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정아 "배우 아니면 뭐했을까 싶어요"(인터뷰)

영화 '장산범'의 염정아 인터뷰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7.08.10 16:29 / 조회 : 2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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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염정아/사진제공=NEW


2003년 '장화, 홍련'으로 '스릴러 퀸'이란 수식어를 갖게 된 염정아(45). 그녀가 오는 17일 개봉을 앞둔 '장산범'으로 관객들과 만남을 앞두고 있다.


14년 만에 스릴러 영화 '장산범'(감독 허정)으로 돌아온 염정아는 전보다 한 층 강렬해진 연기로 관객들을 홀릴 예정이다. 그녀는 극중 도시를 떠나 장산에 살게 된 희연 역을 맡았다. 희연은 어느 날 숲 속을 헤매는 소녀(신린아 분)를 만나게 된 후 미스터리한 일에 휘말리게 된다. 그리고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리는 장산범의 실체를 알게 되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염정아는 '장산범'의 개봉을 앞두고 대중이 '장화, 홍련'을 기억하며 자신을 '스릴러 퀸'으로 불러주는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신기해했다. 그러면서 이번 작품은 단순 스릴러가 아니라고 했다.

"'장산범'은 자극적인 공포 영화가 아니에요. 제가 이번에 어필 할 수 있는 매력은 모성애라고 생각해요. 또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스릴러도 아니고요.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감독님이나 저나 굉장히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요."

그녀는 지난 8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자신의 연기를 보며 '열심히 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이어지는 미스터리한 일들, 그 안에서 염정아는 두렵고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으로 스릴러의 묘미를 한층 살려냈다. 주위 반응도 좋다면서 활짝 웃었다.


'장산범'은 올 여름 기대작 중 하나다. 얼마나 많은 관객을 불러모으며 성공할지 묻자 그녀는 "진짜 모르겠다"고 했다.

"막연히 많이 봐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요. 작품에 대한 자신은 있어요. 하지만 흥행은 정말 모르는 일이죠.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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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염저아/사진제공=NEW


'장화, 홍련'로 자신을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것에 대해 "김지운 감독님이 너무 잘 만들어 주셨죠. 극중 캐릭터처럼 만들어 놓으셨다"고 했다. 그리고 '장화, 홍련' 덕분에 자신도 발전할 수 있는, 변화의 계기가 됐다고 털어놨다.

"사실 20대 때는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고, 잘 하고 싶었던 마음만 있었어요. 연기가 달라지는 계기가 '장화, 홍련'이 아닐까 싶어요. 김 감독님과 하면서 '캐릭터를 이렇게 넣는구나'라는 것을 처음 경험했죠. 연기에 대해 조금씩 알아갔던 것 같아요."

염정아에게 연기는 그냥 천직이자 삶이었다. 배우가 아니면 어떤 일을 하고 있었을지 생각도 안 했다고 했다.

"제가 연기 아니면 할 줄 아는 게 없었어요. 음악, 미술, 체육 다 못해요. 그러니 연기 밖에 할게 없었어요. 배우 아니면 뭐 했을까 싶네요."

배우로 자신의 일을 즐기는 그녀지만 이번 작품은 스릴러다 보니 마냥 즐기기만 하지는 못했다고 했다. 이번 영화는 소리 뿐만 아니라 장소에 따라 느껴지는 공포감도 많았다. 특히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린 동굴은 보는 것만으로도 심장 떨리게 했다. 염정아 역시 동굴에서 한 촬영이 무서웠던 장면이었다고 했다.

"정말 어마어마했어요. 너무 캄캄했죠. 심지어 박쥐도 있었고, 여름에 들어가도 추웠을 정도였어요. 저한테는 놀라운 경험이었죠."

나름 액션도 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다는 염정아는 촬영을 마친 후에도 감정적인 잔재가 남아 있어 힘들었다고 했다. 그녀가 밝힌 감정은 공포나 극도의 긴장감이 아닌 모성애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성애를 가져가고, 이에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감정적인 것들이 있었죠. 그런 게 영화가 끝났을 때도 남아 있었어요. 저한테 희연의 감정들이 와닿았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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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염정아/사진제공=NEW


영화에서 가슴 뭉클하게 하는 모성애를 보여준 그녀에게 실제 엄마로서는 어떤 모습인지 묻자 "아이들에게 잘 맞춰주는 편이다"고 했다.

"엄하게 해야 하는데, 그렇지를 못하네요. 일을 하지 않을 때는 되도록 아이들과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얼마 전에 '한끼줍쇼'에 출연했다고 하니까 아이들이 좋아하더라고요. '엄마, 그러면 강호동 아저씨도 봤어?'라면서 관심도 갖더라고요."

아이들이 엄마를 따라 연기자가 되고 싶어하는지 궁금해 하자 아직까지는 연기에 대해 이야기는 안 한다고 했다.

염정아는 자신의 모성애 감정을 쏟아낸 대상이었던 신린아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역이란 느낌 없이 촬영했다고 했다.

"아역이랑 연기를 하면 불편함이 있어요. 아이들은 잠 잘 시간에 안 자면 신경질 부리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린아는 그런 게 전혀 없었어요. 저희랑 똑같이 촬영을 했죠. 린아 때문에 촬영 시간이 오래 걸린 적도 없었어요. 깔끔하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인 것 같아요."

뿐만 아니라 극중 시어머니 순자 역을 맡았던 허진과의 호흡도 인상 깊었다고 했다. 순자는 치매에 걸린 상태로, 장산범에게 홀리게 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오싹했다.

"선생님은 연기를 정말 잘 하셨어요. 현장에서 선생님이 연기하시는 모습을 보면 무섭기도 했죠. 싸하기도 했어요. 특히 귀를 계속 만지는 장면이 있는데 진짜 무서웠어요. 또 저희가 액션신이 있었는데, 둘 다 액션이 잘 안 되어서 고민도 많이 했었죠."

극중 남편 역할을 맡았던 박혁권에 대해서는 영화 촬영 때는 각자 촬영이 바빠 서로 친해질 시간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영화 홍보를 함께 하면서 부쩍 친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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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염정아/사진제공=NEW


'장산범' 이후 활동, 차기작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중 그녀는 여배우들이 할 만한 작품이 많이 없다고 아쉬워 했다.

"지금 제작하고 있는 영화들 중에서도 여자 캐릭터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주인공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캐릭터 자체가 별로 없더라고요. 그런 반면에 남자 배우들은 차기작이 두 세 개씩 되더라고요. 보면 부럽고,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여배우들이 더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낸 그녀. 다양한 연기를 위해 액션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자 손사래를 쳤다.

"전 못해요. 예전에도 제가 운동 하는 줄 알고 제안이 온 적이 있는데, 못 한다고 했어요. 잘 뛰지도 못해요."

염정아는 자신 있는 연기, 장르가 무엇인지 궁금해 하자 "코미디"라고 답했다.

"코미디 연기 하는 것을 좋아해요. 촬영장에서 즐겁기도 하고, 제 성격과 잘 맞기도 해요."

외모에서 풍기는 도도함과 달리 웃음도 많고, 나름 예능감도 품고 있는 염정아. 그녀의 바람처럼 코미디물에서 배우 염정아의 진가를 확인할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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