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혁권 "알고 보면 까다로운 나"(인터뷰)

영화 '장산범'의 박혁권 인터뷰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7.08.11 10:00 / 조회 : 4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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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혁권/사진제공=NEW


배우 박혁권(46). 그가 스릴러 영화 '장산범'(감독 허정)으로 관객들과 만날 준비 중이다.


박혁권은 '장산범'에서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리는 장산범으로부터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민호 역을 맡았다. 민호는 아내 희연(염정아 분)이 데려 온 소녀(신린아 분)가 자신의 딸 준희의 흉내 내는 것을 수상히 여기고, 가족에게 벌어지는 일이 소녀와 연관이 있다고 의심하게 된다.

이번 작품에서 박혁권은 남편이자 아빠, 아들로 일상의 여느 가장과 다르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개성 있고, 반전 있던 그간의 작품 속 모습과 사뭇 다르다. 그래서 자신에게 출연 제안이 왔을 때 의아해 했다고 했다.

"반전이 없죠. 그래서 왜 이 작품 출연 제안이 왔을까 싶었어요. 최전방 공격수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연기했죠."

의아한 생각에도 불구하고 그가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궁금증 때문이었다.


"역할보다는 영화가 최종본으로 나왔을 때 어떻게 될까 궁금했어요. 장르도 소리나 영상 등 특수효과가 많이 담길 텐데 어떻게 나올까 싶었죠."

궁금증으로 출연한 영화였지만 그래도 자신의 할 일은 다 했다. 감독과 캐릭터 분석에도 매진했다. 또 언론시사회를 통해 본 영화도 괜찮고, 세련되게 관람했다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주변에서 반응이 좋았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영화에 대한 애정은 배우들에게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특히 아역 배우 신린아에 대해 "동료배우"라고 할 정도였다.

"아역 친구의 작품 분석력은 엄마의 분석력이죠. 그래서 현장에서 디렉팅이 바뀌었을 때 적응 못하는 아역들도 많아요. 그런데 린아는 어머니의 분석력도 좋고, 본인 대처하는 능력도 좋았어요. 그래서 좀 아꼈으면 좋겠어요. 성인 배우가 될 때까지 이미지만 빼먹지 않았으면 해요. 좋은 배우가 되길 바라고, 꽤 좋은 동료 배우에요."

그는 이번 이준혁과 맞춘 호흡에 대해 "작품을 꽤 많이 했었는데, 같이 있으면 든든하다"고 했다. 이준혁을 향한 믿음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염정아와의 호흡은 어땠는지, 염정아가 영화 후 친해졌다고 한 사연을 묻자 호흡은 좋았다면서 사실은 친해지지는 않았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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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혁권/사진제공=NEW


이처럼 넉살스러운 박혁권은 드라마든 영화든 다양한 작품을 통해 늘 반전의 이미지를 만들어 왔다. 지금까지와 다른 이미지를 만들고 싶은지 묻자 "그렇지는 않다"고 했다.

"이미지 어떻게 만들고 싶거나 그런 거는 없어요. 안 좋으면 그것도 저니까요. 음, 그런 의미에서 쉬어야 할 때인 것 같아요. 연기, 배우뿐만 아니라 인간으로 뭔가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많은 것을 소진한 느낌이거든요."

쉬어야 한다는 박혁권의 말은 연이은 작품 활동으로 인한 행복한 고민이 아니었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배우, 인간 박혁권의 고민이었다.

"제가 어떤 일에 있어 되새김질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연기 또한 마찬가지고요. 쉬어야겠다는 게 그런 이유에요. 관성적으로 하면 맞는지 틀리는지도 모르고, 생각도 제대로 못하고, 시간에 쫓겨서 사기꾼이 되는 느낌이거든요."

휴식에 대한 그의 고민은 정말 진지했다. 2년 6개월 넘게 이어지는 활동, 최근 작품을 하면서 상처 받은 일까지 겹쳤기 때문이었다.

"어떤 작품이라고 밝힐 수는 없지만, 최근 한 작품을 하면서 상처 받은 일이 있었어요. 그 일로 '같은 상황이 생겼을 때, 계속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차라리 조금 쉬는 게 낫겠다 싶었어요. 건강이나 여러 문제가 겹쳐서 그런 거죠. 다른 쪽으로 오해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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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혁권/사진제공=NEW


허허실실 사람 좋아보이는 박혁권이지만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했다.

"사실 제가 굉장히 까다로워요. 매니저나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할 정도에요. 제가 생각했을 때 논리적으로 납득이 안 되면 더 듣지 않죠. 그래서 어떤 일이든 정확하게 맺고 끊으려 하죠. 알고 보면 까다로운 남자죠."

스스로 까다롭다고 하지만, 상대의 말에 집중해 듣는다. 또 자신의 생각도 나름 조리 있게 했다. 종종 하는 개그도 매번 웃음이 터지지는 않지만 그의 매력이다. 숨은 매력이 많은 이 사람, 아직 미혼이다. 언제 결혼 소식을 전할지 묻자 "이제와서 굳이 서두를 필요가 있나"라고 받아쳤다.

"'늦었으니 빨리 가야 한다'와 그렇지 않은 쪽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저는 이미 늦었는데 서두르고 싶진 않아요. 그런데 아이는 갖고 싶어요. 인간이란 동물이 자라는 것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싶은 욕심도 있고, 육아를 해보고 싶어요. 그러면서 제가 몰랐던 것도 알게 될 것 같아요. 결혼을 해야 아이를 낳을 테니, 아이를 안 낳으면 동거만 할 거예요. 결혼이라는 게 사람들이 편의에 의해 만든 게 아닐까 싶어요."

'장산범' 이후 활동 계획을 묻자 "영화 홍보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고 했다. 차기작을 아직 결정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였다. 개인적으로 이런저런 일들에 고민하고 있는 박혁권. 몸과 마음도 추스르고 사람 홀리는 연기로 대중과 만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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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혁권/사진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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