 tvN '삼시세끼'와 '신서유기4', '윤식당' JTBC '효리네 민박' 등을 꼽았다. 공교롭게도 나영석PD가 연출한 예능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다.

박민영은 인터뷰 말미 나PD가 러브콜을 보내면 흔쾌히 응하겠느냐는 질문에 "오케이(OK)"를 외쳤다.

"불러만 주신다면요. 겁은 없어요. 장기자랑만 안 시키면요. 호호."

"제가 먹을 걸 좋아해서 '삼시세끼' 출연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 '윤식당'도 좋고요. 정유미 언니 서브로 서빙 역할 맡으면 잘할 수 있어요. 방송 보니까 일손이 부족해 보이더라고요. 신구 선생님 도우러 나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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